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규빈 기자] 레이커스가 본격적으로 돈치치 시대를 열었다.
LA 레이커스는 농구를 대표하는 구단이다. 1946년에 창단해 무려 17번이나 NBA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고, 가장 인기가 많은 팀이다. 레이커스의 유니폼을 입었던 슈퍼스타 명단만 해도 화려하다. 매직 존슨, 카림 압둘자바, 샤킬 오닐, 윌트 체임벌린, 코비 브라이언트 등 NBA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활약했다.
이런 레이커스에도 암흑기가 있었다. 2015-2016시즌 코비가 은퇴한 뒤에 이을 슈퍼스타를 찾지 못했다. 당시 유행했던 대놓고 탱킹 전략은 아니었으나, 최하위권 성적으로 드래프트 상위 순번을 얻었고, 2014 NBA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줄리어스 랜들, 2015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디안젤로 러셀, 2016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브랜든 잉그램, 2017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론조 볼 등 유망주를 차곡차곡 쌓았다.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슈퍼스타의 잠재력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잉그램의 활약이 괜찮았으나, 그도 한 팀을 이끌 슈퍼스타 재목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FA로 세대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합류한다. 르브론 제임스가 LA행을 결정한 것이다. 당시 르브론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NBA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며 얻을 것을 모두 얻었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레이커스를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일단 본인이 진행하는 사업을 위한 이유가 컸고, 코비의 후계자라는 엄청난 관심을 원하기도 했다.
MVP급 기량인 르브론이 온 이상 레이커스도 다른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기존 유망주 전략 대신 적극적인 윈나우에 나섰다. 마침, 시장에 나온 매물도 있다. 앤서니 데이비스라는 MVP급 빅맨이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오직 레이커스만 원하며 순조롭게 영입할 수 있었다. 제임스와 데이비스는 2019-2020시즌 NBA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며 결실을 봤다.
이후 행보는 아쉬웠다. 러셀 웨스트브룩을 영입하며 빅3를 구축했으나, 대실패로 끝났고, 그 이후에는 소규모 영입만 진행했다. 그나마 언드래프티 오스틴 리브스가 성장해 강팀을 유지할 수 있었다. 데이비스와 르브론도 노쇠화 기미에 보이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2024-2025시즌 중반, 역대급 사건이 일어난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루카 돈치치가 레이커스로 이적한 것이다. 대가는 데이비스였다. 레이커스의 사기 트레이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밸런스가 무너진 트레이드였고, 이 트레이드로 레이커스는 리빌딩과 윈나우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

성적: 53승 29패 서부 컨퍼런스 4위
돈치치, 르브론, 리브스가 시즌 시작부터 함께해 기대가 컸다. 오프시즌 전력 보강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이다. 돈치치 트레이드 이후 구멍이었던 센터 포지션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서 방출된 디안드레 에이튼을 영입하며 보강했다. 재기를 노리는 마커스 스마트 영입도 좋았다.
시즌 시작부터 대형 악재가 발생한다. 강철몸의 상징인 르브론이 허리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 출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빅3의 궁합은 시즌 중반부터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레이커스가 너무나 잘 나간다. 돈치치, 리브스 중심의 강력한 공격력에 다른 선수들이 이를 보조하며 환상적인 공수 밸런스를 뽐낸 것이다. 시즌 첫 19경기에서 15승 4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다. '르브론 무용론'마저 등장한 시즌 초반이었다.
이후 부상에서 복귀하는 르브론은 확실히 이전과 같지 않았다. 공격에서 파괴력이 떨어졌고, 수비에서 아쉬운 활동량은 여전했다. 반면 돈치치와 리브스는 커리어하이급 활약을 펼쳤다. 특히 리브스의 활약은 대단했다. 생애 첫 올스타 선정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리브스가 12월 막판, 복부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고, 자연스럽게 르브론이 2옵션 역할을 수행했다.
그래도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했고,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라는 강적이 있으나,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은 비교적 조용하게 넘어갔다. 게이브 빈센트를 처분하며 루크 케너드를 영입한 것이 전부였다.
리브스가 복귀하자, 다시 빅3 공존 이슈가 등장했다. 놀랍게도 르브론이 희생하며 해결됐다. 르브론은 커리어 처음으로 가자미 역할을 받아들이며 궂은일과 허슬 플레이에 집중했다. 이런 르브론의 희생으로 공수 밸런스는 매우 좋아졌고, 시즌 막판 경기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그런데 대형 악재가 발생한다. 이번에는 돈치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심지어 시즌 막판에 일어난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출전까지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다. 심지어 리브스도 같이 이탈한다.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확정됐으나, 원투펀치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라운드 상대는 휴스턴 로켓츠였다. 이번 시즌 경기력이 좋지 않지만, 레이커스의 부상을 생각하면, 휴스턴의 진출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다.
에이스로 돌아온 르브론이 미친 활약으로 이를 비웃었다. 공수에서 압도적인 활약과 돈치치, 리브스가 없는 레이커스의 해결사로 나서며 휴스턴을 박살 냈다. 라이벌 케빈 듀란트와의 맞대결도 완승이었다. 1라운드 6경기 평균 23.2점 7.2리바운드 8.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리브스도 시리즈 막판에 복귀해 힘을 보탰다.
2라운드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오클라호마시티였다. 레이커스의 열세가 예상됐고, 그대로 진행됐다. 체급 차이가 역력히 느껴졌다. 경기 중반까지는 팽팽해도, 후반에 오클라호마시티가 집중력을 올리면 그대로 점수가 벌어져 승리가 결정됐다. 0승 4패, 무기력하게 시즌을 마쳤다.
냉정히 아쉬운 시즌이었다. 돈치치의 본격적인 활약이 기대됐고, 정규시즌에는 이를 증명했으나,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IN: 워커 케슬러(FA), 콜린 섹스턴(FA), 퀸튼 그라임스(FA), 산드로 마무켈라쉬빌리(FA), 카메론 카(드래프트), 제이든 하디(트레이드), 케본 루니(FA), 마티스 타이불(FA), 자이레 윌리엄스(FA)
OUT: 르브론 제임스(FA), 루이 하치무라(FA), 마커스 스마트(FA), 잭슨 헤이즈(FA), 루크 케너드(FA), 디안드레 에이튼(FA)
역대급 오프시즌이었다. 충격적인 움직임이 연달아 나왔다. 일단 나간 선수들이 크다. 르브론이 길었던 8년의 레이커스 생활을 마무리했다. 레이커스 수뇌부는 이미 작년부터 르브론을 잡을 생각이 없었고, 르브론도 가자미가 아닌 도미로 활약하기 위해 다른 팀으로 떠났다.
또 하치무라, 스마트 등 핵심 선수들도 이탈했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레이커스의 주전으로, 스마트는 돈치치와 리브스의 수비 약점을 메운 핵심 자원이었고, 하치무라도 장신 포워드로 스페이싱에 큰 도움을 줬다.
여기에 빅맨진도 모두 이탈했다. 주전 센터 에이튼, 백업 센터 헤이즈가 떠나며 완전히 새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합류해 쏠쏠했던 케너드 역시 팀을 떠났다.
이적도 화끈했다. 가장 논란이 된 선수는 케슬러다. 유타 재즈의 주전 빅맨으로, 유타는 내줄 생각이 없었으나, 레이커스가 무려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2장과 스왑 권리 2번을 제시하며 사인엔 트레이드로 영입에 성공했다. 엄청난 오버페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나, 센터 보강이 절실했던 레이커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득점에 능한 식스맨 가드 섹스턴, 백업 센터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왕조 멤버인 루니를 영입했다. 그 외에 준수한 3&D 그라임스, 윤활유가 될 수 있는 마무켈라쉬빌리도 영입했다. 백업 멤버로 수비에 능한 타이불과 윌리엄스도 합류했다.
그야말로 대격변이다. 새로운 시대를 향한 레이커스 수뇌부의 의지를 알 수 있는 오프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기록: 평균 33.5점 8.3어시스트 7.7리바운드
슬로베니아 국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유럽 최고 유망주로 꼽혔다. 재능을 인정받아 13살에 유럽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을 맺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도 대단했다. 2014-2015시즌부터 1군에 합류했고, 벤치 멤버로 출발해 2017-2018시즌에 대폭발했다. 유로리그 평균 16점 4.8리바운드, 스페인 리그에서 평균 12.8점 5.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MVP를 수상했다. 불과 18살 때 이룬 기록으로, 역대 최연소 MVP와 최우수 신인상을 모두 받았다.
유럽 무대를 초토화한 돈치치는 2018 NBA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이런 돈치치를 향한 시선은 마냥 좋지는 않았다. 역대급 재능이라는 얘기도 있었으나, 반대로 속도가 느리고, 굼뜨다는 이유로 NBA 무대에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돈치치는 전체 3순위로 댈러스에 지명된다.
신인 시즌부터 미친 활약으로 단번에 슈퍼스타가 된다. 당시 댈러스는 덕 노비츠키의 마지막 시즌으로, 리빌딩에 돌입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돈치치라는 슈퍼스타의 등장으로 리빌딩이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 신인 시즌에 평균 21.2점 7.8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년차 시즌부터는 올스타를 넘어 MVP 후보로 거듭났다.
이후 돈치치의 활약은 계속됐으나, 댈러스의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돈치치를 위한 완벽한 로스터 구성에 실패하며,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에 그쳤다.
그런 댈러스가 마침내 돈치치를 완벽히 지원한다. 2023-2024시즌, NBA 파이널에 진출한 것이다. 카이리 어빙이라는 든든한 2옵션, 데릭 존스 주니어와 PJ 워싱턴이라는 돈치치의 아쉬운 수비를 보완할 포워드. 여기에 데릭 라이블리 2세와 대니얼 개포드라는 돈치치의 패스를 받아먹을 센터가 마련된 것이다. 조합이 갖춰진 돈치치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비록 준우승으로 끝났으나, 돈치치가 왜 슈퍼스타인지 알 수 있는 시즌이었다.
그런데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대형 사건이 발생한다. 댈러스가 돈치치를 내보낸 것이다. 이는 단장 니코 해리슨의 결정으로, 돈치치의 몸 관리 부족이 이유였다고 한다. 당연히 이해가 가지 않았고, 댈러스 팬들은 폭동 직전이었다.
댈러스를 떠난 돈치치는 여전한 파괴력을 뽐냈다. 르브론이 있는 레이커스지만, 곧바로 에이스 역할을 차지하며 활약했다. 문제는 플레이오프 성적이었다. 트레이드된 시즌에도 1라운드에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만나 완패했고, 처음부터 레이커스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에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 출전하지 못했다.
다음 시즌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심지어 레이커스는 르브론마저 내보내고, 돈치치 시대를 선언했다. 영입된 선수들도 모두 스타가 아닌, 돈치치와 어울리는 선수로 구성했다. 그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실력은 말할 필요가 없으나, 건강이 관건이다. 돈치치의 몸 상태에 레이커스 성적이 달렸다.

돈치치-리브스-라라비아-마무켈라쉬빌리-케슬러
선수단 절반이 바뀌었으나, 주전 라인업은 확실하지 않다. 돈치치와 리브스는 당연히 주전이다. 두 선수는 함께 뛰는 시간보다 서로 나뉘어 각자 다른 시간에 공격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큰 대가를 지급한 케슬러도 주전이 유력하다.
문제는 나머지 두 포지션이다. 어떤 선수가 주전으로 출전할지 미지수다. 다들 기량이 고만고만하기 때문이다. 앞선에 돈치치와 리브스를 고려하면, 수비에 능한 선수가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그나마 괜찮은 수비력을 가진 라라비아가 예상된다. 나머지 한 자리는 혼돈이다. 수비에 능한 선수는 윌리엄스와 타이불이 있으나, 두 선수는 공격에 약점이 크다. 수비는 아쉽지만, 공격은 확실한 마무켈라쉬빌리가 유력해 보인다.
지난 시즌 라인업인 돈치치-리브스-르브론-하치무라-에이튼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훨씬 떨어진다. 벤치도 스마트와 케너드, 헤이즈가 있었던 것에 비해 낫다고 보기 어렵다. 그만큼 아쉬운 오프시즌을 보냈다고 볼 수 있다.
또 강력히 원한 조나단 쿠밍가 영입이 불발된 것도 치명타다. 레이커스는 쿠밍가에게 3년 계약과 주전 자리를 보장했으나, 공격 비중을 이유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로 이적했다.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하고 싶어도,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다. 돈치치를 위한, 돈치치에 의한 팀을 구성했으나, 전력 자체는 지난 시즌보다 약해졌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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