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정다윤 기자] “(박)소희야 네가 하라고.” 마지막 작전타임에서 이상범 감독이 한마디를 남겼고, 박소희는 결승 3점슛으로 화답했다.
부천 하나은행은 14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와의 원정 경기에서 66-64로 승리했다. 리그 1위와 상위권을 가르는 무대답게 점수판은 쉬지 않고 흔들렸고 분위기는 한 번도 한쪽으로 크게 기울지 않았다.
승부가 더 예민해진 시점은 종료 4분 39초였다. 59-59의 균형이 이어지던 흐름에서 BNK가 이소희와 변소정의 픽앤롤로 틈을 만들었다. 하나은행은 2분 45초를 남기고 63-64로 한 점 뒤처졌다.
그 뒤로 양 팀은 서로 림이 외면한 시간을 건넜다. 시간이 줄수록 1점 차는 하나은행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회는 온다. 22초가 남았을 때 진안이 파울을 얻었다. 하나은행은 14초의 마지막 공격을 위해 작전타임을 불렀다. 1차 플랜은 진안과 사키를 축으로 한 플레이였다. 팀의 중심이라 수비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그래서 이상범 감독은 다음 장면까지 함께 적어놓듯 이어갔다.
작전 타임 중 마지막 이상범 감독은 못을 박았다. “진안이에게 줬어, 슛이 안 됐지? (박소희를 보며) 네가 하라고.” 박소희의 대답은 짧고 선명했다. “네!”
그렇게 시작된 앤드라인 공격은 1차 플랜이 막혔다. 하나은행의 작전은 그 자리에서 꺾이는 듯했지만 다음 페이지가 남아 있었다.
첫 번째 선택지에서 공간이 열리지 않자 진안이 볼을 지켰고, 사키는 약속된 백도어로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이어 진안의 볼을 받아 박소희가 핸드오프로 올라와 공을 넘겨받았다. 김소니아와 박혜진이 동시에 박소희의 슛체크를 붙었다.
컨테스트는 분명했지만 수비에서 살짝 무너진 밸런스의 그 틈을 박소희가 먼저 봤다. 망설일 시간이 없는 슛이었다.
공이 림을 통과하는 순간 작전판의 두 번째 줄이 현실이 됐다. 16.6초를 남기고 박소희의 3점슛이 스코어를 66-64로 뒤집었다. 이날 자신의 다섯 번째 3점슛을 '역전 위닝 샷'으로 장식했다.
하나은행은 이어진 마지막 수비에서 BNK의 공격까지 막아내며 경기를 닫았다. 3라운드 전승 흐름을 이어가 12승 3패, 5연승으로 승률 8할에 올라섰다.
이날 밤 ‘상범매직’. 믿음이 향한 자리로 공을 보내고, 그 믿음을 득점으로 증명한 선택이었다. 박소희는 이날 22점(3점슛 5개)으로 결말을 찍었다.

#사진_WKBL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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