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학년' 맞아?→"이미 대학교 3학년 수준"…주전 꿰찬 1학년들의 고교 적응기

정다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2 11: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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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부산중앙고 전유찬, 전주고 서연호, 무룡고 이승현
[점프볼=정다윤 기자] 고교 무대에 착륙한 1학년 기대주들이 저마다의 적응기와 더 큰 꿈을 들려줬다.

전남 영광에서 열린 '하나은행 제81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 남고부 일정이 막을 내렸다. 우승 경쟁만큼 눈길을 끈 건 신입생들의 활약이었다. 수도권 강호뿐 아니라 결선 무대를 밟은 전주고, 무룡고, 부산중앙고에서도 1학년 선수들이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차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새 유니폼을 입은 지 어느 덧 반년, 이들은 빠르게 팀 전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중학교 시절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선수들은 고교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고 기대를 경기력으로 증명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첫 번째 주인공은 부산중앙고 전유찬(187cm, G)이다. 금명중 출신인 전유찬은 부산중앙고의 주전 가드로 자리를 잡았다. 조성민 캠프, KBL 엘리트 캠프는 물론. U16 우수선수 육성캠프에 참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최종 대표팀에는 들지 못했지만 중학교 시절 한 경기 51점을 폭발시키는 등 뛰어난 득점력을 선보였다.

'농구를 이해하고 하는 선수'. 경기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고 득점과 패스, 개인 기술을 두루 갖춘 올라운드형 가드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다만 고교 무대에서는 체력과 힘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웨이트 트레이닝과 슈팅을 보완한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로 기대를 모은다.

두 번째는 무룡고 이승현(194cm, G/F)이다. 화봉중 시절부터 동연배 최고급 재목으로 손꼽히던 인물. 이승현은 대표팀은 물론 팀이 정상에 오를 때마다 MVP를 차지할 만큼 존재감이 컸다.

큰 신장에도 드리블과 패스, 수비 능력을 두루 갖춘 멀티플레이어다. 경기력뿐 아니라 인성, 성실한 태도와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입학 후 부상으로 공백을 겪은 뒤 지난 한 달간 훈련을 소화하고 이번 대회에 나섰지만, 가능성은 여전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피드, 운동량이 더해진다면 더욱 높은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은 전주고 서연호(180cm, G)다. 전주남중 시절부터 다재다능함으로 이름을 알렸다. 트리플더블을 여러 차례 기록했고, 한국 농구 역대 10호 쿼드러플더블까지 작성하며 화제를 모았다.

1학년답지 않은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 득점과 핸들링은 물론, 동료들을 살리는 패스와 경기 조율 능력이 강점이다. 신장은 다소 아쉽지만 웨이트 등 피지컬을 꾸준히 보완하고 있으며 지도자들 역시 완성도가 높은 가드로 평가하고 있다.

전주고 윤병학 코치는 "U16 대표팀에 선발될 것으로 기대했던 선수다. 결국 되진 않았지만 다음 U18 대표팀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고, 얼리 엔트리도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췄다. 지금도 대학 3학년 수준의 경기 이해도를 보여주는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세 선수가 말하는 고교 무대 적응기와 앞으로의 목표를 일문일답으로 담았다.
▲부산중앙고 전유찬

Q. 고등학교에서도 주전으로 뛰고 있는데, 중학교 때와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전유찬: 운동이나 경기를 할 때 중학교와는 플레이 자체가 다른 것 같아요.

이승현: 스피드나 팀 플레이에서 조금 어려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는 워낙 키도 크고 힘도 좋은 선수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중학교에서 하던 농구가 잘 통하지 않더라고요. 훈련량도 중학교 때도 많았지만, 고등학교는 강도가 더 세고 짧고 굵게 하는 느낌이에요.

서연호: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확실히 차이가 많이 나요. 선수들의 수준도 고등학교가 더 높고요. 슈팅이나 힘 등 기본적인 부분부터 모두 다르다고 느꼈어요. 저는 키가 작은 편이라 스피드와 슈팅을 더 발전시켜야 할 것 같아요. 대신 다른 선수들이 보지 못하는 시야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 장점을 더 잘 활용하고 싶습니다.

Q. 고등학교 입학 후 처음 치른 동계훈련 혹은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전유찬: 중학교 때보다 훨씬 힘들었던 것 같아요. 훈련 강도도 더 세고, 훈련량도 많았습니다.

이승현: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고 싶었는데 다치는 바람에 함께하지 못했어요. IMG를 다녀온 뒤 한국에 돌아와 3일 만에 연습경기를 하다가 다쳤거든요. 형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없었고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서연호: 확실히 중학교보다 운동량도 많아지고 훈련 시간도 길어졌어요.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이 운동이 결국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생각으로 버티다 보니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중학교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인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전유찬: (지난해 종별대회에서) 51득점을 기록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렇게 많은 득점을 해본 건 처음이었거든요(웃음).

이승현: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농구했던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우승했을 때도 물론 기뻤지만 그때 당시만 기뻤던 것 같아요.

서연호: 아무래도 쿼드러플더블을 기록했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3쿼터가 끝난 뒤 기록지를 보니까 트리플더블이 가능하겠더라고요. 경기를 계속하다 보니 쿼드러플더블까지 기록하게 돼서 정말 기뻤어요. 또 2학년 때 왕중왕전에서 준우승했던 것도 잊지 못할 기억입니다.
▲무룡고 이승현

Q.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가장 먼저 배우거나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전유찬: 수비와 경기 리딩을 가장 많이 배웠어요. 중학교 때는 팀 수비 로테이션이 부족했는데, 와서 코치님께서 많이 알려주시고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진 것 같아요. 또 코치님께서 너무 패스만 보지 말고 제 공격도 적극적으로 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예전에는 공격보다 패스를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승현: 다친 뒤에는 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 시간을 통해 멘탈을 다잡을 수 있었고, 형들이나 팀원들도 계속 저를 필요로 한다며 좋은 말을 많이 해줬거든요. 김연경 선수의 책과 《퓨처 셀프》 같은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었습니다. 부상을 당했다고 해서 시간을 허투루 보내기보다는 몸을 더 만들고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으로 보내려고 했어요.

서연호: 마인드적인 부분에서 성장한 것 같아요. 중학교 때는 학년별로 출전 시간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고 코트 안에서도 괜히 형들 눈치를 보곤 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와서는 코치님께서 "코트 안에서는 선후배가 없다. 네가 가드인 만큼 3학년이라고 생각하고 더 주도적으로 해봐라"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1학년이지만 더 큰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게 된 것 같아요.

Q.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가장 큰 장점과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전유찬: 돌파와 패스가 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2대2 플레이나 투맨 게임에서 패스를 연결하는 능력과 속공 전개에 자신이 있습니다. 반면 슈팅과 수비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보완하기 위해 남는 시간마다 꾸준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이승현: 단점은 스피드와 순발력이 조금 아쉬운 것 같아요. 반대로 장점은 리바운드라고 생각합니다. 득점도 필요할 때는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경기 센스도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서연호: 패스는 다른 선수들보다 한 템포 빠르게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가드인 만큼 경기 리딩에도 자신이 있고, 동료들의 장점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피지컬은 더 보완해야 하고, 슈팅도 꾸준히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전주고 서연호 

Q. 셋이 친구이기도 한데, 서로를 한 명씩 소개해 준다면요?

전유찬: (이)승현이는 정말 다 잘하는 것 같아요. 피지컬도 좋고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예요. 성격도 재밌고요. (서)연호는 농구 센스가 정말 좋아요. 경기 리딩과 패스를 잘하고 수비도 뛰어나거든요. 평소에는 조용한 친구인 것 같아요(웃음).

이승현: (서)연호는 키는 작지만 농구 센스가 정말 좋아요. 패스와 슈팅도 좋고요. 슈팅이 뛰어난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IMG를 같이 다녀왔는데 슛이 정말 좋더라고요. 수비도 잘하고, 단점을 꼽으라면 키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장점이 많은 선수입니다. 또 겉으로는 그렇게 안 보이는데 많이 장난치고 웃긴 친구예요. 잘 삐지지도 않고 친해질수록 더 재밌는 스타일입니다.

(전)유찬이는 원래 키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는데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많이 컸어요. 슈팅도 자신 있게 던지고 드라이브를 할 때는 확실하게 마무리를 잘합니다. 힘은 조금 약한 편이지만 농구를 정말 잘하고 잘생기기도 했어요(웃음). 다른 사람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인성도 정말 좋은 친구같아요.

서연호: (이)승현이는 중학교 때부터 이미 넘보기 어려운 선수였어요. 친구지만 농구적인 부분에서는 배울 점이 정말 많습니다. 슈팅도 좋고 코트 안에서 판단도 빠른 것 같아요. 운동할 때는 누구보다 집중하지만 밖에서는 완전 개구쟁이입니다(웃음).

(전)유찬이는 키도 큰데 가드까지 볼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예요. 그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경기는 많이 같이 뛰어봤지만 함께 생활한 적은 많지 않아서요. 그래도 착한 친구인 것 같아요.

Q. 앞으로 고등학교 무대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전유찬: 고등학교 3학년 때 U18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이 목표예요.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잘하는 완성형 가드가 되고 싶습니다.

이승현: 무엇보다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해요. 개인 활약을 보여주는 것보다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형들과 함께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예요. 장기적으로는 더 성장해서 성인 국가대표에도 선발되고 싶지만,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꾸준히 뛰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서연호: 지금부터 더 열심히 준비해서 고등학교 3학년 때 U18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이 목표예요. 또 지금까지 없었던 스타일의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김승현 선수보다 더 뛰어난 선수로 성장하겠습니다!

#사진_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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