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최근 프로농구에 스킬트레이닝 열풍이 대단하다. 각 구단들은 비시즌 해외로 선수들을 보내 기술전문 코치들로부터 스킬트레이닝을 받게 하고 있다. SK, 삼성, 전자랜드, 동부 등이 일부 선수들을 해외로 보냈다.
그런 트레이닝을 국내에서 시행하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고양 오리온스다. 오리온스는 NBA D리그 그랜드 래피즈 팀에서 수석코치로 활동 중인 타이론 엘리스(38)코치를 초빙해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12일 오리온스의 스킬트레이닝이 열리고 있는 고양체육관을 찾았다. 갖가지 기구들을 놓고 드리블에 이은 플로터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렉스로우에 이은 비하인드 백드리블 등 국내에선 가드들 외에는 잘 쓰지 않는 드리블이다.
플로터 슛 역시 마찬가지다. 장신선수들의 블록슛을 피하기 위한 기술인 플로터는 NBA 등 해외에선 흔하게 쓰이지만, 국내에선 아직 보편화 되지 않았다. 김선형, 전태풍 등 일부 가드들을 제외하고는 플로터를 자신 있게 쓰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습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색다른 훈련을 하는 선수들은 다소 어색한 느낌도 있었지만, 기술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땀을 흘렸다.
특별히 이날 훈련에는 배재고등학교 선수들도 동참했다. 이는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의 배려 덕분이었다. 추 감독은 이번 트레이닝을 앞두고 아마추어 지도자들에게 연락을 해 언제든 훈련을 보러 오라고 했다. 단대부중 최성우 코치도 이날 트레이닝을 참관했다.
엘리스 코치는 배재고 선수들도 성심성의껏 지도했다. 엘리스 코치가 강조한 건 기본 자세였다. 슛을 쏠 때는 몸이 비뚤어져선 안 되고, 링과 직각이 돼야 한다. 팔도 한쪽으로 휘어져선 안 되고, 위로 곧바로 올라가야 한다.

추일승 감독은 엘리스 코치에 대해 “지난 해 알게 된 코치다. D리그 일정이 끝나면 한 번 와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오겠다고 하더라.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다. 곧 NBA팀으로 갈 수 있는 유능한 코치다”고 말했다.
미국 국적의 가드 출신인 엘리스 코치는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터키 등 유럽에서 오랫동안 뛴 경력이 있다.
엘리스 코치는 트레이닝 내내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자세 하나하나를 세심히 조언했고, 잘 할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빅맨 훈련도 진행됐다. 빅맨 훈련에서 특이했던 것은 ‘터치슛’이었다. 터치슛은 뭘까? 터치슛은 엘리스 코치가 붙인 용어다. 엘리스 코치는 “터치샷은 플로터랑 다르다. 플로터는 가드들이 쓰는 기술이다. 터치슛은 가드뿐만 아니라 빅맨들에게도 유용한 기술이다. 공을 잡자마자 준비 동작 없이 바로 던지는 슛이다. NBA 알 제퍼슨, 팀 던건이 잘 쏘는 슛이다”고 말했다.
현대농구로 갈수록 일반적인 세트슛보다 플로터 같은 변칙적인 슛을 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상대 수비수가 예측할 수 없도록 타이밍을 뺏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재석, 김만종, 방경수 등 빅맨들은 터치슛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뿐만 아니라 양손 골밑슛도 연습했다.
배재고 선수들도 오리온스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 배재고 선수들로서는 프로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될 법했다.
선수들이 뒤섞여 2:2 훈련도 진행됐다. 엘리스 코치는 공격 뿐 아니라 수비 움직임 역시 세심하게 지도했다. 레이업은 일반적인 레이업이 아니라, 상대 블록슛을 피해 위로 띄우는 스쿱샷 연습으로 진행됐다. 대부분의 훈련이 국내에서는 잘 하지 않는 훈련이었다.
엘리스 코치가 국내 지도자들과 차별화 되는 점은 선수들에게 확실한 자세를 알려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훈련의 포인트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장재석은 엘리스 코치로부터 가장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선수다. 오리온스 관계자는 “재석이가 이번 훈련을 하며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장재석은 “나한텐 많은 도움이 된다.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 배웠고, 터치샷도 큰 도움이 된다. 또 포스트에서 힘을 쓰는 법에 대해서도 배웠다”고 말했다.
주장 김도수는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기술뿐만 아니라 훈련에 임하는 마인드도 배우고 있다. 선수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잘 가르치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배재고 주장 최명수는 “많은 걸 배운 것 같다. 슛 밸런스, 드라이브인 요령에 대해 배웠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가서도 열심히 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엘리스 코치는 “불러준 오리온스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하다. 선수들이 정말 잘 따라줘서 훈련시키기가 좋다”고 말했다.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유 있게 농구를 하는 것이다. 농구는 빨리만 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자세를 낮게 하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엘리스 코치는 과거 NBA 서머리그 뉴욕 닉스에서 문태종과 함께 뛴 경험도 갖고 있다. 또 한국에서 뛰었던 크리스 윌리엄스와도 독일에서 함께 뛰며 우승을 일궈냈다고 한다. 엘리스 코치는 “문태종은 예전에도 슛이 굉장히 좋아 인상적인 선수였다. 몸 관리를 잘 해서 아직까지 잘 뛰고 있는 것 같다. 크리스 윌리엄스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다. 그 친구가 한국에 가는 것을 추천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엘리스 코치는 오리온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에 대해 “이승현, 김강선이다.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다. 장재석은 잠재력이 매우 좋다. 본인도 자신의 잠재력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김만종은 완벽한 팀 메이트다. 늘 열심히 하고 웃는 점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엘리스 코치는 25일까지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엘리스 코치는 “선수들의 기량을 조금씩 향상시키는 게 목표다. 정신적으로도 기초를 다져놓으면 만족한다. 나머지는 오리온스 코칭스태프가 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시즌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오리온스. 이번 시즌 그들의 농구를 지켜볼 이유가 충분할 것 같다.
#사진 – 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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