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유스 코치아카데미] “승패에 매달리면 결국 길을 잃는다”…주니어 NBA 캠프 코치 출신의 메시지

도곡/홍성한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6 15: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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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도곡/홍성한 기자] "우리는 농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농구를 하잖아요. 아이들이 과정을 즐겨야 합니다."

26일 단대부중·고 체육관에서 2026 KBL 유스 코치아카데미 4기 교육이 열렸다.

KBL은 일반 학교 및 유소년 농구 현장에서 활동 중인 교사와 지도자들에게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프로세스를 제공하기 위해 유스 코치아카데미를 신설했다. 배재고에서 진행된 1회 차를 시작으로 총 4기수에 걸쳐 운영됐다.

마지막 일정이었던 4기 교육은 일반 학교 교사가 아닌, 유소년 농구 현장에서 직접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현장의 실질적인 고민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별 강사로는 저스틴 브란트가 나섰다. 그는 미국 스킬 트레이닝 센터 훕스터디의 커리큘럼 디렉터로, IMG 아카데미 농구 부문 코치와 주니어 NBA 캠프 코치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오전에는 선수 발달 단계에 따른 기술 훈련 구성과 코칭 철학을 주제로 한 이론 강의가 진행됐다.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닌 ‘왜 이 훈련을 하는가’에 대한 이해를 강조했다.

오후에는 코트로 자리를 옮겼다. 참가자들은 직접 몸을 움직이며 훈련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브란트는 세부 동작의 디테일과 템포 조절, 피드백 방식까지 세심하게 짚어냈다. 이론과 실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강의 후 만난 브란트는 “한국은 처음이다. 어제(25일)는 많이 둘러보진 못했지만 삼겹살을 먹어봤는데 정말 좋았다. 조금 더 돌아다니며 문화를 직접 경험해볼 생각이라 기대가 크다. 지금까지는 아주 좋은 인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의에 대해서는 “나보다 참가자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개인적으로는 잘 진행됐다고 생각한다. 직접 소통하면서 그들이 무엇을 배우고 싶어 하는지 듣고, 이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는 과정이 늘 즐겁다. 나는 항상 코트에 서는 걸 좋아한다. 농구를 업으로 삼고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 그래서 늘 즐긴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브란트가 지도자들에게 일관되게 강조한 키워드는 ‘재미’였다. 그는 유소년 농구의 출발점이 승리가 아닌 즐거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농구를 즐기면서 탄탄한 기본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만 가르친다면 아이들은 금방 열정을 잃을 수 있다. 우리는 농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농구를 한다. 키가 큰 아이에게 ‘페인트존에만 서 있어라’라고 지시하면 금세 재미를 잃을 것이다. 아이들도 공을 넣고 싶고, 플레이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나의 최우선은 아이들이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즐거움보다 승패와 성적이 우선시되는 분위기가 강하다.

브란트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에서도 ‘이기는 것’만을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모든 기준을 승패에만 두면 인생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패배자’로 살게 된다. 정신적·감정적으로도 건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과정 중심’ 철학을 강조했다. “단순히 즐기자는 뜻은 아니다. 분명 발전은 필요하다. 다만 초점을 결과가 아닌 과정에 둬야 한다. 결과 중심이 아니라 과정 중심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절대적인 정답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브란트는 “이게 유일한 답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수천 명의 선수를 지도하며 얻은 나만의 노하우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승패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승리를 오래 끌고 가면 안 된다. 칭찬에 취하면 훈련 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패배에 집착하면 다음 날까지 감정이 이어져 좋지 않다. 승리했어도 개선할 점은 반드시 나온다. 결국 승패를 떠나 다음 훈련에서 무엇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과정 중심 사고다. 그렇게 하면 원하는 승리도 따라온다. 승패에만 집착하면 오히려 길을 잃게 된다.”

내 철학은 Zero and Zero다. 그날 자정까지 승리를 축하하거나, 패배를 아쉬워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지나면 모든 건 '0대0'이다.

구체적인 사례도 들었다. NCAA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를 이끌었던 케빈 키츠 감독은 2023-2024시즌 팀을 NCAA 토너먼트 4강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다음 시즌 곧바로 해임됐다.

브란트는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도 결국 ‘충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준 셈이다. 이런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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