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NBA 선수와 맞짱, 베일 벗은 첼시 리

곽현 / 기사승인 : 2015-10-20 2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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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WNBA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이는 국내선수가 있다면 어떨까? 소속구단의 전력은 확실히 강해질 것이 분명하다.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 베일에 가려져 있던 혼혈선수 첼시 리(26, 186cm)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첼시 리는 이번 시즌 하나은행이 야심차게 영입한 혼혈선수다. 친할머니가 한국인으로 알려진 첼시 리는 미국대학농구(NCAA) 디비전Ⅰ인 럿거스 대학 출신으로 지난 시즌 루마니아 리그에서 뛰며 평균 18.1점 12.3리바운드 1.1블록을 기록했다.

186cm에 100kg이 넘는 거구인 첼시 리는 정통센터다. 다만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예측이 어려웠다. WNBA에서는 뛰지 못 했지만, 국내선수 신분으로 뛴다면 어느 정도 기량을 보일지 알 수 없기 때문.

첼시 리는 20일 열린 삼성생명과의 연습경기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날 연습경기는 첼시 리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첼시 리의 외모는 영락없는 흑인 외국선수였다. 국내선수보다 월등히 큰 덩치를 자랑했다.

첼시 리는 2쿼터 투입됐다. 리는 투입되자마자 강력한 힘을 앞세워 골밑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삼성생명 키아 스톡스와 매치업 된 리는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확실한 박스아웃으로 안전하게 수비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리는 스톡스를 상대로 훅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3쿼터에는 앰버 해리스를 힘으로 밀치고 골밑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첼시 리의 기량은 위력적이었다. 외국선수들과 맞부딪혀도 크게 밀리는 기색이 없었다. 스톡스와 해리스가 오히려 리의 힘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하나은행은 버니스 모스비가 허벅지 통증으로 결장하고, 샤데 휴스턴이 뛰었다. 휴스턴과 리가 같이 뛸 때는 골밑의 무게감이 상당했다.

이날 경기는 삼성생명이 78-72로 승리를 거뒀다. 리는 10점 15리바운드 2스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첼시 리는 적극적이었다. WNBA 출신 선수들을 상대로도 자신감 있게 공수에 임했다. 포스트에서 자리를 잡고 계속해서 공을 달라고 하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또 열심히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힘도 좋고 기동력, 경기 이해도도 괜찮았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힘도 좋은데, 기동력도 나쁘지 않다. 일단 덩치가 워낙 커서 국내선수들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지 않나”라며 리의 기량을 평했다. 매치업 됐던 키아 스톡스도 “매우 적극적이고 힘도 좋고 터프한 선수다”고 평했다.

처음 모습을 드러낸 첼시 리의 기량은 기대 이상이었다.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지만, 기존 국내선수들보다 압도적인 신체조건과 힘을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 하나은행의 돌풍을 이끌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하나은행 박종천 감독은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돼서 체력을 더 키워야 한다. 기량이 나쁘지 않다. 훅슛이 좋다. 리바운드랑 수비만 해줘도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중에 WNBA도 갈 수 있는 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첼시 리는 하나은행과 계약기간 3년 연봉 1억5천만원에 계약을 했다. 다음은 첼시 리와의 일문일답이다.

Q. 한국에서 뛰게 된 소감이 어떤가?
A. 흥미롭다. 지금까지 내가 뛰었던 리그 스타일과는 다르다. 몸을 더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만족한다. 나보다 큰 선수들을 막는 연습을 했다. 상대가 키가 커서 블록슛을 당할 걸 예상했다. 하지만 상대가 나보다 리바운드나 득점을 많이 한 게 아니기 때문에 만족한다.

Q. 할머니가 한국인이라고 하던데.
A. 사실 나의 배경에 대해 잘 모른다. 4살 때 입양돼서 커왔다. 가족관계에 대해 잘 몰랐는데, 에이전트를 통해 여권을 발급받으면서 할머니가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농구는 12살 때부터 시작했다. 미국에선 마이애미에서 자랐다.

Q. 현재 몸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A. 한국에 온지 9일이 됐다. 몸 상태는 60% 정도 되는 것 같다. 살을 좀 빼야 할 것 같다. 코치님께서는 10킬로 정도 빼라고 하셨다.

Q. 좋아하는 WNBA선수가 있는가?
A. 실비아 포울스(미네소타)와 캔디스 파커(LA)가 롤모델이다.

Q. 한국 국적을 취득해 국가대표로 뛰고 싶은 생각도 있나?
A. 물론이다. 새로운 문화를 알게 되고, 한국을 알게 되서 기쁘다. 한국 국적을 얻어서 국가대표로도 뛰고 싶다.

Q. 한국에서 뛰는 각오를 얘기해준다면.
A. 나에 대한 기대감이 큰 걸 알고 있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매 경기 15점 10리바운드 이상을 하는 것이 목표다.

#사진 - 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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