KT에서 의기투합한 김선형-전성현 “저스틴이라고 불러야 안 헷갈릴 것 같아요”

수원/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1 17: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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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수원/최창환 기자] “(김)선형아, 어제(10일) 운동했다면서!?” “저요? 안 했는데요.”

이름이 비슷해서 생긴 에피소드 하나. 2026-2027시즌에 대비한 소집훈련을 시작한 수원 KT는 당분간 수요일이 휴무일이다. 10일도 선수단에 휴식을 부여했지만, 이적생 전성현(35, 189cm)은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몸을 만들었다. 이 일이 코칭스태프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누군가에 의해 오류가 발생, 박종천 코치는 전성현이 아닌 김선형(38, 187cm)에게 이와 같은 인사를 건넸다고.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김선형, 전성현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국가대표로 선발된 바 있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추일승 감독이 김선형을 부르면 전성현이 답하고, 전성현을 부르면 김선형이 답하는 상황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나란히 “네”라고 답하며 일어날 때도 많았다고 한다.

김선형은 “웨이트 트레이닝할 때도 후배들이 (전)성현이 부르는 거라는 걸 아는데 괜히 저를 부르는 것 같더라고요. 앞으로 안 헷갈리려면 저스틴(전성현의 영어 이름)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김선형에게 전성현은 송도중-송도고-중앙대 직속 후배다. 3년 터울로 중앙대 4학년 시절 신입생이었으며, 룸메이트이기도 했다. 김선형이 “신입생 때부터 배포가 있었어요. 슛 하나만큼은 그때도 굉장했죠”라며 회고하자, 전성현은 “룸메이트였는데 엄청 편했어요. 지금의 중앙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자율적인 분위기가 강했거든요. 선후배 사이가 돈독했고, 헤어스타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었죠”라고 돌아봤다.

김선형, 전성현에게 비슷한 건 이름이나 출신학교뿐만이 아니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던 슈퍼스타들이지만, 지난 시즌은 나란히 부침을 겪었다. 이적 후 첫 시즌을 치렀던 김선형은 부상 여파로 30경기를 소화하는 데에 그쳤고, KT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전성현 역시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 안양 정관장으로 돌아왔지만, 30경기 평균 7분 43초만 소화했다. 전성현의 평균 출전시간이 10분 미만에 그쳤던 건 데뷔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김선형, 전성현에게 명예 회복이라는 공통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지난 시즌은 팀이 봄 농구에 못 올라갔고, 저도 부상 때문에 많이 못 뛰었잖아요. 동기부여가 되죠. 절치부심했어요. 마침 성현이, (서)민수도 합류했고요. 더 좋은 선수 구성이 갖춰져서 기대돼요. 다시 잘 준비해 보자는 마음으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어요.” -김선형

“이전 2시즌 동안 플레이오프를 못 치렀어요. 소노(2023-2024시즌)는 플레이오프에 못 올랐고, LG(2024-2025시즌)에 있을 때는 부상 때문에 못 뛰었죠. 지난 시즌 정관장에서 오랜만에 플레이오프를 소화했는데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선수들은 플레이오프가 얼마나 재밌는지 잘 알아요. 그들만의 리그가 다시 시작되는 거니까요. 사실 정규시즌에서 많이 못 뛰어서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첫 경기 초반에 3점슛 3개를 넣으면서 자신감을 찾았어요. 재밌더라고요. 그 느낌을 이어가면서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어요. 그래서 KT에 왔고, 오프시즌도 빠르게 시작했죠. 잘 준비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성현

KT는 지난 시즌 3점슛 최하위(7.6개)에 머물렀고, 성공률도 30.2%(9위)에 불과했다. 슈터 보강이 최우선 과제였던 만큼, 전성현 영입 경쟁에 참전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전성현은 원소속팀 정관장 외에도 복수의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명예 회복을 위해 최고의 환경이 주어진 팀은 KT라고 판단했다. KT가 지닌 경쟁력도 높게 본 것은 물론이다.

김선형도 기대감을 표하는 한편, 주장이자 핵심 전력으로서 전성현의 적응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성현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요. 우리 팀에 딱 필요한 조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주장, 포인트가드로서 성현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 부분을 도와주고 싶어요.”

전성현 역시 “슛을 잘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외의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리바운드나 스틸을 10개씩 하는 선수는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저를 막는 선수 1명만큼은 다른 곳을 못 보게 잡아두면 스페이싱이 넓어지고, 4대4 농구도 원활하게 이뤄질 거예요. 선형이 형이 픽앤롤 잘할 수 있도록 자리 잡거나 힘들 때는 제가 공격을 할 수도 있고요. 그런 식으로 손발을 맞춰가야 할 것 같아요”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김선형, 전성현이 최소한의 목표로 잡은 건 역시 플레이오프였다. 각각 서울 SK, 정관장의 핵심 전력으로 우승한 경험이 있는 만큼, 플레이오프에 오르면 충분히 그 이상의 목표도 노려볼 만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선형은 “부상 없이 뛰는 게 가장 큰 목표고, 팀의 목표라면 역시 6강이죠. ‘봄 농구’에 들어간 이후부터 목표를 상향 조정해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라며 올 시즌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전성현도 “지난 시즌의 KT는 부상 선수가 많아서 플레이오프에 못 올랐잖아요. 저뿐만 아니라 동료들 모두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우선이에요. 다치지만 않는다면 6강은 기본으로 가야 하고요. 최소 4강, 챔피언결정전은 가야 팬들도 ‘평타는 쳤다’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모든 선수가 부상 없이 시즌을 맞이해 다 함께 시즌을 끝마치는 게 목표입니다”라며 ‘수원의 봄’을 기약했다.

#사진_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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