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여자농구 우리은행은 참 재미없는 팀이다. 이겼다고 해서 마음껏 좋아하지도 않고, 화끈한 승리 소감을 전하지도 않는다. 기자들 입장에서 스토리를 전하기가 어려운 팀이다. 그런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은행 선수들에 의하면 경기를 이겨도, 연승을 해도 팀 분위기는 늘 좋지 않다고 한다.
여자프로농구에서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독주 체제가 점점 굳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개막 13연승을 질주 중이다. 13번의 경기 동안 우리은행을 이긴 팀은 없었다.
이기기는커녕 우리은행한테 한 자리 점수차로 지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13번의 경기 중 우리은행이 한 자리 점수차로 이긴 것은 모두 4번. 나머지 9번은 모두 두 자리 점수차로 승리를 거뒀다. 1라운드 KDB생명 전에서는 무려 32점차로 이기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평균 득실점차는 15.8점이다. 매 경기 압도적인 전력으로 승리를 가져가고 있는 것.
우리은행은 이미 통합 4연패를 달성하며 여자농구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번 시즌 주축선수들의 이탈에다 외국선수들의 교체로 전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리은행의 기세는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어느 스포츠건 한 팀이 장기간 독주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한 팀의 독주를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여자프로농구 역시 드래프트 제도를 통해 전력 평준화를 꾀하고 있지만, 우리은행의 아성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더군다나 이처럼 10경기 이상 무패 행진을 달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객관적인 전력에서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 감독의 전략 등 각종 변수에 의해 약팀이 강팀을 꺾는 경우가 종종 나오곤 한다.
강팀들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방심’과 ‘자만’이다. 늘 이기는 자리에 있다 보면 안일한 플레이가 나오기 마련이다. 우승을 하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은행이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데에는 이런 정신적인 측면에서 완전무결(?)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은행의 경기가 있을 때면 수훈선수로 늘 우리은행 선수들이 들어오곤 한다. 매 경기 이기니 그럴 수밖에.
기자들이 으레 하는 질문이 승리, 연승에 대한 소감이다. 이때 우리은행 선수들이 늘 비슷하게 하는 얘기가 있다. “우리 팀은 연승을 해도 연승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이다. 
선수들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경기를 이긴 후에도 늘 라커룸에서 혼이 난다고 한다. 위성우 감독으로부터 이날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질책을 듣는다는 것. 그러다보니 선수들은 승리 후에도 밝게 웃지 못 하는 것이다.
때로는 승리의 기쁨도 누려야 선수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은행이 매 경기 ‘방심’과 ‘자만’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데에는 위성우 감독의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큰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0일 열린 우리은행과 KDB생명의 경기가 끝난 후 위성우 감독은 오랫동안 미팅을 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KDB생명에 15점 이상으로 승리를 거뒀다. 관계자들은 “미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15점을 이겼는데, 분위기가 좋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을까? 경기 후 위 감독에게 미팅이 길어진 이유를 물었다.
위 감독은 외국선수들에 대한 미팅 때문에 늦어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존쿠엘 존스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머리끈을 집어던지는 행동을 했고, 모니크 커리도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위 감독은 “외국선수들이 해선 안 될 행동을 했다. 불필요한 행동을 하는 건 선수들에 대한 이미지에 좋지 않다. 처음부터 바로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중들 보기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위 감독의 불호령은 외국선수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렇듯 위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 매너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위 감독이 FM으로 선수단을 운영하니 선수들도 매 경기 정신을 바짝 차릴 수밖에 없는 것.
위 감독은 연승 분위기에 대해 “우리 팀은 연승을 해도 늘 분위기는 초상집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연승을 해도 늘 부족한 부분, 발전방안을 찾으며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경기 결과보다도 위 감독이 그리는 완벽한 경기력을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듯한 인상이다.
우리은행은 여전히 정상에 머물러 있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여전히 승리에 가장 굶주려 있는 건 그들인 것 같다.
#사진 –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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