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PICK] 대학 감독이 뽑은 1순위는 이정현보다 하윤기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6 10: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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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2021 KUSF 대학농구 U-리그가 1차 대회를 마쳤다. 5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2차 대회는 취소되었다. 3차 대회는 6월에 열릴 예정이다. 1차 대회에서 보여준 기량만 놓고 대학 4학년을 대상으로 당장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를 한다면 누가 1순위에 뽑힐까? 하윤기(203cm, C)와 이정현(189cm, G) 중 한 명이 유력하다. 대학 감독들의 선택은 하윤기였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은 아주 근소하게 하윤기가 1순위에 뽑힐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대학 감독들은 이정현보다 하윤기의 1순위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10명의 대학 감독들에게 물었는데 5명이 하윤기를, 2명이 이정현을, 3명이 유보를 택했다. 둘 중 한 명을 택하지 않은 감독들의 이유는 스카우트와 비슷했다. 팀 사정에 따라서 빅맨이 필요하면 하윤기, 가드가 필요하면 이정현일 거라고 했다.

지난해에도 대학 감독들에게 1순위와 로터리픽 예상 후보를 물어본 적이 있다. 한 대학 감독은 답을 피했다. 이번에는 해당 감독에게 아예 묻지 않았다. 1순위 후보는 고려대와 연세대 소속이다. 두 대학 감독에게는 1순위 선택이 아닌 상대팀 감독으로 바라본 장단점을 질문하려고 했다.

고려대 주희정 감독은 “이정현은 정형적인, 안정된 2번(슈팅 가드) 스타일이다. 여유가 있어서 무리하지 않는다. 하윤기가 골밑에 있어도 붙여서 농구를 한다”며 “정현이는 수비도 굉장히 잘 한다. 1대1 수비 능력을 갖췄고, 힘도 있고, 따라가는 법을 안다. 연세대 선수들이 모두 수비가 좋은데 정현이는 스텝 등이 좋아 수비를 굉장히 잘 한다. 정현이 덕분에 나머지 선수들이 숨통을 틔우고, 시너지 효과가 난다. 정현이가 그 정도 기량이라면 프로에서 2번으로 적응을 할 거다. 1번(포인트가드)으론 아직 부족하다”고 이정현을 평가했다.

주희정 감독은 뒤이어 연세대 은희석 감독에게 하윤기와 이정현 중 누가 더 1순위 가능성이 높은지 물어봐 달라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은희석 감독에게는 하윤기의 장점을 묻지 않고 1순위 후보를 질문했다.

그래서 12개 대학 감독 중 답을 하지 않을 감독과 주희정 감독을 제외한 10명의 감독이 1순위 후보를 예상했다.

A대학 감독은 “이정현은 내구성이 좋아서 프로에서 메인 가드가 될 수 있다”며 “하윤기는 아프고 다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다. 프로에서 힘이 좋거나 높이가 있는 선수를 수비로 붙이면 아무 것도 못 할 거 같다. 또 윤기가 송교창을 막을 수 있겠나? 포스트에서만 플레이를 하기에 장점이 크지 않다”고 이정현을 1순위 후보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B대학 감독도 “하윤기가 너무 강하다고 했는데 센터로서 맥을 못 췄다. 그래서 이정현을 1순위로 뽑겠다”며 “연세대 선수들은 다른 팀에 가면 40분씩 뛰어야 하는데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출전시간을 나눠서 뛴다. 경기력은 많이 뛰어야 생각했던 플레이를 하고 발전한다. 연세대 선수들은 그렇게 나눠 뛰면서도 경기력을 유지한다. 배울 점이다”고 했다.

일부 스카우트들은 이정현이 대회 초반 부진했으나 갈수록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정현은 명지대와 예선 첫 경기에서 야투 6개 중 1개만 성공하며 3점 6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건국대와 두 번째 경기에서 26점(5리바운드 8어시스트)을 올리며 살아난 이정현은 결승과 마찬가지였던 고려대와 준결승에서 22득점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대회 전체를 보면 기대한 만큼은 활약한 건 아니다. 중요하게 봐야 하는 건 예선과 결선 토너먼트의 성격이 너무 달라서 출전시간이 완전 달랐다. 예선에서는 부상 방지도 있고, 고생한 후배들에게 기회를 나눠줘서 경기 감각을 잡기 어려웠을 거다”며 “핑계를 되면 교생실습을 왔다갔다하며 대회를 치렀다. 결승전을 하는 날도 빠지면 안 되어서 교생실습을 다녀왔다. 완벽한 이정현을 보여주기에는 버거웠다. 밖에서 볼 때 부족해 보이지만, 사정을 알고 보면 잘해줬다”고 이정현의 1차 대회를 평가했다.

이정현이 명지대와 경기에서 많이 부진했던 건 사실이다. 은희석 감독은 “운동 선수의 훈련하는 흐름이 있는데 교생실습을 위해 아침 7시 반까지 학교를 갔다. 이겨내야 하지만, 쉽지 않았을 거다. 그걸 감안했다”며 “다같이 훈련하고 나가는 3차 대회가 정현이의 참모습일 거다. 물론 한 경기를 잘못 하면 기복처럼 보일 수 있다. 에이스라도 박빙의 승부에서도 출전시간 33분을 넘기지 말자며 팀을 운영하는데 경기 감각을 보면 30분 이상 뛰게 해야 하나라고 고민도 많이 했다”고 이정현의 부진의 이유를 해명했다.

C대학 감독은 “진짜 어려운데 이정현은 아니다. 하윤기가 무게감이 있다”며 하윤기 손을 들었다. D대학 감독도 “1순위 지명권을 뽑으면 하윤기 아니면 이정현 둘 중 한 명을 뽑을 거다. 어렵다”며 고민한 끝에 “윤기가 낫지 않나”라고 하윤기에게 한 표를 던졌다.

E대학 감독은 “지금 이 상황은 예전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님이 1순위 지명권을 가졌을 때와 비슷하다. 최준용을 뽑을 수 있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이종현을 거를 수 없었다”며 “이번에도 윤기를 쉽게 거를 수 없다. 크게 보면 한국농구의 큰 자원이기에 윤기가 잘 되기 바란다”고 했다.

F대학 감독은 “하윤기다. 190cm 이하 선수들은 언제든지 뽑을 수 있다. 신장이 큰 선수들이 많이 없다. 2m를 넘어가는 선수는 특출하다. 203~204cm의 선수는 프로에서도 흔치 않다”며 “이정현이 잘 하지만, 신장이 크지 않고, KBL에도 그런 선수들이 많다. 윤기는 1대1과 블록, 운동 능력이 좋다. 윤기는 KBL에 가도 손가락 안에 든다. 신장과 높이는 당장 활용 가능하다”고 했다.

G감독 대학도 “하윤기가 유력하다”며 “이정현도 나쁘지 않다. 2번(슈팅 가드)을 보기 딱 좋은데 그 정도 선수는 프로에 많다”고 F대학 감독과 비슷한 이유로 하윤기를 1순위로 후보로 지목했다.

주희정 감독은 1차 대회 전에 훈련이 부족했던 하윤기를 10분 가량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하윤기는 예상보다 2배 더 많은 평균 26분 8초 출전해 16.6점 9.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주희정 감독은 “대회 초반에 10분 가량 기용했다. 못 뛰어다닐 줄 알았는데 작년만큼 뛰어다녔다. 빨리 회복했다. 2주 훈련한 뒤 그렇게 뛴 건 놀라운 거다. 윤기가 공격에서 힘이 들 텐데 이겨내려는 게 놀라웠다. 임무를 수행하려는 자세도 좋았다”며 “좀 더 몸이 좋아지고 수 싸움의 단위도 높아지면 더 좋아질 거다. 수비에서도 도움수비까지 잘 해준다. 작은 선수를 1대1로 막을 때는 많이 어려워한다. 그건 프로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하윤기를 칭찬했다.

제대로 기량을 보여줄 기회가 많이 남아 있다. 다만, 남자농구 대표팀에 선발된 하윤기는 6월 예정된 3차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 현재 예상은 고교 졸업 예정 선수 등 이른 시기에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와 앞으로 보여줄 기량에 따라서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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