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용인/홍성한 기자] “처음에는 안 한다고 했다.” 부산 KCC 허웅(33, 185cm)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처음에는 고사했지만, 결국 책임감을 받아들였다.
KCC는 20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KCC 체육관에서 중앙대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허웅도 코트를 밟았다. 그에게 최근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 시즌 주장을 맡았던 최준용에 이어 새로운 리더로 선임됐다.
경기 후 만난 허웅은 “모르겠다”며 웃은 뒤 “(최)준용이가 지난 시즌 주장 역할을 정말 잘했다. 그래서 부담감도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처음부터 주장직을 반겼던 건 아니다. 그는 “주장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안 한다고 했다.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두고 있기도 하고, 나는 항상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내 것을 조금 더 많이 챙기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끝내 받아들였다. 이제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팀까지 함께 챙겨야 하는 위치가 됐다.
공교롭게도 새 시즌 KCC는 변화가 크다. 최준용과 송교창이 빠지면서 그동안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젊은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허웅은 “지금은 연습을 많이 같이 해보지 못했던 선수들과 뛰기도 한다. 어린 선수들도 많다. (윤)기찬이도 원래 2, 3번을 보다가 지금은 4, 5번까지 보고 있다. 아직은 선수들이 조금 우왕좌왕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속 어린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게 있다. 지금 이 상황은 엄청난 기회다. 평소라면 잡기 어려울 수도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아직 그걸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 같아 선배로서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을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다. 결국 그걸 보여줘야 기회를 잡는 거다. 감독님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서 1분이었던 출전시간이 3분, 5분으로 늘어날 수 있다. 그런 기회를 꼭 잡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직 완전체가 아닌 만큼 지금의 모습이 시즌까지 이어지는 건 아니다. 허훈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합류하고 외국선수까지 가세하면 본격적으로 손발을 맞출 수 있다.
허웅은 “(허)훈이도 들어오고 외국선수들도 합류하면 어느 정도 맞춰질 것 같다. 아시아쿼터 선수도 뽑는다고 하셨으니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틀이 갖춰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KCC를 향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는 게 사실이다. 앞서 언급했듯 리그 최정상급 포워드가 2명이나 예상치 못하게 나갔다.
변수는 있다. 올 시즌부터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코트를 밟을 수 있다. 장신 포워드들의 공백이 생긴 KCC 입장에서는 활용 가치가 큰 변화다.
허웅은 “포워드 2명이 빠졌지만 다행히 이번 시즌부터 외국선수 2명이 같이 뛸 수 있다. 신장이 큰 선수들이 외곽과 골밑에서 각각 역할을 해준다면 예전 2인제 때와는 완전히 다른 농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후 주변의 우려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익숙한 시선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매년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상 선수들이 많아서 성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관심 속에서도 항상 이겨내고 우승하는 게 우리 팀의 매력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새 시즌에는 KBL뿐 아니라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도 병행한다.
허웅은 “그동안 성적이 좋지 못했다. 외국선수 문제도 있었고 아쉬운 경기를 많이 했다. 이번에는 EASL에도 집중하고 싶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주장으로서 그리고 있는 그림도 분명하다.
그는 “KCC가 통합우승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고 들었다. 주장을 맡은 만큼 팀원들을 잘 이끌어서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도 약해졌다는 평가를 뒤집고 팀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_홍성한 기자,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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