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특정 선수의 이름이 함께 붙게 되는 드래프트도 간혹 있어왔다. 참가자 중 군계일학으로 인정받으며 부동의 1순위라는 평가를 받는 신인이 참가 했을 때가 바로 그렇다. ‘팀 던컨 드래프트’, ‘르브론 드래프트’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정도로 극찬을 받은 신인은 대개 빠른 시간 내에 주전급으로 올라서는 것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올스타급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저런 변수를 따지고 들기에는 ‘싹’자체가 다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이언 윌리엄슨(21‧198cm)의 현재 행보는 많은 면에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아마 시절 최고의 재능이라고 불리우며 일찌감치 1순위 후보로 전망됐고 이를 입증하듯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는 2019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를 지명했다. 뛰어난 가드, 포워드 자원이 많이 나온 해였지만 누구도 아마 때부터 스타로 불렸던 자이언의 이름 값을 넘어설 수는 없었다.
‘신장 대비 몸무게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외려 이러한 부분은 윌리엄슨을 어필하는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했다. 단순히 몸무게만 많으면 문제가 되겠으나 근육질의 탄탄한 몸을 바탕으로 누구보다도 날렵하고 파워풀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지라 육중한 몸으로 코트를 날아다니며 파워 플라잉 농구를 펼쳤던 찰스 바클리와 비교되기도 했다.
예상대로 윌리엄슨은 위력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겹겹이 쌓여있는 수비수들을 몸싸움으로 밀쳐내며 골밑으로 파고 들어가는가 하면 어지간한 충격 정도는 돌덩이같은 몸으로 퉁겨버렸다. 거기에 단순히 힘만 센 것이 아닌 순발력, 탄력에 센스까지, 골밑에서 싸워줄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
조금의 빈틈만 있으면 득달같이 포스트로 달려들어 덩크슛, 더블클러치 등을 통해 득점을 올렸고 리바운드 쟁탈전에 능한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 외곽까지 따라나가 블록슛을 성공시킬 정도로 의외의(?) 기동력까지 뽐냈다. 단순히 덩치 크고 힘만 좋은게 아닌 운동능력, 농구센스에서도 수준급임을 어필한 것이다. 꾸준히 성장한다면 단점으로 지적되던 짧은 슈팅거리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재 윌리엄슨은 팬들 사이에서 양치기 소년같은 존재로 전락해버린지 오래다. 첫시즌부터 부상으로 상당 기간을 쉬어 가더니 올시즌 들어서는 단 한경기도 뛰지못했다. 129kg 거구의 몸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은 분명 대단하지만 무릎과 발목에 과부하가 걸렸다. 잦은 잔부상이 그를 괴롭혔고 올시즌 발 수술로 인해 사실상 시즌아웃된 상태다.
지난 시즌 검증됐다시피 일단 코트에 나서기만하면 위력적인 선수임은 분명하지만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이런 경우 본인이 철저한 관리를 해야하지만 매우 비대해진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는 등 성실함과는 거리가 먼 모습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설상가상으로 뻔뻔하고 무성의한 언행이 반복되며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반면 윌리엄슨에 이어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2순위로 지명되었던 자 모란트(22‧191cm)는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2019년 드래프트의 진짜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데뷔 첫해 출장 경기수에서 문제가 많았던 윌리엄슨을 제치고 신인왕을 수상한 것을 비롯 올시즌에는 올스타까지 선정되며 차근차근 슈퍼스타의 길을 걷고 있다.
일각에서는 윌리엄슨과 모란트의 행보가 그렉 오든-케빈 듀란트와 비교되기도 하는 모습이다. 2007 드래프트 당시 오든은 정통 센터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전체 1순위로 지명되었지만 고질적인 부상을 떨쳐내지 못하고 결국 한시즌도 제대로 치러보지 못한 채 NBA무대를 떠나고말았다. 반면 듀란트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갈고닦으며 발전을 거듭한 끝에 리그를 대표하는 3번으로 자리를 굳혔다.
모란트는 윌리엄슨의 부상과는 별개로 리그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빼어난 기량에 화려함까지 더하며 루카 돈치치, 트레이 영 등과 더불어 NBA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윌리엄슨이 정상적으로 건강하게 활약했어도 충분히 2019 드래프트 출신 최고 자리를 놓고 겨뤄볼만했다.
포인트가드 모란트의 최대 장점은 무시무시한 운동능력이다. 탄력, 스피드는 물론 나쁘지않은 파워까지 갖추고있어 공격적으로 림을 공략하고 성공률도 높다. 매게임 하이라이트를 보여줄 정도로 플레이 자체도 화려하다. 본인의 실력에 자신감이 넘치는지라 상대 빅맨이 버티고있어도 기회다싶으면 망설임없이 '인유어 페이스 덩크'를 찍어버린다. 역대 1번중에서도 손꼽히는 운동능력을 자랑했던 데릭 로즈, 러셀 웨스트브룩의 전성기와 비교될 정도다.
거기에 더해 좋은 시야를 바탕으로한 패싱게임에도 능하다. 단순히 자신의 돌파능력만 믿고 야생마처럼 날뛰기만 하는 것이 아닌 돌파 후 킥 아웃, 빈 공간을 보고 찔러주는 패스가 아직 어린 선수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정교하다. 웨스트브룩처럼 지나치게 혼자 이것저것 다하려다 문제를 일으키는 유형이 아닌 동료들을 이끌면서 자신도 빛날 수 있는 캡틴 스타일이다. 다소 기복있는 외곽슛만 좀더 갈고 닦는다면 스테판 커리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될 재목으로 손색이 없다.
모란트는 자신에 대한 주변의 높은 기대를 결과를 통해 증명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올시즌 56경기에서 평균 27.6득점(전체 7위), 6.7어시스트, 5.7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 소속팀 멤피스 역시 서부 컨퍼런스 2위를 달리고 있다. 한번 상승세를 타면 좀처럼 꺼지지않는 팀 색깔을 감안했을 때 플레이오프에서 대형사고를 치지 말란 법도 없다. 아쉬운 윌리엄슨의 행보와 더불어 모란트에 대한 기대치는 더더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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