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지난 12월 잘 나가던 휴스턴 로케츠에 비보가 날아들었다. 올 여름 팀을 떠난 드와이트 하워드를 대신해 주전센터를 맡으며 팀의 주축으로 거듭난 클린트 카펠라(22, 208cm)가 부상으로 쓰러진 것이었다. 카펠라는 지난 12월 종아리 골절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4주 진단을 받았다. 카펠라는 부상재활을 끝내고 이번 주 중으로 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카펠라는 부상 전까지 평균 11.8득점(FG 64%) 8리바운드 1.6블록을 기록, 팀의 인사이드를 든든히 지키고 있었다. 또 공격에선 제임스 하든의 든든한 2대2게임 파트너로 올 시즌 휴스턴 공·수 전력을 논함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선수였다. 이렇다보니 카펠라의 전력이탈은 자연스럽게 휴스턴의 위기설로 이어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휴스턴은 카펠라가 빠진 직후 15경기에서 11승 4패를 기록, 위기를 맞기는커녕 오히려 서부 컨퍼런스 2위인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반게임차로 추격, 서부 컨퍼런스를 2강 구도를 3강 구도로 재편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연패를 당하면서 잠시 그 분위기가 주춤했지만 16일(이하 한국시간)에 있었던 브루클린 네츠전을 대승으로 장식,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정돈하는데 성공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몬트레즐 하렐 카펠라의 공백을 지우다
이렇게 휴스턴이 위기를 극복하고 서부 컨퍼런스 판도를 주도하고 있는 데는 하든이 역할이 컸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인트가드로 전향한 하든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내며 강력한 정규리그 MVP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중이다. 올 시즌 하든은 개막 후 43경기에서 평균 28.4득점(FG 44.3%) 8.2리바운드 11.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하든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 역할을 다하며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던 이 선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올 시즌 휴스턴의 에너자이저로 활약하고 있는 몬트레즐 하렐(22, 203cm)이다. 최근 하렐은 카펠라를 대신해 휴스턴 주전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와 활동량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2015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2라운드 32순위로 휴스턴에 입단한 하렐은 올 시즌 34경기에서 평균 9.8득점(FG 65.7%) 4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카펠라가 빠진 직후 15경기에선 평균 14.2득점(FG 67.7%) 4.9리바운드 1.8어시스트 1.1블록을 기록했다. 지난 12월 31일에 있었던 LA 클리퍼스전에선 29득점(FG 71.4%)을 올리며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렐은 203cm의 단신이지만 끈질긴 수비로 상대 빅맨들을 괴롭힌다. 때로는 육탄방어도 서슴지 않는다. 브루클린전에선 브룩 로페즈를 온몸으로 막아내기도 했다. 여기에 자신의 빠른 발을 이용해 적절한 타이밍에 도움수비를 들어가고 반대로 공격에선 속공 상황 시 맨 앞에서 달려주며 득점을 올리기도 한다. 또, 카펠라를 대신해 하든의 2대2게임 파트너를 자처, 하든과 좋은 콤비네이션을 보여주면서 마이크 댄토니 휴스턴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는 중이다.
카펠라가 빠진 직후 댄토니 감독은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하렐이 주전라인업으로 올라서기까지 네네, 샘 데커 등 다른 빅맨들을 그 시험대에 올렸지만 결국 댄토니 감독의 선택은 하렐이었다. 굳이 약점인 높이를 강화하기보단 강점인 스피드를 살려 카펠라가 빠진 공백을 매우겠다는 댄토니 감독의 의도였다. 그리고 이러한 댄토니 감독의 의도는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미 올 시즌을 앞두고 하렐은 언론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었다. 美 현지 언론들은 하렐이 슈퍼스타까지는 아니지만 벤치멤버로써 NBA에서 오랫동안 활약할 것이라 예측했다. 오프시즌 휴스턴이 조쉬 스미스(쓰촨 블루 웨일즈)를 잡지 않은 이유도 하렐의 성장세를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렐은 이번 서머리그 첫 경기부터 팔로우-업 덩크를 성공시키는 등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며 전문가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들은 하렐의 성장세를 케니스 페리드와 비교하면서 “페리드처럼 하렐이 선천적인 리바운더는 아니다. 하지만 페리드처럼 환상적인 운동능력이 돋보이는 선수다. 신발을 벗고 198cm밖에 안 돼는 신장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선수들보다 한 발 더 뛰고 있다. 무엇보다 하렐의 가치는 뛰는 농구를 하는 팀에서 빛날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휴스턴과 하렐의 만남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하렐은 지난 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D-리그에서 보냈다. 루이스빌 대학시절, 테리 로지에와 함께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던 하렐이었지만 그의 첫 NBA 생활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다. 같은 포지션에 하워드, 스미스 등 쟁쟁한 선배들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팬들은 하렐의 이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렐은 지난해 11월 차 사고를 당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선행으로 휴스턴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선수라면 모름지기 플레이로써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켜야 하는 법. 지난 시즌 하렐의 출전시간을 가로막았던 쟁쟁한 선배들이 떠난 지금, 하렐은 휴스턴 인사이드의 주축선수로 발돋움하며 전보다 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주 카펠라가 돌아오면 하렐은 다시 벤치로 돌아가야 한다. 선발로 뛰다가 벤치로 내려가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하지만 지금의 하렐이라면 문제없어 보인다. 본디 벤치멤버로 활약하던 선수이고 최근의 활약으로 확실히 이전보다 더 많은 출전시간들을 부여받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 경기들에선 하렐과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면 카펠라가 돌아오는 지금 하렐은 휴스턴과 계속된 비상을 꿈꾸며 또 다른 2라운드 드래프티 신화를 꿈꾸고 있는 중이다.

▲카펠라 돌아오는 휴스턴, 서부 컨퍼런스 2위로 올라설까?
위기의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찾아오는 법. 올 시즌을 치르며 첫 위기를 잘 넘긴 휴스턴은 이제는 위기탈출을 넘어 더 높은 곳을 노리려 한다. 17일 현재 서부 컨퍼런스 2위인 샌안토니오와 휴스턴의 승차는 반게임차에 불과하다. 욕심을 좀 더 부린다면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차지하고 있는 서부 컨퍼런스 1위도 노려볼만 하다. 17일 현재 휴스턴과 골든 스테이트의 승차는 3.5게임차.
이렇게 휴스턴이 서부 컨퍼런스 1위를 욕심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하든이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휴스턴은 하든을 중심으로 공격전술을 전개하고 있다. 하든은 자신이 직접 득점을 올리는 것은 물론 정확한 패스들로 동료들의 득점을 돕고 있다. 이로 인해 하든은 올 시즌 득점부문 3위, 어시스트 부문에선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올 시즌 하든에게 더블-더블은 기본이요, 트리블-더블은 옵션이 됐다. 올 시즌 하든은 벌써 12번의 트리플-더블을 기록 중이다.
또 하든은 16일에 있었던 브루클린전에서 22득점(FG 42.9%)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 NBA 단일 역사상 2번째로 빠른 속도로 +1,000득점 & +500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에 그 이름을 올렸다. 이 부문 1위는 1961-1962시즌 42경기 만에 +1,000득점 & +500어시스트를 기록한 오스카 로버슨이 가지고 있다. 더불어 최근 하든은 10경기에서 무려 6차례나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휴스턴의 최근 경기들을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하든이다. 때로는 인사이드로 들어가 상대 빅맨들과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하든이다. 하든이 이렇게 공·수에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다보니 다른 선수들도 저절로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향상된 모습이다. 패트릭 베벌리의 경우, 높이의 공백을 매우기 위해 코트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면서 휴스턴의 수비벽을 두텁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에릭 고든과 라이언 앤더슨 역시 장기인 외곽포를 앞세워 휴스턴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렇게 여러모로 잘 나가고 있는 집안인 휴스턴에게 아쉬웠던 높이라는 가려운 곳을 긁어줄 카펠라의 복귀는 천군만마가 아닐 수 없다. 카펠라의 공백을 빠른 스피드로 매웠지만 그간 높이가 좋은 팀들과 맞대결에선 고전을 면치 못했던 휴스턴이었다. 그 예로 휴스턴은 14일에 있었던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경기에서 한 때 10점차 이상을 앞서 갔지만 마크 가솔과 잭 랜돌프를 앞세운 멤피스의 높이를 당해내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휴스턴으로선 앤더슨이 1쿼터 시작과 동시에 3개의 파울을 범한 것이 패인이었다. 올 시즌 휴스턴은 멤피스의 높이에 밀려 시즌 맞대결에서 모두 패하고 있다. 이 모두 카펠라가 빠진 직후 가졌던 경기들이다. 또, 12일에 있었던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전도 칼 앤써니 타운스를 막지 못하며 패하는 등 카펠라가 빠진 이후 휴스턴은 계속해 높이가 좋은 팀들에게 고전하고 있다. 이날 타운스는 23득점(FG 58.8%) 18리바운드를 기록, 인사이드를 완벽히 제압했다.
물론, 카펠라가 완벽히 컨디션을 찾으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수 있겠지만 그가 돌아온다면 적어도 전처럼 높이의 팀들에게 쉽게 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카펠라가 빠져있는 동안 하렐을 비롯한 데커, 네네 등 휴스턴 백업 빅맨들의 경기력이 좋아졌다. 카펠라가 부진하더라도 현재의 시스템을 사용, 경기를 운영하며 카펠라가 경기력을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이제는 기존의 카펠라-앤더슨의 조합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 조합으로 시너지효과를 내는 방법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시즌은 길고 아직 정규리그 종료까지 많은 시간들이 남아있기에 플레이오프에서도 높은 곳을 올라갈 생각이 있다면 다양하게 인사이드 조합을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올 시즌 휴스턴의 빅맨들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선수들로 이루어져있기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올 시즌 리그 정상급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거듭나고 있는 앤더슨을 비롯해 인사이드 공격에 강점이 있는 네네까지. 그리고 카펠라와 하렐, 데커의 경우 달리는 빅맨으로써 휴스턴에 꼭 들어맞는 조각들이다. 이들의 조합을 잘만 맞춘다면 지금보다 한층 강력해진 인사이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는 휴스턴이다. 더욱이 휴스턴은 빠른 템포의 경기운영으로 체력소모가 많은 팀이다.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이제는 활발한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휴스턴의 선전을 예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휴스턴은 이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올 시즌 리그 전체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즌 초반은 그저 바람이라 생각됐지만 이제는 초대형 태풍으로 변질, 어느새 리그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휴스턴은 올 시즌 끝까지 선전을 이어가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완전체가 될 휴스턴의 전력이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몬트레즐 하렐 프로필
1994년 1월 26일생 203cm 109kg 파워포워드 루이스빌 대학출신
2015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32순위 휴스턴 로켓츠 입단
2013 NCAA 우승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