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맹봉주 기자] 그동안 트레이드에 보수적이던 여자프로농구에서 깜짝 뉴스가 나왔다. 1대1도 아닌 3대3인데다 팀 내 주력 선수, 또는 유망주들이 포함된 트레이드였기 때문이다.
용인 삼성생명과 인천 신한은행이 지난 24일 트레이드 소식을 전격 발표했다. 삼성생명의 양지영(24, 181cm), 유승희(23, 173cm), 김형경(20, 165cm)과 신한은행의 양인영(22, 184cm), 박다정(24, 173cm), 이민지(22, 173cm)가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는 내용이다.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농구 팬들은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일단 트레이드 자체가 깜짝 놀랄 일이었다. 적은 구단(6개)과 좁은 선수 인프라 속에 여자프로농구는 트레이드와 자유계약 등 선수 이동에 대해 대단히 폐쇄적이었다. 간혹 트레이드가 터지더라도 각 팀 전력 외 선수들끼리의 이동이 다수였다. 당연히 팬들의 관심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는 다르다. 트레이드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은 당장 팀 전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서로 상대팀으로 옮기게 된 양지영, 양인영 자매, 자신을 1순위로 지명한 친정팀으로 돌아간 박다정, 오빠(이동엽, 서울 삼성)와 한 지붕 아래 훈련하게 될 이민지 등 스토리라인도 풍부하다.
그렇다면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은 왜 보수적인 여자프로농구 트레이드 시장 속에서 3대3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걸까?
사실 양 팀 사이의 트레이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누구를 보내고, 받을 것인가 하는 의견 차는 있었지만 트레이드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양 팀 감독과 구단관계자들은 팀의 전력 재편, 선수들의 출전 기회 확대, 여자농구 흥행 등을 이유로 개방적인 사고를 취했다.
트레이드의 첫 시작은 양인영과 양지영의 자매 트레이드였다. 여러 카드를 맞춰보던 양 팀은 박다정, 유승희가 포함된 2대2 트레이드를 논의했다. 이후 이민지, 김형경까지 포함된 3대3 트레이드까지 확장됐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남자농구는 그래도 트레이드가 어느 정도 활발해졌다. 하지만 여자농구는 ‘혹시나 저 팀 가서 잘하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에 은퇴할 때까지 자기 팀에 둔다. 다른 팀에 가면 충분히 기회를 받고 더 뛸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제 여자농구도 이런 부분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에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유승희가 트레이드 대상에 포함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트레이드 소식이 나오고 적잖은 농구관계자와 팬들이 “이번 트레이드의 승자는 신한은행”이라고 한데는 유승희의 이동이 결정적이었다.
“유승희를 내준 삼성생명이 손해 보는 장사 아니냐”고 임근배 감독에게 물었다. 임근배 감독은 “나도 (유)승희가 아깝다. 열심히 해서 실력이 올라온 상태였다. 하지만 우리 팀에 있으면 어찌됐든 경쟁을 해야 한다. 유승희 자리에는 박하나도 있고 윤예빈, 이주연도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가드 포지션이 부족하다. 팀을 옮기면 거의 주전급으로 뛸 수 있다”고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로 오픈 마인드였다.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지금의 3대3 트레이드는 빠른 시간 안에 결정이 났다. 양 팀 모두 의사결정이 타구단과 비교해 빠르다. 아마 유니폼 제작 하는 것보다 빠를 것(웃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선 “서로 윈윈이다. 이제 누가 미래를 얼마나 잘 키우느냐의 문제만 남았다”고도 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 선수인 양지영(16.5득점 6.03리바운드 3.1어시스트)과 양인영(평균 20득점 10.9리바운드 2.1블록슛)은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펼쳤다. 둘 다 큰 키에 외곽슛을 갖춰 공격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양인영의 경우 당장 삼성생명 배혜윤의 백업 빅맨으로 출전 할 전망이다.
이번 트레이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가장 1군 경험이 많은 유승희는 지난 박신자컵에서 평균 17.6득점 5.6리바운드 2어시스트 2.6스틸 1블록슛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신한은행에서 김연주와 출전시간을 나눠가지며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박다정은 정확한 외곽슛과 폭발적인 공격력이 장기인 선수. 비록 아직까지는 기대만큼 성장 폭이 크지 않지만 이제 24살이기에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제 프로 1년차인 이민지와 김형경은 좀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유승희를 얻은 신한은행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어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양 팀 모두 목표하고자 하는 바는 이뤘다. 지난 시즌부터 리빌딩에 들어간 삼성생명은 포지션 별 옥석 고르기가 필요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중복 포지션의 선수를 내주며 팀에 필요한 자원들을 손에 얻었다.
2승 6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는 신한은행은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특히 최윤아, 김규희의 부상으로 앞선에서 득점을 해줄 가드가 절실했는데 유승희의 영입으로 이를 해결했다.
사진_WKBL 제공, 용인 삼성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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