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규빈 인터넷기자]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은 클린트 카펠라를 내주고 미네소타로부터 로버트 코빙턴을 받는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많은 팬과 관계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이유는 이 트레이드로 휴스턴의 주전 5명의 평균 신장이 2m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주전 센터인 PJ 터커의 신장은 198cm에 불과하다.
최근 극단적인 스몰라인업을 활용하여 우승을 거둔 사례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는 자신들의 필살기로 스몰라인업을 활용했지 시즌 내내 사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휴스턴은 다르다. 휴스턴은 남은 시즌 모든 경기를 극단적인 스몰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높이에 대한 걱정에 휴스턴의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지난 5년간 NBA에서 가장 강했던 라인업이 뭔지 아나? 그건 바로 골든스테이트의 극단적인 스몰라인업이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걱정과 기대 속에 LA 레이커스와의 첫 경기를 치른 휴스턴은 보기 좋게 자신들에 대한 우려를 털어냈다. 서부 컨퍼런스 1위를 달리던 LA 레이커스를 원정에서 121-111로 깔끔하게 잡아낸 것이다. 이날 휴스턴은 자신들의 야투 85개 중 42개를 3점슛으로 시도하며 외곽 폭격을 감행했다. 성공률 역시 45%로 준수한 성공률을 자랑했다.
물론 레이커스와의 한 경기로 휴스턴의 스몰라인업을 성공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실제로 휴스턴은 레이커스전 이후 3경기에서 1승 2패를 거두며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휴스턴은 2연승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휴스턴의 트레이드는 실패일까? 하지만 휴스턴은 무리해서라도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한계를 드러낸 카펠라
카펠라는 2014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5순위로 휴스턴에 지명된 이후 휴스턴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뽑힌 순위가 말해주듯, 드래프트 당시 카펠라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카펠라는 휴스턴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준수한 빅맨으로 거듭났고, NBA에서 스틸 픽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런 카펠라지만 휴스턴 구단은 그를 이번 시즌 내내 그를 트레이드 블록에 올려놓으며 가치를 점검했고 결국 코빙턴과 트레이드되며 카펠라의 휴스턴 생활은 막을 내렸다. 휴스턴이 프랜차이즈 스타 카펠라를 보내고 코빙턴을 데려온 도박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지난 시즌 부진했던 플레이오프 성적.
제임스 하든이라는 슈퍼스타가 탄생한 이후, 휴스턴의 목표는 하나였다. 바로 우승이다. 휴스턴은 하든이 나이를 먹기 전에 우승하기 위해서 총력을 다했다.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휴스턴은 기화마다 번번이 기회를 놓치며 우승에 실패했다. 가장 아쉬운 시즌은 7차전 끝에 파이널 진출이 좌절된 2017-2018시즌이겠지만, 지난 시즌이었던 2018-2019시즌 또한 역시 뼈아팠다.
당시 휴스턴은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를 만나 6차전 끝에 패배했다. 에이스 하든의 부진도 큰 원인이었지만 카펠라의 부진 역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 카펠라는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평균 9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부진했다. 이것은 휴스턴이 카펠라에게 바란 성적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는 알다시피 극단적인 스몰라인업을 활용하는 팀이었고 휴스턴은 카펠라의 높이가 위력을 발휘하기를 바랐지만 카펠라는 오히려 스몰라인업의 먹잇감으로 전략했다.
오늘날 NBA의 대부분 팀은 스몰라인업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스몰라인업의 먹잇감으로 전략한 카펠라로 우승을 도전하기엔 무리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둘째, 웨스트브룩과의 호흡
이번 시즌 시작 전, 휴스턴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크리스 폴을 트레이드하고 러셀 웨스트브룩을 영입한 것이다. 많은 사람은 이 트레이드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이 갈 선수는 하든으로 생각했으나 지금까지 하든과 웨스트브룩의 공존은 무난하다. 문제는 웨스트브룩과 카펠라의 공존이다.
이번 시즌 휴스턴은 100 포제션 당 118.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카펠라와 웨스트브룩이 함께 뛴다면 휴스턴의 100 포제션 당 득점은 107.6으로 떨어진다. 반면 웨스트브룩을 투입하고 터커를 센터로 활용하는 라인업의 100 포제션 당 득점은 117.8로 훨씬 높다. 그리고 터커를 센터로 활용하는 라인업에서 휴스턴의 100 포제션 당 득점은 118.9까지 증가한다.
이 수치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카펠라와 웨스트브룩은 시너지가 전혀 나지 않은 듀오다. 근본적인 이유는 웨스트브룩이 선호하는 공간이 카펠라와 완벽히 겹치기 때문이다. 웨스트브룩의 가장 큰 장점은 거침없는 림 어택이다. 림 어택은 공간이 많을수록 위력이 증가한다. 하지만 카펠라가 있다면 골밑에 상대 센터가 버티고 있게 되고 웨스트브룩의 림 어택은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하든은 림어택도 잘하는 선수지만 가장 큰 장점은 외곽에서 1:1 아이솔레이션 공격이나 3점슛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든과 카펠라는 시너지가 나는 듀오다. 반면 이번 시즌 웨스트브룩은 3점슛 성공률은 저조하지만 림어택 효율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휴스턴은 웨스트브룩을 위해서라도 카펠라를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웨스트브룩 기록 without 카펠라
37.1분 32.9득점 7.3리바운드 6.6어시스트 1.6스틸 야투율 52.2% 림어택 시도 1위 (경기당 12.4개) 림어택 성공률 60.9% (같은 기간 동안 안데토쿤보에 이은 NBA 전체 2위)
셋째, 카펠라의 계약 규모
2018년 7월 휴스턴과 5년간 8,0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체결한 카펠라는 이번 시즌 포함, 4년의 계약이 더 남아있다. 연봉은 1,700만 달러 정도로 크게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다. 문제는 휴스턴의 샐러리 상황이다. 휴스턴은 하든, 웨스트브룩, 에릭 고든 세 선수에게 연간 100m씩 3년 이상의 계약이 남아있다.
따라서 FA로 전력 강화는 불가능하고 오직 트레이드를 통하거나 아니면 드래프트를 통해 보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드래프트 지명권은 웨스트브룩 트레이드 때 4장이나 넘어갔고 휴스턴은 매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팀이기 때문에 드래프트 지명 순위 역시 높지 않을 것이다.
사실상 휴스턴의 전력 보강 방법은 트레이드가 유일하다. 그렇다면 누가 트레이드가 돼야 할까? 하든과 웨스트브룩은 핵심 선수이고, 터커 역시 절대 내줄 수 없는 자원이다. 고든은 남아있는 계약 규모도 크고 부상도 많아서 인기가 많은 매물은 아닐 것이다. 결국 휴스턴에서 트레이드 가능하고 타팀이 원하는 자원은 카펠라 하나가 유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휴스턴은 카펠라를 트레이드 할 수밖에 없었다.

▲리그 최고의 3&D 플레이어 로버트 코빙턴
휴스턴이 센터인 카펠라를 보내고 빅맨이 아닌 포워드 코빙턴을 영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코빙턴이 휴스턴이 추구하는 스몰볼에 가장 필요한 조각이기 때문이다. 재밌는 사실은 코빙턴의 가치를 가장 먼저 눈치챈 구단이 휴스턴이라는 사실이다. 2013년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못하고 언드래프티였던 코빙턴을 데려온 구단이 바로 휴스턴이다. 코빙턴은 2013-2014시즌 휴스턴에서 7경기를 소화하며 NBA 무대에 데뷔했다. 하지만 이후 휴스턴은 그를 웨이브했고 코빙턴을 데려간 구단이 바로 필라델피아 76ers다. 필라델피아에서 코빙턴은 NBA 최고의 3&D 플레이어로 이름을 알린다. 오랜 시간이 지나 휴스턴으로 금의환향한 코빙턴은 명불허전의 활약을 보인다.
코빙턴의 가장 큰 장점은 당연히 수비다. 코빙턴은 항상 리그 최고의 윙디펜더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하지만 코빙턴의 수비력은 독특하다. 코빙턴은 흔히 말하는 1:1 상황에서 상대를 잠그는 '락다운 디펜더' 유형의 수비수는 아니다. 하지만 코빙턴은 엄청난 수비 IQ를 활용한 도움 수비와 공간 커버 수비에 전문가다. 도움 수비와 공간 커버, 이 분야에서 코빙턴은 NBA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수비수다. 그리고 이 공간 커버 능력이 스몰라인업의 수비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이다.
미네소타에서 평균 1.7스틸과 0.9블록을 기록하던 코빙턴은 휴스턴 이적 후 1.2스틸과 2.3블록을 기록하고 있다. 스틸 개수는 떨어졌지만, 블록은 1개 이상 증가했다. 또 100포제션 당 수비 마진을 평가하는 DPBM 역시 1.3에서 2.1로 증가했다. 코빙턴은 휴스턴의 스몰라인업에 녹아들뿐만 아니라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공격력 역시 준수하다. 커리어 통산 36%의 3점슛 슛터인 코빙턴은 휴스턴 이적 후 고감도 3점슛을 자랑하고 있다. 미네소타 시절 34%로 다소 주춤했던 코빙턴은 휴스턴 합류 이후 38%의 확률로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시도 횟수 또한 2개 가까이 증가하며 양과 질,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 모습이다.
코빙턴의 또다른 장점 중 하나는 바로 간결함이다. 코빙턴의 USG%(공격 점유율)는 17%로 매우 낮은 수치다. 휴스턴은 하든과 웨스트브룩 두 가드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팀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공을 적게 잡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코빙턴은 휴스턴 합류 후 12.8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에서 소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즉, 휴스턴은 트레이드를 통해 자신의 스타일에 비효율적이었던 센터를 보내고 스몰라인업에 최적화된 포워드를 데려온 셈이다.

▲휴스턴 스몰라인업의 기본적인 틀
스몰라인업이란 기본적으로 정통 센터를 기용하지 않고 기동력 있는 포워드를 센터로 올리면서 기동력과 활동량으로 대결하는 라인업을 의미한다. 스몰라인업은 골밑을 지켜주는 센터가 아닌 포워드를 투입하기 때문에 수비를 포기하고 공격을 보강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휴스턴의 스몰라인업은 그렇지 않다. 공격과 수비,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다.
공격: 5-아웃
휴스턴이 스몰라인업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격에서 5-아웃, 즉 5명 모두 3점 라인 바깥에 두고 공격을 진행한다. 이렇게 해서 만든 공간을 리그 최고의 림 어태커인 웨스트브룩과 하든이 충분히 활용하며 공격한다.
이렇게 휴스턴과 유사한 5-아웃 시스템을 공격의 기본틀로 사용하는 팀이 있다. 바로 야니스 안데토쿤보의 밀워키 벅스다. 밀워키 역시 리그 최고의 림 어태커인 안데토쿤보를 위한 최적의 시스템을 마련해 준 것이다.
이런 5-아웃 시스템이 위력을 발휘하려면 코트에 있는 5명 모두 3점 슛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휴스턴은 하든(36%), 터커(37%), 대니얼 하우스(38%), 코빙턴(33%) 등 주전 라인업의 모든 선수가 3점슛을 던질 수 있다. 5-아웃 시스템이 유동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수비: 무한 스위치 디펜스
휴스턴의 수비 시스템 역시 확고하다. 휴스턴은 NBA에서 가장 스위치 디펜스를 많이 하는 팀이다. 휴스턴은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상대가 스크린을 걸면 곧바로 스위치로 상대한다. 센터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기존 휴스턴의 빅맨인 카펠라 역시 스크린을 통해 상대 가드와 1:1로 상대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카펠라는 상대 가드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먹잇감이 되기 일수였다.
반면 터커는 다르다. 터프하고 단단한 수비수인 터커는 가드와의 맞대결을 전혀 꺼리지 않는 선수다. 이렇게 터커가 가드와 스위치되서 외곽으로 나가게 되면 빈 공간을 코빙턴이 메운다. 앞서 말했듯 코빙턴은 공간 커버의 귀재다. 코빙턴과 터커는 함께 뛸 때 101.5의 디펜시브 레이팅을 기록했다. 이는 휴스턴의 시즌 평균 기록보다 8점 더 좋은 기록이다.
이런 무한 스위치 디펜스가 가동하려면 대체적으로 신장이 커야한다. 휴스턴은 센터인 터커의 키는 작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키는 모두 포지션 대비 평균 이상이다. 이는 휴스턴의 무한 스위치 디펜스의 숨은 원동력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윙스팬이다. NBA에서 선수의 사이즈를 평가할 때 신장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윙스팬이다. 휴스턴은 주전 라인업의 모든 선수가 긴 윙스팬을 자랑한다.
휴스턴 주전 선수들의 윙스팬: 웨스트브룩(이하 신장191cm, 이하 윙스펜 203cm), 하든(196cm, 210cm), 하우스(201cm, 203cm), 코빙턴(206cm, 218cm), 터커(198cm, 208cm) 이러한 윙스팬은 공수 양면에서 큰 도움을 준다. 휴스턴의 스몰라인업이 결코 낮지 않은 이유다.
▲휴스턴 스몰라인업의 약점은?
이론상으로는 완벽한 휴스턴의 스몰라인업이지만 약점은 명백히 있다. 일단 NBA 수위권의 빅맨들에게 약할 수밖에 없다. 더욱더 작아지는 NBA 트렌드 상 빅맨들도 골밑이 아닌 외곽 플레이에 주력하지만 그럼에도 정통 빅맨의 위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휴스턴은 트레이드 후 첫 경기인 레이커스와 대결에서 앤서니 데이비스에게 32점을 허용하며 페인트 존을 폭격당했다. 그럼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3점슛이었다.
즉 휴스턴은 상대 빅맨에게 줄 득점은 주고, 외곽에서 승부를 겨뤄야 한다. 하지만 골밑 득점보단 3점슛이 확률이 명백히 더 낮기 때문에 슛감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체력이다. 스몰라인업은 높이를 낮춘 대신 활동량과 기동력으로 승부해야한다. 거기에 휴스턴의 감독은 7인 로테이션으로 유명한 댄토니 감독이다. '과연 휴스턴의 주축 선수들이 플레이오프까지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회의감이 먼저 드는 게 사실이다.
휴스턴은 잠잠했던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가장 큰 이야깃거리를 안겨준 팀이다. 그리고 트레이드 후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과연 휴스턴의 스몰라인업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까? 휴스턴의 행보에 주목해보자.
#사진_AP/연합뉴스,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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