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재범 기자] “김종규 한 명 가세로 우승후보라고 하시는데 종규에게 큰 부담이라서 그런 생각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
원주 DB는 대대적 변화 속에 2019~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종규(207cm, C)와 김태술(180cm, G), 김민구(190cm, G)를 영입한 대신 많은 선수를 떠나 보냈다. 지난 시즌 개막 기준으로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DB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는 5명(윤호영, 김태홍, 유성호, 김현호, 윤성원)뿐이다.
DB는 2019~2020시즌을 딱 14명을 맞춰 선수 등록을 마쳤지만, 김종규 가세만으로 단숨에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허웅(185cm, G)과 윤호영(197cm, F)이 버티고 있고, 두경민(184cm, G)이 2020년 1월 초 국군체육부대에서 제대해 팀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DB 내부에선 아직 성급한 판단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종규는 국가대표에 선발되어 현재 DB에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종규는 2019 FIBA 중국월드컵이 끝나는 9월 10일 이후 DB에 합류해 제대로 팀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DB도 김종규가 합류하는 시점에 맞춰 외국선수와 함께 조직력을 다지기 위해 대만 전지훈련을 계획 중이다.
윤호영도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윤호영은 “우승후보라고 하시는 게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김종규 한 명 가세로 그런 평가를 하시는데 종규에게 큰 부담이라서 그런 생각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에게 부담만 안겨주는 평가다. 선수 구성이 좋아서 우승 후보라고 하시면 감사하지만, 시즌에 들어가봐야 알 수 있는 거라서 (그런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019~2020시즌 이후 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는 윤호영은 지난 시즌 대비 2억 2000만원이 깎인 보수 3억 원(연봉 2억 1000만원, 인센티브 9000만원)에 계약했다.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확실한 동기 부여를 갖고 있는 건 분명하다.
윤호영은 김종규의 합류로 보수에서 양보를 했지만, 대신 파워포워드가 아닌 스몰포워드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DB 이상범 감독은 윤호영을 스몰포워드로 기용할 의사를 내비쳤다. 윤호영은 공수에서 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이제는 DB의 중심은 김주성에서 윤호영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DB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탈락의 아픔을 씻고 2019~2020시즌 도약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중요한 윤호영을 6일 DB 연습체육관에서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만났다. 다음은 윤호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인터뷰에서 몇 번 이야기를 했는데 (지난 시즌과 전력이) 별 차이가 없다. 우승후보라고 하시는 게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김종규 한 명 가세로 그런 평가를 하시는데 종규에게 큰 부담이라서 그런 생각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 또 종규가 (농구월드컵을 마친 뒤 대표팀에 팀으로) 오면 시즌 개막이 가까워 손발 맞출 시간도 부족하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지난 시즌과 큰 차이가 없는데 뭘 보고 그런 평가를 하시는지 모르겠다. 선수들에게 부담만 안겨주는 평가다. 선수 구성이 좋아서 우승 후보라고 하시면 감사하지만, 시즌에 들어가봐야 알 수 있는 거라서 (그런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김종규 선수 가세뿐 아니라 선수단에 변화가 많다.
나간 선수만 많고 들어온 선수는 3명(김종규, 김태술, 김민구)뿐이다. 나간 선수 10명 정도(노승준, 이광재, 이지운, 주긴완(이상 은퇴), 박병우, 박지훈, 서민수, 정희원, 한정원(이상 이적) 이우정(입대))의 몫을 새로 온 선수 3명이 메워야 하기에 새로 온 선수들에게 부담이다. 농구는 개인종목이 아니라 팀 종목이라서 개인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 나머지 선수들이 분발하면 되지만, 꼴찌 후보라고 하시다가 갑자기 우승후보라고 하셔서 너무 치켜세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선수들이 많이 바뀐 가운데 훈련과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다.
종규가 없어서 골밑에서 많이 부족하다. 유성호(200cm, C)는 이제 운동을 시작했고, 서현석(198.3cm, C)은 아직 잘 몰라서 가르치는 단계다. 그래도 처음보다 좋아졌지만, 골밑에서 힘이 부족해서 연습경기할 때 좋아지는 과정을 보며 맞추고 있다. 앞선에선 김태술이 지난 주에 훈련을 하다 안 좋아져서 빠졌다. 1~2명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면 팀이 삐거덕거린다. 연습경기를 뛰어야 할 선수가 없어져서 힘든 상황이다.
김태술과 김민구 선수가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라서 이들과 함께 뛸 때 재미있는 농구가 될 거 같다.
재미있는 농구가 40분 중 몇 분 나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은 둘이 잠깐 쉬고 있다. 두 선수가 빠지면 경기를 뛸 선수가 없으니까 뻑뻑한 경향이 있다. 너무 크게 기대를 하면 어리고,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기에 부담을 느끼고 힘들어한다. 태술이와 민구가 들어오면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건 확실하다. 그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고, 들어왔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거 같은데 아직 몸을 끌어올리고 있는 단계다. 시즌 개막까지 많이 남았으니까 어떻게 될 거다(웃음).

이상범 감독님께서 지난 시즌 때 윤호영 선수가 3번(스몰포워드)이 아닌 4번(파워포워드)으로 뛰어서 과부하에 걸려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셨는데 이번 시즌에는 3번으로 뛸 거라고 말씀하신다.
1년 동안 3번으로 거의 출전하지 않았고, 지금도 못하고 있다. 종규와 외국선수가 왔을 때 3번 포지션을 연습하고, 코트 적응을 해야 한다. 감독님께서 아무렇지 않게 ‘3번으로 뛰어’ 하면 3번으로 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 저도 사람인지라 오랫동안 안 해서 적응이 필요하다. 저도 적응을 해야 한다.
3번과 4번의 차이는 어떤 것인가?
정반대다. 4번은 (스크린을) 걸고 다니는 선수, 3번은 (스크린을) 받고 다니는 선수다. 전 남을 도와주는 편인데 4번으로 뛰면 상대 선수와 몸 싸움을 하고 있어야 한다. 제가 덩치 큰 4번 선수를 상대하며 힘을 많이 쓰다 보니까 빨리 지쳤다. 3번을 보면 몸 싸움이 덜 해서 도움수비를 좀 더 할 수 있을 거다.
3번으로 뛰면 출전시간도 늘어나고, 공격에서 역할도 늘어날 거 같다.
지금 상황에선 제가 무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무리하다 안 좋게 될까 봐 걱정을 안고 있다. 감독님께서 제 몸을 걱정하시는 것처럼 제 몸에 대해서 자만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 젊지 않기에(웃음) 젊을 때처럼 과신하면 크게 다칠 수 있어서 제 스스로 업시키는 것보다 다운시키려고 한다.
윤호영 선수도 김종규 선수를 영입하며 보수에서 양보를 많이 했다. 이번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둬서 떨어진 보수를 올려야 할 거 같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팀 구성에서 필요했기에, 또 이번 시즌에 재미있게 농구를 하기 위해서 한 거다. 생각한대로 잘 되면 프로니까 금전적 보상이 따라올 거고, 안 되면 지금 양보한 것에서 더 내려갈 거다. 어쩔 수 없다.

종규가 와서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시는데 (다른 인터뷰에서) 이 이야기도 했다. 김주성이란 선수와 경기를 뛰어봤다. 같은 포지션에서 이런(김주성 코치 같은 기량을 갖춘) 선수와 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냉정하게 (김종규가) 김주성 코치님을 못 따라간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김종규의 기량을 김주성 코치와 비교하면) 부족하고, 김주성 코치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코트 안에서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마지막 한 방을 할 수 있는 선수냐, 아니냐의 차이다. 종규의 보수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커진 거라서 종규도 잘 알고 있다. 운이 좋게 DB에서 잡아줘서 이렇게 된 걸 감사하게 여기고, 팀에 합류하면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뛸 수 있는 빅맨인 종규가 들어오면 높이에서 강점을 가져갈 수 있다. 스마트한 부분은 김주성 코치님께서 계셔서 영리하게 배우면 좀 더 좋아질 거다. 현석이를 가르치는 걸 보고 김주성 코치님께 기대하는 게 더 크다. 현석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씩 늘어가는 게 보인다. (서현석에게) 정말 기본을 가르치지만, 종규는 기본을 떠나서 응용부분, 팀에 더 영향을 미칠 부분을 (김주성 코치에게) 배우면 더 좋을 거다.
두경민 선수가 내년 1월에 복귀(2020년 2월 13일 제대 예정이었으나 군 복무기간 단축으로 1월 8일 제대 예정)하는 것도 DB 전력을 높이 보는 이유다. 상무 다녀온 경험이 있으니까 두경민이 군 복무 마무리를 잘한 뒤 복귀하도록 조언 한 마디 해달라.
2020년은 안 올 거다(웃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서 몸 관리를 잘 하면서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너무 잘 하려고 무언가 하다가 다치니까 그런 걸 조심하고, 체중 조절도 잘 해야 한다. (상무에선) 할 수 있는 게 적지만, 워낙 몸 관리를 잘 하는 선수라서 걱정 없다. 멘탈적인 부분에서 성숙해져 왔으면 좋겠다.
이상범 감독님께서 올해 계약 마지막 해다. 혹 윤호영 선수에게나 아님 선수들에게 특별히 말씀하신 게 있나?
아직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다. 감독님 얼굴을 뵌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동안 외국선수 선발 등으로 나가계셨다. 얼굴 뵙고 운동을 한 건 아마 지난 주부터다. 운동을 몇 번 안 해서 특별히 말씀하신 건 없으셨고, 처음에 올해 이런 상황이니까 우리끼리 더 잘해보자고 하셨다. 선수들에게 세세하게 말씀하시지 않는다. 쿨하게 지켜야 할 것과 스스로 해야 할 것만 말씀하셨다.

선수로 오랜 시간을 보낸 김주성 코치와 함께 하고 있다.
지금 힘들어 보인다(웃음). 어떻게 보면,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는데 다시 막내로 돌아간 거다. 워낙 김주성 코치님께서 농구를 잘 아시기에 감독님도, 다른 코치님도 많이 물어보셔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김주성 코치님은 제 영역 밖이라서 제가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처음이라서 힘들어 하시는 게 보일 뿐 자세한 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곧 외국선수도 입국하면 시즌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거다.
아직 멀었다. 제 몸이 여름이라 힘들어서 약부터 먹고 기운을 내야 한다(웃음). (윤호영 선수는 인터뷰 직전 한약 두 박스를 들고 들어왔다) 선수 1~2명이 다치면 엔트리를 못 채운다. 우리 팀은 그런 상황이다. 워낙 선수가 없어서 지금 있는 선수들로 이번 시즌을 치러야 한다. 그만큼 종규가 열심히 할 거다(웃음).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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