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박정훈 칼럼니스트] 만화 같은 역전승이었다. 성균관대는 30일 수원 성균관대 체육관에서 펼쳐진 2017 남녀 대학농구리그 경희대와의 경기에서 72-66으로 이겼다. 수비 대결에서 밀리면서 2쿼터 한때 18점차로 끌려갔지만, 후반전에 꺼내든 풀코트 프레스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7승째(5패)를 올린 성균관대는 단독 5위를 굳게 지켰다. 반면 경희대(6승 7패)는 5할 승률이 무너지면서 7위로 내려앉았다.

▲ 점수를 넣지 못한 5분, 왜?
경기 초반 성균관대는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외곽슛을 던지는 공격을 펼쳤지만 원활하게 바꿔 막는 경희대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빠른 공격 전개도 매끄럽지 않았다. 4학년 에이스 김남건(186cm)을 넣은 후에도 공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첫 득점에 애를 먹었다. 반면 경희대의 득점은 순조로웠다. 공격을 이끈 선수는 정지우(4학년, 176cm)였다. ‘제2의 주희정’을 꿈꾸는 정지우는 페인트존을 파고든 후 내-외곽으로 도움을 배달했고, 3점슛과 중거리슛을 차례로 성공시켰다. 경희대는 1쿼터 4분 53초에 12-0으로 앞서갔다.
성균관대는 작전시간 이후 양준우(1학년, 186cm)의 3점슛으로 경기 첫 득점을 신고했다. 그리고 공, 수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추격전을 펼쳤다. 수비는 존 프레스였다. 성균관대는 경기 시작과 함께 올라붙는 수비를 펼쳤는데 공교롭게 첫 득점 이후 프레스의 효과가 나타났다. 공격에서는 교체 투입된 최우연(4학년, 197cm)의 투지가 돋보였다. 최우연은 픽&롤과 포스트업 등을 시도했고,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함께 1쿼터 막판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추격전의 중심에 섰다. 성균관대가 12-17, 2점차로 좁히며 1쿼터가 끝났다.
▲ 무너진 존 프레스
성균관대는 2쿼터 초반 최우연에게 공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최우연은 포스트업, 2대2 공격, 속공 전개 등을 하는 과정에서 3연속 턴오버를 범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경희대는 상대의 실수를 이민영(4학년, 181cm)과 정지우가 마무리하는 빠른 공격으로 연결하며 22-12로 차이를 벌렸다. 성균관대는 바로 반격했다. 김남건의 자유투로 2쿼터 첫 득점을 신고한 후, 투지 넘치는 수비로 경희대의 연속 턴오버를 유도했다. 그리고 이윤기(1학년, 188cm)와 이윤수(2학년, 204cm)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며 2쿼터 2분 50초에 16-22로 차이를 좁혔다.
이후 경희대는 공, 수에서 성균관대를 압도했다. 공격에서는 존 프레스를 잘 격파했다. 지역방어를 상대로 권혁준(2학년, 178cm)과 이용기(1학년, 191cm)의 3점슛이 터졌고, 수비 성공 이후 재빨리 공격을 전개하며 성균관대가 존 프레스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수비에서는 선수들의 투지와 협력이 돋보였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타이트한 대인방어로 상대를 몰아붙였고, 성균관대 센터 이윤수가 골밑 공격을 시도하면 외곽에 있는 선수가 도와주는 수비를 펼쳤다. 공, 수에서 상대를 압도한 경희대는 2쿼터 6분 7초에 34-16으로 달아났다.
성균관대는 재투입된 최우연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양준우의 3점슛으로 16점에서 벗어났다. 이후 공, 수에서 다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며 조금씩 차이를 좁혔다. 공격이 성공하면 바로 존 프레스를 펼치는 것은 전과 같았다. 하지만 공격이 실패할 경우 지역방어를 고집하지 않고 키 맞춰 바꿔 막는 대인방어를 펼쳤다. 이는 한결 여유 있는 수비 전환과 함께 상대에게 혼란을 주는 효과로 나타났다. 경희대의 득점을 봉쇄한 성균관대는 김남건의 받아 던지는 3점슛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24-36으로 차이를 좁히고 전반전을 끝냈다.

▲ 성균관대의 수비 변화
3쿼터 초반은 두 팀이 점수를 주고받는 난타전으로 채워졌다. 성균관대는 이윤기와 이윤수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이윤기는 풋백 득점을 올렸고, 이윤수는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두 선수는 픽&롤을 합작하는 과정에서 경희대 정지우의 4번째 반칙도 유도했다. 경기 내내 자신에 대한 밀착수비를 펼친 정지우가 벤치로 물러나자 에이스 김남건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경희대는 존 프레스를 공략하며 대항했다. 프레스를 뚫고 빠른 공격을 성공시켰고, 하프 코트 공격 때는 트윈타워 박찬호(2학년, 201cm)와 이건희(4학년, 194cm)가 힘을 냈다.
성균관대는 12점(32-44)을 뒤진 3쿼터 중반 수비에 변화를 줬다. 경기 내내 유지했던 존 프레스를 내리고 공 가진 선수를 에워싸는 맨투맨 프레스를 펼친 것이다. 올라붙어서 가로채기를 노린 후 키 맞춰 바꿔 막기로 전환되는 이 수비는 아주 위력적이었다. 3쿼터의 남은 시간 동안 경희대에게 무려 7개의 턴오버를 유도했다. 하지만 점수차는 많이 좁혀지지 않았다. 경희대가 풀코트 프레스에 크게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이민영과 박찬호를 앞세워 점수를 잘 추가했기 때문이다. 경희대가 52-42, 10점을 앞서며 3쿼터가 끝났다.
▲ 풀코트 프레스의 성공
4쿼터 초반 경희대는 이건희, 성균관대는 김남건에게 공을 집중시켰다. 두 선수는 첫 번째 공격 시도를 나란히 3점슛 성공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후 명암이 엇갈렸다. 이건희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팝아웃 이후 돌파와 3점슛을 차례로 시도했지만 모두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반면 김남건은 또다시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연속 득점을 올렸다. 주장의 부활로 기세가 오른 성균관대는 이윤수의 포스트업과 이윤기의 3점슛 등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4쿼터 3분 3초에 53-57, 4점차로 추격했다.
이후 한동안 5-7점 차이가 유지되는 ‘톱질 전쟁’이 펼쳐졌다. 경희대가 이민영의 2대2 공격에서 파생된 권혁준의 3점슛으로 점수를 쌓으면 성균관대는 김남건의 속공 득점으로 대항했다. 경희대가 이민영-박찬호의 합작으로 득점을 올리면 성균관대는 양준우-이윤수의 협력으로 페인트존을 공략했다. 이후 두 팀은 이민영의 중거리슛(경희대)과 박준형의 자유투(성균관대)로 또다시 점수를 교환했다. 경기 종료 4분 19초를 남기고 경희대가 64-58로 앞서갔다.
경기 후반 성균관대는 다시 풀코트 프레스를 펼쳤다. 한동안 낮췄던 압박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 올린 것이다. 이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4쿼터 초반 주전 가드 정지우가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난 경희대는 풀코트 프레스에 매우 취약했다. 중앙선을 넘어가는 과정에서 턴오버가 속출했다. 힘들게 넘어간 후 공격 제한 시간에 쫓기며 던진 외곽슛도 림을 외면했다. 경희대의 득점은 정체됐고, 성균관대는 박준은(2학년, 194cm)의 자유투와 김남건의 중거리슛 등으로 점수를 쌓으며 경기 종료 2분 20초를 남기고 65-64로 경기를 뒤집었다.
성균관대의 풀코트 프레스는 계속됐고 경희대는 더 이상 턴오버를 범하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내-외곽에서 슛을 던지는 공격이 계속 림을 외면하면서 득점 정체는 계속됐다. 성균관대는 양준우의 자유투 득점을 앞세워 경기 종료 1분 1초를 남기고 68-64로 차이를 벌렸다. 경희대는 작전시간 이후 박찬호의 자유투로 득점 정체에서 벗어나며 66-68로 추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성균관대는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를 연이어 걷어내며 기회를 이어갔고 경기 종료 17.8초를 남기고 70-66으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 전면 강압 수비와 역전승
성균관대는 안방에서 만화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전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1쿼터 시작 5분 동안 득점이 없었고, 올라붙는 수비도 잘 통하지 않으면서 0-12로 끌려갔다. 존 프레스를 유지한 2쿼터에는 한때 18점(16-34)을 뒤졌다. 수비 대결에서 경희대에 밀린 것이다. 하지만 후반전은 달랐다. 보는 사람의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강력한 풀코트 프레스를 펼치며 경희대의 많은 턴오버를 유도했다. 수비가 살아나자 공격도 살아났다. 3-4쿼터에 김남건과 이윤수, 이윤기는 37점을 합작했고, 박준은과 양준우는 귀중한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경기가 끝난 후 성균관대 김상준 감독은 “선발로 나온 선수들이 경희대의 수비에 밀리면서 공격 해법을 못 찾았다.”며 24점밖에 넣지 못한 전반전의 빈공을 분석했다. 그리고 “후반에 선수를 교체하며 스피드를 살렸다. 전면 강압 수비를 택했는데 경희대 선수들이 전반에 비해 우리의 수비를 못 뚫었던 것 같다. 선수들에게 ‘쉬지 않고 움직이면 공간과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했다. 수비에서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풀코트 프레스의 성공을 승인으로 꼽았다.
#사진=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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