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말이다. 일본과의 맞대결에서는 사소한 것이라도 질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와 얽혀 있다. 1910년 8월 29일 한일병합조약이 공표되면서 대한제국은 공식적으로 일본에 병합됐다. 1945년 8월 15일 해방까지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당시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일제에 맞서 싸우다 희생됐다.
때문에 스포츠에서 한일전은 대한민국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많은 화제를 불러오기도 한다. ‘도쿄대첩’으로 불리는 1998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2-1 대한민국 승), 2015 프리미어12 준결승(4-3 대한민국 승) 등이 아직도 회자되는 대표적인 한일전이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니콜라스 마줄스 감독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지만 선수단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조국 라트비아가 과거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
18세기 후반 제3차 폴란드 분할 이후 현재 라트비아 영토는 대부분 러시아 제국의 영토가 됐다.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종료 후 독립했지만 1940년 강제로 소련에 편입됐다. 라트비아는 1991년까지 소련의 통치를 받았다. 당시 많은 라트비아인들이 시베리아 등으로 강제 추방됐다.
식민 지배의 아픔을 알고 있던 마줄스 감독은 경기 전 미팅 자료에 ‘조국을 위해 싸우자’라는 멘트를 적었다. 익숙하지 않은 한글을 손글씨로 직접 썼다. 선수단에게 일본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고, 대한민국은 81-79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이우석은 “항상 한일전을 앞두고는 모든 선수들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 한편에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감독님도 선수단 마음에 공감해주시더라. 마음속의 조국을 위해 뛰자고 말씀하셨다. 유니폼에 태극마크가 달려 있는데 그걸 한번 더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삐뚤빼뚤하게 직접 손글씨를 적어 선수단을 하나로 모은 마줄스 감독. 사소하지만 강렬한 한 마디가 대한민국이 승리하는데 큰 힘이 됐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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