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점프볼 창간 21주년 기획 한국농구를 지킨다 ① KBL 워크맨 이혁준 과장

강현지 기자 / 기사승인 : 2021-01-03 14: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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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농구전문잡지 점프볼이 2021년 창간 21주년을 맞는다. 점프볼은 오랜 세월 한국농구와 함께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구매거진으로 자리 잡았다. 점프볼은 창간 21주년을 기념하는 기획 시리즈로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농구 발전을 뒷받침해온 주인공을 소개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첫 번째 주인공은 KBL(한국농구연맹)의 멀티 플레이어 이혁준 과장이다. 2008년 1월 KBL에 입사한 이 과장은 운영팀 업무를 시작으로 심판실, 홍보팀에 마케팅 업무까지 다양한 업무 스킬을 쌓으면서 프로농구와 함께해 왔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인터뷰는 12월에 미리 진행됐음을 알립니다.

KBL 곳곳에 닿은 그의 손길들
2017년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마네킹 챌린지를 기억하는가. 경기 중 선수들뿐만 아니라 벤치까지도 모두 멈춰 서게 했던 이 퍼포먼스는 KBL의 젊은 직원들이 만든 역작이다. 당시 이 이벤트는 해외에서도 토픽으로 다룰 만큼 이슈가 됐고,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 젊은 직원 가운데 리더는 바로 다름 아닌 이혁준 과장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KBL의 공식 소통 창구가 된 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는 KBL 어시스터(명예기자단) 관리도 그의 손을 거쳤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프로농구 발전에 힘쓰고 있는 이혁준 과장을 만났다.

Q. KBL에 입사한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왜 프로농구 연맹이었나요.
자연스럽게 인연이 닿았죠. 농구대잔치, 마지막 승부 시절과 고등학교가 농구 명문팀이다 보니 농구를 좋아하게 됐어요. (경복고)농구부가 결승에 가면 오후 수업 다 빠지고, 농구장으로 단체 응원을 가곤 했거든요. 사실 농구만 좋아해온 건 아니었어요. 모든 스포츠를 좋아한 케이스였죠. 아침이면 스포츠면에서 뉴스를 접하고 저녁에는 스포츠 뉴스, 하이라이트까지 챙겨보는 팬 중 한 명이었죠. 큰 이슈가 있을 땐 신문을 사서 하루 종일 보곤 했어요. 어릴 땐 실시간 정보를 알 수 없을 때였는데, 너무 궁금해서 700-6969라고, 실시간 결과를 알려주는 유료전화가 있었는데, 이를 이용하다가 추가 요금에 어머니께 혼난 적도 있었어요(웃음). 그러다 스포츠 관련 학과로 진학하게 됐고, 졸업 직전에는 스포츠 마케팅사에서 인턴을 수료하기도 했죠. 그 인턴 종료 시점에 KBL 채용 공고가 떴을 땐데, 운이 좋게 2008년 1월 2일 입사를 하게 됐습니다.

Q. 사실 KBL 취업을 꿈꾸는 이들이 많잖아요. 이들을 위해 KBL 취업 스토리를 들려주자면요.

그 때는 1차 면접에서 실무진 면접을 보고, 외국인 강사 면접이라고 해서 그렇게 두 번 1차 면접을 봤어요. 최종 면접은 임원진 포함을 해서 봤고요. 그땐 조금 빡셌죠. 기억에 남는 건 2차 면접에서 10년 후 제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 전 이쪽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고 답했어요. 당시 월드컵 수익률에서 일부를 유소년, 아마추어 분야 활성화에 쓰인다고 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프로선수의 근간은 유소년이지 않냐. 그 중심에서 일을 할 것 같다고 말을 했죠. 또 다른 건 1차 면접 후 2차 면접 사이에 어떤 준비를 했냐는 질문에 1차 면접 시 영어 면접을 잘 못봐 전화 영어를 끊었다고 말했어요. 이건 지금의 마케팅 과장이 면접 때 저의 그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여기에 있어야 하는 이유들을 어필했고, 여기에 자소서, 면접 등에서 임팩트가 있지 않았나 해요.

Q. 운영팀 근무에 대표팀 매니저 경험, 홍보, 마케팅까지 KBL 멀티 자원이 아닌가 싶은데요. 선수들도 자신의 옷에 딱 맞는 포지션이 있다고 하지 않나. 그중 가장 맞는 옷은 어떤 것이었나요.
저도 사실 선택사항에서 선택을 안 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거든요(웃음). 모든 일이 어렵고 또 한 곳에 오래 경험을 하면 완숙에 이르렀을지 궁금하기도 해요. 이 말은 가장 말 맞는 옷을 못 찾은 것 같아요.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열심히 했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아직 잘하는 게 뭔지 찾는 과정이 아닐까 해요.  

Q. 그동안 맡았던 업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요?
최근부터 보자면 KBL TV 런칭을 한 뒤 했던 것들이 기억에 남아요. 기획부터 섭외를 거의 다했거든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허재 감독님 편이요. 예능에 진출한 허재 감독님이 프로농구 이야기를 하면서 시즌 직전 홍보하는 취지였는데 과정부터도 기억에 남아요. 워낙 인기가 많아지시고 하다 보니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 날 언론사 인터뷰가 있다는 걸 들었어요. 몰래 침투했죠. 그때 선크림을 사서 지나가는 길에 들렀다며 인사를 드렸어요. 매니저님이랑 안면도 트고, 밑 작업을 미리 해둔 거죠. 지금 허재 감독님 편의 조회수가 123만정도 나왔는데, 많이 나온 편이죠~ 무엇보다 블락 심판(홍기환 심판 부장)과의 만남까지 준비했죠. 영상도 수십 번 돌려보고, 댓글도 많이 봤는데, 불낙 전골만 먹었다면 100점짜리라고 하더라고요. 의도는 했죠, 당연히(웃음). 그런데 그쯤 방송에서 불낙전골을 드시는 장면을 봤고, 제가 기억하기에는 허재 감독님이 불낙 전골을 그렇게 좋아하시지도 않았던 걸로 기억해요. 장소나 접근성 등을 고려해서 잡은 장소였죠.

Q. 또 하나, 올스타전 마네킹 챌린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합을 맞추려고 수십 번, 선수들에게 반복 설명을 했어요. (김)주성이 형이 이야기 그만 좀 해라고 할 정도로 그랬다니까요(웃음). 전날 밤에 문자하고, 아침에 한 번 더 연락을 하고, 리허설까지 완벽하게 준비했던 거죠. 경기 중에 이벤트를 한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전날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시뮬레이션을 계속 하고, 경기 시작 전까지, 2쿼터 시작 후에 벤치에도 이야기를 했어요. 결과를 보니 짜릿했죠. ‘됐다’하고, 옆에 있던 동기 손을 잡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뉴스에도 많이 나가고, 해외 토픽으로 이슈가 됐죠. 그 순간 짜릿함은 지금도 잊지 못해요.

Q. 멀티플레이어가 되면서 회사 생활을 하는데, 장·단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장점은 경험한 만큼 시야가 넓어져요. 특정 업무를 하는데 있어 부분적인 것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팀에서는? 구단에서는? 선수들 등 더 많은 부분을 같이 생각하는 건 장점이죠. 특히 대표팀 경험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내 경험이잖아요. 단순한 행정 업무 이상으로 하나의 새로운 영역을 경험한 거라 감성적, 이성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죠. 단점은 스스로 스트레스가 많아져요. 모르는 게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내 일이 아닌데도 신경 쓰이고, 관여하게 되고(웃음). 생각도 많아지고 피곤해 지는 것 같아요. 선배들과 일을 공유하게 될 때 ‘너도 이 업무를 해봐서 알겠지만’이란 말로 이야기를 시작할 때 부담이 되기도 하죠. 대표팀 경험을 하면서 선수들 독려나 참여 유도, 현장 관리 등에서도 제 몫이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업무와 상관없이 연맹에 필요한거나 질의 요청 사항 등이 있으면 저를 통해 오는 게 많은데, 피곤할 때도 있어요. 하하. 하지만 결국 그게 제 역할이고, 내가 기여하고, 선수들을 위해 작은 것이라도 소통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Q. 연맹 직원으로 일하면서 구단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기자들은 가끔 친한 선수들과 비시즌이면 술 한 잔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선수는 있는가요. 친분이 있거나 하는 선수가 있다면요.
일단 연맹 직원이 선수들과 친할 일은 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대표팀 매니저를 하며 선수단과 함께했다 보니 친해졌던 것 같아요. 선수들과 동고동락도 했고요. 대신 선수들이랑 친분은 유지하되 개인적인 시간은 안 가지려고 해요. 김주성, 김성철, 이규섭 등 형들과는 밥이나 먹자고 해서 한 번 정도 먹은 게 있는데, 만나면 더 연맹에서 잘해야 한다고 잔소리가 엄청 많아요(웃음). 많이 혼나기도 하고, 선수단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게 되다 보니. 같이 한때 동고동락한 선수들이 은퇴할 때는 너무 아쉬워요. 최근에는 양동근 선수가 은퇴할 때도 레전드로서, 연맹 직원으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너무 아쉬웠죠. 또 김종규 선수는 제가 대표팀 파견을 갔을 때 대학교 1학년 막내였거든요. 같이 짐도 옮기고, 잔심부름을 하며 같이 보낸 시간이 길어 애정이 많이 가긴해요. 사실 만나면 반갑고, 친하긴 하지만 따로 만나려고 하진 않아요. 대신 잘할 때는 격려 메시지 정도, 개인 성적이 안 좋고 하면 연락을 잘 안하게 되죠.

Q. 스포츠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4대 프로스포츠의 연맹에 있는 것도 굉장한 자부심일 것 같은데요
프로스포츠를 운영하는 단체의 일원임을 매우 감사하며, 매우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그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요. 저 또한 입사 전까지 팬의 입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아닌지를 잘 생각해 왔는데, 여러 과정과 상황이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할 때도 있어요. 저 한 명으로 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다 같이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관련 업무가 바로 기사화가 되고, 뉴스에 알려지면서 주변에서 좋은 일이 있으면 격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위로 등의 피드백이 와요. 그런 걸 보면 제가 공적인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죠. 그렇기 때문에 더욱 팬들의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하고, 영광스러운 만큼 저 역시도 팬이었을 때를 기억하며 책임감을 가지려고 해요.

Q. KBL 직장 생활 중 힘든 일도 많고 했을 텐데 지금까지 일하면서 특별한 터닝 포인트 혹은 원동력을 얻은 때가 있나요.
대표팀 매니저 시절이었던 거 같아요. 입사 3년 차인 2010년 5월, 국가대표운영위원회가 개설되고, 갑자기 매니저로 파견된다고 듣고, 당황스러웠죠. 갑작스러운 파견이고, 연맹에서도 역대 처음 있는 케이스이고, 예상치 못한 일에 부담감과 불안감 모두가 컸어요. 처음에 태릉선수촌 입소했을 땐, 하루는 찾는 사람이 너무 많고 지쳐서, 밤에 9시에 문 잠그고 그냥 숨어있던 적도 있었어요. 현장 매니저 일뿐만 아니라 KBL, KBA 양쪽으로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업무가 정말 많았거든요. 근데 그날 밤 많은 생각을 했죠. 이런 경험도 아무나 할 수 없는 거다. 언제 또 이런 일을 해보겠냐 싶었고. 각오를 다시 다졌던 날이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 이후는 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이게 파견직이니깐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정말로 최선을 다했어요. 제가 국가대표팀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었다는 자부심과 그들과 한 팀이었다는 것. 스포츠를 사랑하고, 그래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저에게는 정말 너무나 선물 같은 경험이었던 거 같아요. 이 모든 과정이 저를 강하게 만들어 주었고, 어떤 일이 주어져도 결국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게 됐어요. 그게 지금까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제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고 최선을 다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네요.

Q. 사실 시즌 중이면 프로야구의 인기에 치일 때도, 겨울이면 배구와도 비교를 하다 보니 신경도 많이 쓰일 것 같은데요.
과거에는 신경을 쓰기도 하고, 농구 못지않게 좋아했던 게 야구였어요. 사실 입사 초반에는 잘 안 보려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의미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개인적인 경쟁심이지 않았나 해요. 결국 선의의 경쟁자일 수 있지만, 더 크게 보면 동반자라고 생각해요. 누가 더 잘나가고, 그것만 중요한 것 같진 않아요. 일단 종목마다 경쟁력과 매력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우리가 스타들을 더 많이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어요. 우리가 신경써야 할 건 타 종목이 아니라 넷플렉스 등 다른 콘텐츠인 것 같아요. 종목마다 자신만의 매력이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다른 종목 관계자들과 소통을 하고, 공유도 많이 해요.

Q. 마케팅은 벤치마킹이 중요할 텐데, 타 종목 쪽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어떻게 자료를 조사 하나요.
최근에는 프로스포츠협회라고 프로 종목을 아우르는 중간 단체도 있고, 각 부서마다 관계자들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편이죠. 기사나 새로운 사업 관련 공지를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게 있으면 전화도 하죠. 반대로 저희에게 전화가 오기도 하고. 업무가 비슷하고, 스포츠 종목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의 상황도 비슷하니 시즌이 끝나면 격려도 해주고, 시간이 될 땐 자주 보고, 소통하기도 해요.

Q. 코로나19가 종식됐다고 가정하고, 해보고 싶은 마케팅이 있을까요
스타 발굴, 육성 프로젝트요. 이 부분은 본인의 자질도 중요하지만, 연맹이나 구단에서 서포트도 중요하다고 봐요. 아마추어, 신인 때부터 자기 PR을 할 수 있는 능력, 미디어 교육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중에서도 자질이 있는 선수들은 추가적으로 콘텐츠로도 부각시킬 수 있거든요. 타 종목을 보면 그런 선수들이 간혹 있더라고요. 그런 인기에 빠져서는 안되겠지만,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개인 PR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스타병이 생기면 안 되겠지만(웃음). 그래서 인성 교육도 함께 해야 하고요.또 CSR은 구단에서 하고 있지만, 연맹과 함께해서 프로그램화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리그, 선수가 하나 돼서 활성화를 한다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사실 크블몽이라고 저희가 캐릭터를 이용해 이를 농구 교육 자료로 활용한 사례가 있어요. 지난 시즌에는 빛을 보지 못했는데,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곳곳에서 자료로 활용되고 있더라고요. 이 부분에서 본다면 누군가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연맹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크블몽처럼 소통하는 매개체가 있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상품으로도 활용한다면 가치가 높아질 것 같고요.

Q. 사실 올 시즌 코로나19 변수가 있으면서 운영 전반과 마케팅에도 어려움이 있었을 겁니다. 구단을 보니 대면·비대면 플랜을 모두 염두에 두고 준비를 했던데, KBL은 어땠나요.
모두가 힘든 데다 사실 스포츠 업계도 좋지 못한 상황이었죠. 스폰서십은 물론이고, 관중 입장 부분에서 정부 지침에 따라 운영을 해야 하고, 너무 많은 플랜들을 준비해야 했어요. 매뉴얼을 가지고 가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았죠. 사실 올 시즌 10개 구단 통합 홈페이지가 오픈했거든요. 이 부분은 관중이 오픈 돼 더 활성화되며, 프로모션도 더 많이 할 수 있는데, 제한적이다 보니 기대만큼 알려지지 못했어요. 지금은 과도기에 있는 것 같아요. 구축 단계라고 보기도 하고요. 티켓까지 구매가 가능하면 그 팬들의 니즈에 맞춰 맞춤형 프로모션을 하고, 타깃을 분리해 액션을 취하려고 해요. 아직은 초반이라 팬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지만, 좋은 플랫폼보다는 팬들의 니즈를 파악해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 중이죠.

Q. 2020년이 가고 2021년이 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또 직장인으로서 한 해는 어땠고, 내년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요.
2020년 1월에 부서 이동으로 마케팅 팀에 왔어요. 그때가 코로나19가 시작될 시기였는데, 물론 과거에 힘들었던 상황이 있었겠지만, 제가 열심히 하는 것과는 달리 불가항력이라는 걸 처음 겪어봐서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리그 중단이라는 결과를 드려 팬들에게 죄송했고, 담당자로서는 처참하고,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허망감이 있었죠. 생사에서 더 힘든 분들이 있어 비교할 순 없지만, 스포츠가 멈춰 섰던 건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상황이 좋아져 7월에 써머매치를 개최하게 됐는데, 마지막 리허설을 하려고 경기장에 가는 상황에서 취소 통보를 받았어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상향됐다며, 전날 오후 늦게 연락을 받았는데, 너무 허무했죠. ‘혹시 모르지 않냐’라는 생각에 체육관에 갔는데, 마지막 리허설을 하러 간 곳에서 철수를 하고 왔어요. 그 주 주말은 쉬게 됐는데, 집에서 편히 쉬지도 못했고요. 코로나19에 대한 부담감, 불안감이 커지면서 그 부분이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앞으로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더 앞에는 어떤 큰 위험이 있을지 모르지 않나. 스포츠가 유지되려면 어떤 형태, 어떤 시스템이 되어야 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필요성도 느꼈죠. 더 큰 미래에 어떤 상황이 올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힘든 상황에서 더 큰 메시지를 주고 있지 않나 해요.

Q. 마지막으로 이혁준 과장의 최종 꿈은!?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이죠.
슬램덩크에서 강백호가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저는 지금입니다’라는 대사를 하죠. 제가 KBL에 있는 동안 그 영광의 시대가 다시 왔으면 좋겠어요. 개인의 꿈이라기보다는 KBL 직원들을 대변하는 꿈이 아닌가 싶어요. 객관적인 것보다 ‘이게 프로농구지’라고 할 수 있게 색깔이 뚜렷해지고, 매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나만의 경험으로 끝나면 안 된다고 봐요. 그래서 할 수 있는 게 중간 매개체의 역할인데, 소통하는 존재로서 역량을 키워가는 게 목표입니다. 제가 겪어왔던 프로세스들이 소통의 중심이 돼서 각 분야에 전달되고, 도움이 되는 게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이혁준 과장은
1981년 8월 7일생. 스포티즌 인턴십을 거쳐 2008년 1월, 공채로 KBL에 입사했다. 운영팀 사원으로 시작해 심판실, 홍보팀, 운영팀을 거쳐 지금은 마케팅팀 과장이다. 2010년 5월에는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매니저로 파견, 현장 조율을 하는데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KBL의 각종 행사, 이벤트를 기획하고 프로모션을 총괄하며 KBL의 올-어라운드 워크맨으로 자리하고 있다.

#사진_점프볼DB(문복주 기자)

 

점프볼 / 강현지 기자 kkang@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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