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에도 흥미로운 2차 스탯이 눈에 띄었다.
첫 번째로 살펴볼 기록은 원주 DB 이선 알바노의 독보적인 코트 마진이다.
DB는 1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헨리 엘런슨(22점)과 레이션 해먼즈(21점) 등 총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104-78 완승을 따냈다.
이날 기록한 104점은 이번 시즌 10개 팀 가운데 단일 경기 최다 득점이다. 직전 기록은 창원 LG, 부산 KCC가 앞서 기록한 103점이다. 2연패에서 탈출한 DB는 가스공사를 0.5경기 차로 밀어내며 단독 3위(3승 3패)로 올라섰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날 호재의 주역은 알바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바노는 가스공사전에서 16점 8어시스트 2리바운드 5스틸, 코트 마진은 무려 +36으로 시즌 초반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알바노의 코트 마진은 이번 시즌 최다다. 엘런슨 역시 이날 +35의 코트 마진을 기록한 바 있으며, 직전 최다 기록은 3일 KCC전 정인덕(LG)의 +33이다.
승부의 향방은 알바노의 전방위 수비에서 갈렸다. 이날 알바노가 기록한 5스틸은 DB의 전체 11스틸 중 절반에 가까웠고, 상대 가스공사의 7개와도 맞먹는 수준이었다. 알바노의 집중력과 수비력이 가스공사의 허를 찌른 것. 가스공사는 이날 턴오버 18개에 발목을 잡히며 무너졌고, DB는 턴오버에 의한 득점으로만 26점을 올리며 손쉬운 승리를 손에 넣었다.

단 23분 33초만 뛰고도 이번 시즌 최다 코트 마진을 기록한 알바노는 100%의 야투 성공률(6/6)도 곁들이며 높은 효율성도 자랑했다. DB는 스틸과 야투, 즉 공수 양면으로 코트를 휘저은 알바노의 활약에 힘입어 3연패 뒤 3연승을 달리며 시즌 전 우승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평가를 따를 준비를 마쳤다.

SK는 FIBA(국제농구연맹) BCL 아시아 참가가 취소되며 10개 팀 가운데 가장 늦은 개막전을 치렀다. 고양 소노와의 첫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한 SK는 20일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84-76 시즌 첫 승리의 맛을 봤다.
이날 SK는 정관장 1옵션 외국선수 존 무니의 무릎 통증으로 인한 결장의 유리함 속에서도 경기 초반 고전을 피하지 못했다. 1쿼터에만 7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상대의 강력한 트랜지션에 2-15까지 끌려갔다. SK는 무니가 없는 골밑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정관장이 골밑을 틀어막고 외곽슛을 내주는 수비를 펼쳤음에도 전반 3점슛 성공률은 20%(3/15)에 그쳤다.

힉스는 곧바로 박지훈의 돌파를 블록슛으로 저지한 뒤, 박찬호의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 득점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오재현의 어시스트를 받아 골밑 득점도 올렸다. SK는 공수 양면에서 혈을 뚫어준 힉스 투입 후 남은 시간 점수를 내주지 않았고, 연속 6점을 올리며 11-15로 1쿼터를 마쳤다.
중요한 흐름에서 격차를 좁힌 힉스는 정관장의 골밑 공백을 계속해서 공략했다. 1옵션 워니의 골밑 돌파 효율이 떨어지는 동안, 힉스는 3쿼터까지 페인트존에서만 12점을 올렸다. 3쿼터가 종료됐을 때 스코어는 64-51, 힉스의 묵직한 존재감 덕에 SK가 크게 앞섰다. 4쿼터 들어 정관장이 뜨겁게 추격했지만, 벌어진 격차로 승리를 지켰다.
힉스는 김형빈(1/1, 100%)에 이어 이날 경기 두 번째로 높은 야투 성공률(6/7, 86%)을 보였다. 사실상 가장 정확한 슛 감각을 뽐낸 셈. 13점 5리바운드를 기록한 그의 코트 마진은 +20으로 이날 경기 최다였다.
안영준(21점), 워니(20점), 김낙현(16점)이 맹활약하며 돋보였지만,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SK의 뒤를 받친 건 힉스다. 비록 정관장이 라숀 토마스에 이어 무니까지 자리를 비워 힉스를 상대할 빅맨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을 고려한다고 해도, 힉스가 제 역할을 해내며 첫 승의 결정적인 디딤돌이 된 건 분명하다.

한호빈과 이관희, 케렘 칸터의 고른 활약을 힘입은 삼성은 울산 현대모비스와 가스공사를 연이어 격파하며 시즌 첫 백투백 경기를 모두 승리를 장식, 역대 3번째 개막 8연승을 달렸다. 이제는 KBL 최초로 1라운드 전승을 앞두고 있다.
이 구간, 구탕도 삼성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상식 삼성 감독은 구탕을 두고 “경기 중에 한호빈을 빼고 빅라인업에서 구탕에게 포인트가드를 보라고 했다. 구탕이 어시스트 능력이 좋다. 다만, 멋있게 찔러주는 패스를 간혹 하려고 한다. 한호빈을 제외하면 구탕이 투맨게임에서 안정적이다”고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김상식 감독의 이야기대로 구탕의 경기를 풀어내는 능력은 삼성의 연승 질주의 원동력이며, 기록으로도 증명됐다. 5시즌째 KBL에서 활약 중인 그는 평균 2.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 8경기에서는 5.8어시스트, 큰 폭으로 향상됐다. 팀의 주전 가드인 5.4개의 한호빈보다 더 많다.

코트마진도 빛났다. +25의 이관희와 칸터에 이어 +20으로 이날 두 번째로 가장 높은 가운데, 공격 전개와 득점 생산에서도 제 역할을 해냈다. 구탕도 자신의 어시스트에 대해 “혹시 메인 가드가 압박을 받으면 내가 두 번째 가드로 역할을 해야 하는 걸 인지를 한다”고 말했다.
KBL에서 철저히 검증된 외국선수의 진가가 코트를 뒤덮은 한 주였다. 삼성부터 SK, DB에 이르기까지 순위권 상단의 팀은 모든 선수가 코트에서 제 몫을 할뿐더러, 외국선수가 팀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눈앞으로 다가온 2라운드에서도 이들이 외국선수들의 활약으로 순위권을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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