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전 원주 DB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기존의 헨리 엘런슨과 이선 알바노에 득점력이 좋은 레이션 해먼즈가 2옵션으로 합류하며 리그 최강의 파괴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예상처럼 공격력은 화끈했다. 엘런슨(24.5점)과 해먼즈(22.7점), 알바노(20.5점)는 모두 평균 20점 이상을 올렸고, DB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평균 90점 이상을 기록 중이다.
가장 날카로운 창을 보유한 DB의 가장 큰 고민은 부상이다. 골밑 수비가 약점이라는 평가가 많은 DB는 중심을 잡아줄 선수들의 부상으로 약점이 더욱 뚜렷해졌다. 엘런슨은 두통으로 2주 진단을 받으며 일시 대체 외국선수 앨런 윌리엄스가 합류했고, 국내 포워드 강상재는 발목 부상으로 6주 진단을 받았다. 여기에 정효근까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포워드진의 잇따른 이탈에 어깨가 가장 무거워진 선수는 프로 3년 차 김보배다. 10월 28일 대구한국가스공사전까지 10분 내외의 출전 시간을 부여 받았던 김보배는 10월 31일 부산 KCC전과 11월 1일 창원 LG전에 2경기 연속 22분 이상을 소화했다. 가용 인원이 적어진 팀 상황으로 인해 팀에서의 비중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경기 초반 이정현과의 투맨 게임으로 첫 득점을 올린 김보배는 3점슛까지 터뜨리며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윌리엄스의 퇴장으로 투입된 3쿼터에는 리그 최고의 리바운더 아셈 마레이를 상대로 공격 리바운드 2개를 기록하며 밀리지 않았다. 김보배가 안겨준 세컨드 찬스는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고, 이후 투핸드 덩크까지 터뜨리며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4쿼터 초반에는 마레이의 슈팅을 블록슛까지 해내며 모든 것을 보여준 김보배의 최종 기록은 13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슛. 13점은 김보배의 통산 커리어하이 타이 기록이다. 여기에 김보배는 5개의 야투 시도를 모두 성공시키며 성공률 100%로 효율까지 챙겼다.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운 김보배의 활약에 DB는 연패에서 탈출했다.

김보배는 지난 시즌에 비해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평균 득점만 0.5점(4.7점→5.2점)이 상승했고, 출전 시간(14분 54초→13분 17초)과 리바운드(3.3개→2.3개) 등 대부분의 기록은 감소했다. 외국 선수 2인 동시 출전 제도로 인해 국내 빅맨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고, 김보배 역시 역할과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부상도 있었다. 오프 시즌 연습 경기와 10월 10일 KCC와의 맞대결에서 선수와 충돌하며 뇌진탕 증세를 겪은 것이다. 다행히도 건강하게 복귀한 김보배는 "부딪치는 게 무서웠다"고 부상 트라우마를 고백하며 "남은 경기에서는 다치지 않고 팀에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김보배는 경기력을 점차 찾아가고 있고, 부상 선수의 이탈로 출전 시간도 늘어나면서 점점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특히 LG전 활약은 김보배의 터닝 포인트이자 다짐을 현실로 바꿔내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알바노와 해먼즈의 득점력은 건재한 가운데, 김보배가 DB의 약해진 골밑 경쟁력을 어느 정도 커버해 준다면 DB는 최상위권 도약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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