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 정관장 박지훈은 26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9점 6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하며 정관장의 91-83 승리를 이끌었다. 정관장은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추며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 47.8%를 가져왔다.
정관장에 2차전은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지난 1차전에서 75-91로 패하며 흐름을 내줬다. 긴 휴식을 갖고 기다렸던 정관장이 3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KCC에 먼저 일격을 당한 건 뼈아픈 결과였다. 1차전을 내준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78.6%)은 크게 떨어졌고, 2차전마저 패하면 확률은 0%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싸워야 했다. 정관장은 1쿼터를 근소한 열세로 마쳤지만 2쿼터부터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출발점에는 수비가 있었다. 초반부터 연속 스틸로 KCC의 공격 흐름을 끊었고 박지훈은 속공 득점으로 코트의 온도를 끌어올렸다. 정관장은 그때부터 리드를 잡기 시작했다. 2쿼터를 30-18로 압도하며 경기의 물줄기를 틀었다.
박지훈의 존재감은 기록 이상이었다. 스틸 4개로 KCC의 볼 흐름을 흔들었고 공격에서는 무리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연결을 해냈다. 정관장이 가장 정관장다워야 하는 순간, 박지훈은 앞선에서 중심을 잡았다.
경기 후 박지훈은 "1차전에 마지막에 무기력하게 졌다. 우리의 농구를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웠다. 후회가 있었다. 다같이 후회없이 뛰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농구 하자고 했다. 오늘(26일) 잘 이길 수 있어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KCC도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앞선이 두텁고 벤치 가용 인원이 많기 때문에 높은 에너지로 상대하자는 게 잘 된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승리가 쉽게 완성된 건 아니었다. 정관장은 3쿼터 한때 19점 차까지 달아났지만 KCC의 추격은 매서웠다. 빠른 트랜지션과 외곽포를 앞세운 KCC는 순식간에 격차를 한 자릿수까지 줄였다.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구간이었다. 하지만 정관장은 완전히 휩쓸리지 않았다. 흔들릴 때 버티는 힘이 있었고, 다시 수비와 에너지로 간격을 지켰다.
박지훈도 이 지점을 짚었다. “상대 장점이 빠른 트랜지션이다. 쉬운 득점이 아닌 3점슛을 맞았다. 우리가 공격할 때는 전반보다 급해져서 점수 차가 좁혀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막판에는 변준형이 크게 흥분한 장면도 있었다. 단기전에서는 작은 감정 하나도 경기 흐름을 흔들 수 있다. 그때 박지훈은 주장으로서 변준형을 다독였다. 에이스의 감정을 억누르게 하기보다 팀이 이기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짚어줬다.
박지훈은 “뒤에서 선수가 민 동작에 대해 억울했던 거 같다. (변)준형이가 팀의 에이스다. 흔들리면 안 된다. 당시 우리가 이기고 있기에 ‘괜찮다, 잘하고 있으니 차분하게 마무리 하자’고 했다”며 주장의 면모를 보여줬다.
플레이오프는 한 경기의 무게가 다르다. 장면 하나가 시리즈의 방향을 바꾸고, 1분 1초의 집중력이 흐름을 갈라놓는다. 1차전의 패배가 정관장에 후회를 남겼다면 2차전의 승리는 다시 자신들의 색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수비 에너지, 앞선 압박, 그리고 많은 선수가 함께 버티는 농구. 정관장이 정규시즌 단독 2위에 오른 이유이기도 했다.
상대는 KCC다. 이름값과 개인 능력만 놓고 보면 부담스러운 전력이다. 그러나 박지훈은 그럴수록 정관장이 할 수 있는 농구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상대의 강점을 의식하되 자기 색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정관장의 방식이었다.
박지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농구를 보여줘야 한다. 단독 2위 성적 만들었던 팀이다. 우리의 색이 강한 농구를 보여줘야 한다. 상대 5명은 워낙 출중하다. 우리의 팀 컬러로 제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단기전 다르다. 1승이 소중하다. 더 에너지 있게 해야된다”고 말했다.
앞서 유도훈 감독이 강조한 전투력. 정관장은 1차전의 무기력함을 2차전의 에너지로 지웠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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