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지용 기자] 농구 전문잡지 점프볼은 창간 18주년을 맞아 유소년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점프볼 유소년 농구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농구만을 전문으로 하는 매체로서 18년간 농구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점프볼은 2018년 1월부터 풀뿌리 농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힘을 보탤 계획이다.
# 본 기사는 점프볼 8월호 잡지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우연에서 시작된 운명
올해 36세인 최고봉 원장은 현대모비스와 오리온, SK 등을 거친 프로선수 출신이다. 프로에선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2010년 은퇴 후에도 농구는 자석처럼 그의 삶을 따라다녔다. 덕분에 다양한 경력을 쌓으며 농구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현역병으로 군에 입대했던 그는 남보다 뛰어난 영어실력 덕분에 카투사들과 생활하며 농구선생님이 되기도 했다.
용산의 한, 미 연합사에서 근무한 최고봉 원장은 “은퇴 후 의장병에 지원해 군에 입대하게 됐다. 당연히 의장병 생활을 할 줄 알고 기다리고 있는데 영어 실력과 프로농구선수 경력이 알려지며 의장대가 아닌 한, 미 연합사로 발령이 났다. 그곳에 카투사들과 함께 생활했고, 농구 조교는 아니었지만 농구로 교류하며 군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미군들만 참여하는 미군부대 농구리그에 용병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우연이었지만 잊지 못할 군 생활이었다”라고 군 생활을 회상했다.
그렇게 군에서 전역한 뒤에도 ‘농구’는 계속해서 따라붙었다. 전역 후 잠깐만 도와주려 했던 지인의 유소년 농구교실에서 3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이른바 ‘대박’이 난 것이다.
“원래는 농구 관련 일은 전혀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전역 후에 일을 시작한 곳이 유소년 농구교실이었다. 그 곳에 연이 닿아 직원으로 3년을 일했다. 분당이 워낙 교육열도 높고, 아이들도 열정적인 지역이라 초기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모님, 학생들과 관계가 돈독해지기 시작했다. 이 지역이 스포츠 교육에 많이 개방된 지역이다 보니 부모님들도 아이들 스포츠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다행히 내가 지도했던 방법과 스타일이 부모님, 학생들에게 잘 어필됐고, 나 역시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에 매력을 느껴 2015년에 독립했다.”
그렇게 최고봉 원장은 3년간의 수련(?) 후 지금의 자리에 ‘최고봉의 바스켓 굿 유소년 농구교실’을 오픈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현재 체육관 부지도 경쟁률이 치열했지만 순조롭게 낙찰 받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2015년 5월 전국을 강타했던 ‘메르스’가 터진 것.
“내 이름을 걸고 체육관을 오픈하기까지 부담도 됐지만 자신이 있었다. 당시, 내 상황으로는 무리였지만 KBL에서 쓰는 코트를 설치하고, 현역 선수들이 사용하는 장비와 트레이닝 용품을 구비할 만큼 과감하게 투자를 했다. 강사 선생님들도 실력이 출중하신 분들로 모셨다. 그런데 메르스가 터졌고, 3개월 동안 정말 단 한 명의 학생도 체육관을 찾지 않았다. 그 때는 그렇게 내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쳤지만 최 원장은 뚝심으로 버텨냈다. 농구를 떠나고자 했지만 계속해서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운명 같은 농구의 힘을 믿었다. 그렇게 힘들었던 3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정상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바스켓 굿 유소년 농구교실은 최 원장의 절실함과 실력이 한데 뭉쳐 정상궤도에 올랐다. 개미 한 마리 없던 체육관은 아이들로 북적이기 시작했고, 최 원장을 포함한 4명의 강사진은 매일같이 아이들과 땀 흘리며 진심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기 시작했다.
# 정답은 진심과 교감
고비가 있었지만 어렵게 자신의 구상대로 교육을 시작할 수 있게 된 최고봉 원장은 아이들 교육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3개월 동안 1명의 교육생도 없었던 농구교실은 조금씩 입소문이 나며 현재는 500여 명의 학생이 농구를 배우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성인반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수업을 진행 중인 최 원장은 “직원으로 근무할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어려운 부분들이 원장이 되자 온 몸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농구를 내 소명이라 생각하며 버틸 수 있었다.
아이들을 교육할 때는 진심을 다해 교육했고, 부모님들과 소통할 때는 최대한 부모님 입장에서 교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조금씩 진심이 통했다”라고 말했다.
최고봉 원장의 교육 철학은 명확했다. 아이들의 다름을 인정했고,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펼쳤다. 분당 지역의 교육열이 워낙 높다보니 그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펼쳐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개원 초기부터 아이들에게 제대로 농구를 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 나도 젊은 편이고, 아이들도 어리다 보니 초반에는 방향을 잡는 것이 어려웠다. 다행히 내가 영어를 조금 할 줄 알고, 미군부대에서 2년여 간 소통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영어가 가능한 아이들은 영어로 대화하며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농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농구를 주제로 선수 시절 경험 등을 말해주며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아이들 중에는 내가 당연히 영어를 못하는 줄 알고 영어로만 대화하다 나한테 영어로 혼난 아이들도 있다(웃음). 그렇게 조금씩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갔고, 그 후에는 우리 강사진의 몫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들과 벽을 허문 최 원장은 학부모들과의 관계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직원 시절 학부모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최 원장은 총각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의 입장에서 최대한 생각하고, 교감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유소년 농구에서 3년 넘게 일하며 느낀 것이 있다. 순서가 바뀌면 오해가 쌓여 안 좋은 방향으로 일이 흐르는 것을 많이 봤다.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목적을 갖고 이야기를 하더라도 부모님께 잘못 전달되면 오해가 생기는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농구교실에선 이런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부모님들과 먼저 소통을 한다. 그렇게 하면 부모님들도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다.”
이렇게 조금씩 농구교실의 틀을 만들어 간 최 원장은 최근 들어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래스별로 부모님들과 대화방을 만들어 농구교실 관련 의견을 주고받기도 하고, 교육에 필요한 정보 공유도 하면서 스킨십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이들에 관해서라면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는 최 원장은 아이들 동선에 많은 신경을 쓰는 부모님들을 위해서도 배려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체육관에서 나갈 때, 통원 차량에서 하차할 때 등 아이의 위치가 바뀔 때마다 꼬박꼬박 부모님들께 연락을 취해 마지막까지 아이들 안전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 좋은 사람을 키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최고봉 원장은 소속 강사들을 정기적으로 해외연수를 보내고 있다. 선진 유소년 농구교육을 온 몸으로 배워 유소년 농구교실 학생들에게 교육하기 위한 조치다. 해외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강사진은 본인들이 해외에서 배운 것을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교육시키며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최고봉의 바스켓 굿 유소년 농구교실의 커리큘럼은 그룹, 개인, 대표팀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돼 있다. 천차만별인 아이들 간의 실력차를 고려해 커리큘럼을 나눈 것이다. 실력차를 무시하고 시간대별로 맞는 학생들끼리 모아서 교육을 해도 되지만 그렇게 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본인의 고집 덕분에 강사진의 일이 더 많아졌지만 앞으로도 세분화 된 커리큘럼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최고봉 원장은 말했다.
또한 최고봉 원장은 분기별로 아이들의 교육 상황을 리뷰하고, 상담일지도 작성해 학부모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5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일지를 하나하나 작성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지만 ‘우리 아이들의 성장 보고서’라는 생각으로 1년 4번은 반드시 이 작업을 통해 부모님들께 아이들의 성장, 현재 상황 등을 꼼꼼히 이야기 한다고.
다른 농구교실에선 하지 않는 일이기도 하고, 번거로울 법한 이 일을 계속해서 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우리는 엘리트 농구 선수를 키우는 곳이 아니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교육기관이다. 그저 농구만 알려주고자 했다면 이렇게까지 일을 벌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농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소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도 꾸준히 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본인이 선수 시절 느꼈던 아쉬움들을 아이들에게는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아이들을 상품이 아닌 사람으로 대하는 최 원장의 고집덕분에 직원들은 피로를 호소하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멈출 생각은 없다고. 그렇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난 아이들 중 엘리트 농구 선수로의 길을 원하는 아이가 있더라도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결정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한다. 본인이 걸어봤고, 그 길이 얼마나 힘들 줄 알기 때문.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요 몇 년 새 한국도 엘리트 위주가 아닌 생활체육 위주의 선진국 형 체육 시스템을 도입, 발전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미래가 불투명한 엘리트 교육보단 생활체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길 바라는 쪽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스포츠 강대국을 보면 결국은 ‘저변’이 답이다. 우리나라는 농구만 보더라도 저변이 부족하기 때문에 엘리트 교육에만 치중하면 위험한 부분이 많다. 최근 유소년 농구교실들이 많이 생겨 유소년 농구는 조금씩 저변이 넓어지는 중이다. 여기서 조금 더 저변이 넓어지고, 인식이 바뀐다면 기존의 시스템을 뛰어넘는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굳이 기존의 엘리트 시스템이 아닌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 속에서 학업과 농구를 모두 병행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너무 한 쪽에만 치우치면 안 좋다는 것을 내 경험상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는 한 쪽으로만 치우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고봉 원장과 바스켓 굿 유소년 농구교실 강사진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은 답을 내놓았다. “거창한 것은 없다. 우리 강사진은 아이들이 농구를 통해 잘 성장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우리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아이들 역시 우리를 믿고 잘 따라 와주길 바라고 있다. 코트 역시 결국은 작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코트 안에서 협동하고, 희생하면서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배워간다. 이런 과정을 거쳐 책임감을 배우고,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배우게 된다. 사회에서 필요한 통념이 코트 안에 다 있다. 누구는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아이들의 스승이라는 마음으로 늘 교육에 임하고 있다. 거창할 것 없는 이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잘 성장해서,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 HISTORY | 농구교실 입상 내역
-2016년
제3회 강남구청장배 생활체육농구대회 4학년부 3위
제7회 강남구협회장배 유저부 3위
전국생활체육 유소년농구대회 겸 전국학생 농구대회 고등부 우승
-2017년
전국 종별 생활체육 농구대찬치 중저부 3위
인천광역시 추계 농구대회 유중부 3위
# CONTACT | 최고봉의 바스켓 굿 유소년 농구교실 문의처
TEL 031-625-3455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원북로 11 (동원동 107-2)
# 사진_문복주, 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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