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일기] '드레스코드는 정장' 츄리닝 안입은 이현중

도쿄/정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6-05-30 00: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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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도쿄/정지욱 기자] 2026년 5월 29일 ‘B리그 어워드쇼 2025-2026’ 도쿄 아리아케 미디어가든 / 날씨 : 일본은 벌써 여름 시작이다,


“드레스 코드가 있습니다. 검은색 정장을 입어주세요”

B리그 시상식(5월 29일)에 참석하기 위해 B리그 사무국에 취재신청을 했다.

출국 하루 전, B리그 국제담당자에게 연락이 왔다.
“아직 한국인가요? 일본에 와있나요?”

“아직 한국입니다. 시상식 당일(29일)에 갑니다.”

“아, 시상식에 드레스코드가 있습니다. 검은색 정장입니다.”

KBL이나 WKBL시상식에도 옷을 젊잖게 입고가는 편이기는 한데, 정장까지는 아니다. 가뜩이나 일본은 덥다고 하는데, 더위에 검은 정장이라니.  


평소 정장 입을 일이 없다보니 여름용 검은색 자켓이 없다. B리그 시상식 때문에 부랴부랴 여름용 자켓을 구매해 일본 도쿄 출장 길에 올랐다.

가는 길에 생각했다.
“그럼, 이현중도 정장을 입겠구나...?”

그러고 보니 이현중은 늘 운동복, 우리 표현으로 츄리닝이었다. 사석에서 몇 번을 만났지만, 청바지조차 입은 걸 못 봤다.

습도 있는 도쿄의 초여름 더위에 땀을 삐질삐질 흐리며 시상식장에 도착했다. 내게 배정된 이현중의 미디어 세션 시간은 오후 3시 25분. 그런데 4시가 넘어서도 이현중이 오지 않았다.

B리그 홍보담당자가 미안해 하면서 말했다.
“이현중 선수 찾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미디어세션 시간이 밀려서 지금은 안될 것 같습니다.”

이후 시상식 중에도 미디어세션이 두 번이나 더 있었지만, 이현중을 만나지는 못했다. 시상식장에서 상을 받고 인터뷰를 하는 모습에서 평소 보지 못했던 스타일에 옷을 입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상을 많이 받는 선수답게 온갖 인터뷰를 소화하느라 미디어 세션에 참여할 시간조차 없었다.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했다. 해외 타 리그에서 베스트5를 비롯해 3관왕(챔피언십 MVP까지하면 4관왕)을 차지하는 선수가 앞으로 또 나오겠는가.
▲시상식이 끝나서야 미디어세션에 나타난 이현중

 

시상식이 끝난 뒤에야 겨우 이현중을 만났다. 그를 기다렸던 일본 매체들의 질문이 끝난 뒤에야 잠시 따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미 시즌에 대한 질문은 수도 없이 받았을테니, 화제를 돌려 옷 이야기를 꺼냈다.

옷 선택은 누가 한거냐는 질문에 이현중은 “B리그 사무국에서 준비를 해놓은 옷이어서 입었어요. 선수들 다 연맹에서 준비를 해놨더라고요.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준비해 준대로 입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행사는 오후 9시 반이 되어서야 끝났다. 시상식도 2시간 반이나 걸렸고 전후로 미디어 세션도 있었다. 이현중에게는 꽤 힘들었던 날이었으리라.

“아, 힘들고 바쁜 날이네요. 오후 1시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있는거에요. 그런데, 여기 있는 분들 다 그렇잖아요. 감사하죠. 농구선수로서 농구만 하고 집에 빨리가는 루틴이었는데...선수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의상선택, 메이크업에 헤어스타일 만져주시는 분까지 그 전에 와계셨던 거잖아요.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었을지 가늠이 안되네요. B리그 연맹 직원분들도요. 기자 분들도 이른 시간부터 와서 끝나고도 선수들 기다려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거잖아요. 대단한거같아요. 직업적으로 제가 배울게 많네요. 우리가 빛나는 자리를 더 빛내주시려고... 모두 리스펙 합니다. 다들 얼른 가서 쉬시죠.”

말도 어쩜 이렇게 이쁘게 할 수 있는가.
옆에 있던 B리그 관계자는 “너무 좋은 사람이다. 선수가 저런 말을 듣는건 처음이다”라고 했다.

그렇게 이현중과 헤어졌다. 헤어지면서 한국 귀국일정을 물었다.

“팀 행사가 남아서 6월 4일이나 되어서 돌아가요. 우승한 날 실컷 즐기고 계속 행사를 다녔어요. 당분간 또 행사가 있고요. 그런데, 이제 다시 마음을 다잡았어요. 내일부터 운동시작하려고요. 한국 들어가서 뵙겠습니다.”

늘 그랬지만, 어김없이 이현중이 자랑스러운 하루였다.

 

 

메인사진=B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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