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박정훈 칼럼니스트] 힘들게 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22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81-78로 이겼다. 경기 종료 1분 36초 전 5점차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제임스 켈리의 활약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시즌 25승째(28패)를 올린 전자랜드는 7위 창원 LG(23승 29패)와의 차이를 1.5경기로 벌리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 삼성의 3점슛과 지역방어
1쿼터 초반 전자랜드의 공격이 잘 풀렸다. 커스버트 빅터(190cm)가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199cm)를 외곽으로 끌어낸 후 전개하는 공격을 펼치며 상대의 바꿔막기 수비로 기회를 잘 만들었다. 박찬희(190cm)의 커트인, 박찬희의 킥아웃에 이은 정효근(202cm)의 3점슛, 정영삼(188cm)이 마무리하는 패턴, 강상재(200cm)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빅터의 커트인 등으로 점수를 쌓았고, 림을 돌아 나온 외곽슛도 원활한 공격 전개 속에 나온 시도였다.
하지만 경기 초반 리드를 잡은 팀은 3점슛이 폭발한 삼성이었다. 라틀리프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김준일(201cm)의 3점슛을 시작으로 속공과 픽&팝, 패턴에 의한 3점슛이 연이어 터졌다. 전자랜드 정영삼을 막기 위해 선발 출전한 이관희(190cm)는 4개의 3점슛 중 2개를 해결하며 문태영(194cm)의 공격을 도왔다. 여기에 라틀리프가 포스트업을 통해 득점에 가담하면서 삼성은 1쿼터 5분 12초에 16-10으로 앞서갔다.
전자랜드가 요청한 작전시간 이후 삼성은 수비를 2-3지역방어로 바꿨다. 전자랜드는 풋백, 속공, 외곽슛을 통해 존을 상대로 첫 4번의 공격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후에는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걷어내며 기회를 이어갔고, 외곽슛으로 점수를 추가했다. 지역방어가 리바운드와 속공, 외곽슛에 취약한 점을 잘 활용한 것이다. 24-24, 동점으로 1쿼터가 끝났다.

▲ 지역방어, 전자랜드의 변화 & 삼성의 실험
2쿼터 초반 두 팀은 비슷한 위치에서 던진 슛을 통해 점수를 잘 주고받았다. 전자랜드가 제임스 켈리(197cm)의 풋백 득점으로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삼성은 193cm의 장신 가드 이동엽의 포스트업에 의한 페인트존 득점으로 대항했다. 전자랜드가 빅터의 중거리슛을 통해 한 발 앞서가자, 삼성은 임동섭(198cm)의 2대2 공격에 의한 중거리슛으로 바로 따라갔다. 2쿼터 초반 두 팀은 28-28로 팽팽히 맞섰다.
전자랜드가 지역방어를 꺼내 들었다. 시작은 3-2지역방어였다. 정효근이 앞선 중앙을 지키는 드롭존을 2차례 선보이며 삼성의 공격을 저지했다. 그리고 수비를 2-3지역방어로 재빨리 바꿨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삼성 천기범(186cm)의 돌파를 잘 저지한 것이다. 삼성의 득점은 정체됐고, 전자랜드는 켈리의 3점슛과 속공 마무리를 통해 점수를 추가하며 2쿼터 3분 56초에 35-30으로 앞서갔다.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에 접어 들었다. 삼성은 외국 선수들이 주도하는 공격이 잘 되지 않았다. 전자랜드의 지역방어와 대인방어를 상대로 마이클 크레익(188cm)과 라틀리프가 계속 페인트존에서 득점은 노렸지만 계속 실패했다. 반면 빅터와 정병국(185cm)이 외곽슛을 던지는 공격이 무위에 그쳤다. 켈리에게 맡기는 공격도 잘 되지 않았다.
삼성은 2쿼터 6분 4초에 라틀리프가 넣은 중거리슛을 통해 득점 정체에서 벗어났다. 이후 오른쪽 코너에서 터진 이시준(180cm)의 3점슛, 크레익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라틀리프의 중거리슛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반면 전자랜드의 공격은 여전히 잘 되지 않았다. 빅터가 김지완(190cm)과의 2대2 공격을 통해 내-외곽에서 만든 좋은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3쿼터 7분 42초, 삼성이 37-37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2쿼터 후반 삼성은 수비를 2-3지역방어로 바꿨다. 1쿼터 중반 선보인 존과 달리 라틀리프를 빼고 김준일이 2선의 중앙을 지킨 것이 특징이었다. 이에 맞서는 전자랜드의 존 어택은 나쁘지 않았다. 외곽슛 기회를 잘 만들었고 공격 리바운드도 걷어냈다. 하지만 슛 성공률이 문제였다. 4번의 3점슛 시도 중 득점과 연결된 것은 한 번 뿐이었다. 삼성은 수비 성공을 속공으로 연결했고, 풋백과 자유투로 점수를 추가했다. 삼성이 43-40으로 앞서며 전반전이 끝났다.
▲ 계속되는 점수 쟁탈전
3쿼터에는 점수 쟁탈전이 펼쳐졌다. 삼성은 전자랜드가 후반전 시작과 함께 꺼내든 2-3지역방어를 잘 공략했다. 하이 포스트에 자리 잡은 크레익을 중심으로 패스가 원활하게 전개됐고, 반대편으로 공을 연결하는 과정이 아주 훌륭했다. 반면 전자랜드는 외국 선수들이 득점을 이끌었다. 빅터는 픽&롤과 중거리슛을 통해 연속 득점을 올렸고, 켈리는 체공력을 활용하는 마무리로 힘을 보탰다. 3쿼터 4분 28초, 삼성이 56-50으로 앞서갔다.
작전시간 이후 전자랜드는 대인방어로 바꿨고, 삼성은 3명의 큰 선수가 2선을 지키는 2-3지역방어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두 팀의 수비 변화에도 불구하고 점수 쟁탈전은 한 동안 계속됐다. 삼성은 크레익의 돌파와 라틀리프의 포스트업 등 외국 선수들의 페인트존 공격으로 점수를 쌓았다. 전자랜드는 켈리가 마무리하는 속공과 정병국의 중거리슛으로 상대의 존을 잘 공략했다. 3쿼터 7분 19초, 삼성이 61-56으로 계속 리드를 지켜갔다.
3쿼터 후반 삼성은 2-3지역방어를 유지했고, 전자랜드는 강상재가 앞선 중앙을 지키는 3-2지역방어로 대항했다. 지역방어 정면 승부가 펼쳐진 것이다. 이 대결의 승자는 전자랜드였다. 강력한 드롭존을 선보이며 삼성의 공격 6번 중 5번 득점 저지에 성공했고, 3개의 턴오버를 유도했다. 공격에서는 받아 던지는 외곽슛과 베이스라인 패턴 공격으로 삼성의 존을 잘 공략했다. 전자랜드가 63-63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며 3쿼터가 끝났다.

▲ 다양한 장면이 연출된 4쿼터
두 팀 모두 대인방어를 선보인 4쿼터 초반에는 밀고 당기기가 펼쳐졌다. 전자랜드가 먼저 힘을 냈다. 박찬희가 지휘하는 빠른 공격을 통해 점수를 추가하며 4쿼터 1분 16초에 67-63으로 앞서갔다. 삼성은 바로 반격했다. 라틀리프의 중거리슛과 속공 마무리, 문태영이 마무리하는 사이드라인 패턴 공격을 통해 연속 득점을 올리며 4쿼터 2분 37초에 70-67로 리드를 잡았다.
이후 두 팀은 점수를 잘 주고받았다. 전자랜드가 켈리의 포스트업에 의한 3점 플레이를 통해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삼성은 문태영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라틀리프의 중거리슛으로 다시 앞서갔다. 전자랜드가 정병국-켈리의 픽&롤을 통해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삼성은 라틀리프가 돌파를 하는 과정에서 얻어낸 자유투로 점수를 쌓으며 다시 앞서갔다.
톱질전쟁 이후 한 동안 두 팀 모두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자랜드는 정병국와 박찬희의 3점슛이 차례로 림을 외면했다. 여기에 속공을 하는 과정에서 정효근과 켈리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반면 삼성은 턴오버가 문제였다. 빠른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연속으로 실수가 나왔다. 경기 종료 4분 7초를 남기고 삼성이 74-73으로 근소하게 앞서갔다.
승부처에서 먼저 힘을 낸 팀은 삼성이었다. 공격에서는 상대의 약한 부분을 잘 활용했다. 파울 트러블에 빠진 전자랜드 정효근-강상재를 상대로 문태영-김준일이 계속 공격을 시도한 것이다. 수비에서는 2대2 공격에 대한 대응이 좋았다. 박찬희에게는 슛을 주고 정영삼은 쫓아다니는 전자랜드 볼핸들러의 특징을 고려한 수비를 펼쳤고 잘 통했다. 삼성은 경기 종료 1분 36초 전 78-73, 5점차로 달아났다.
전자랜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정영삼-켈리의 픽&슬립을 통해 득점 정체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삼성의 공격을 연거푸 막아낸 후, 빠른 공격으로 점수를 쌓으며 경기 종료 32초 전 79-78로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은 문태영의 돌파를 통해 재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전자랜드의 힘이 더 강했다. 강상재의 멋진 블록슛과 켈리의 속공 마무리가 물 흐르듯 이어졌다. 이후 삼성 주희정(180cm)의 3점슛이 림을 돌아 나왔고, 켈리가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승부가 결정됐다.
▲ 자유로운 플레이에 능한 켈리
전자랜드는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3위가 확정된 후 마음을 비우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삼성의 경기력은 뛰어났다. 그로 인해 경기 종료 1분 36초 전 5점차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켈리의 막판 연속 득점을 앞세워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1분 36초를 남기고 5점차로 뒤져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 모습이 플레이오프에서 자신감 상승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35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한 켈리에 대해 “조직적인 플레이보다 자유로운 플레이에 더 능하다. 이제 장점만 보고 단점은 국내선수들이 보완해주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지역방어
김태술(180cm)과 크레익, 임동섭이 부상을 안고 있었던 삼성은 온 힘을 다할 수가 없었다. 그로 인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그 중 하나가 지역방어였다. 2-3지역방어를 오래 사용했고, 라틀리프가 없는 상황에서 펼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역방어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상대의 공격을 잘 저지했다. 하지만 수비 리바운드 사수에 실패한 부분은 아쉬웠다.(전자랜드 공격 리바운드 18개)
경기가 끝난 후 삼성 이상민 감독은 “지역방어를 해봤는데 나름 잘 됐다. 시즌 전에는 다른 지역방어와 변칙적인 것을 준비했지만, 오늘은 일반적인 것을 해봤다. 플레이오프를 대비해서 나름대로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우리는 100%가 아니었다. 좋았던 경기의 영상을 보면서 제일 좋았던 수비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것이 유력한 전자랜드에 패한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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