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원주/최창환 기자] 비시즌, 원주 동부에 내려진 가장 큰 과제는 ‘윤호영의 잔류’였다. 동부는 다소 이견 차가 있었지만 과제를 해결, 차기 시즌에도 탄탄한 전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윤호영(31, 197cm)은 2014-2015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했다. 3~4번 포지션을 오가는 자원인데다 아직 30대 초반인 만큼, 시장에 나선다면 그 결과가 기대됐던 ‘FA 대어’였다. 하지만 윤호영은 동부와 협상 끝에 계약기간 5년 보수총액 6억원에 재계약을 체결, ‘동부맨’을 선언했다.
동부로선 윤호영을 붙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통했다. 한순철 동부 사무국장은 “우리 팀으로선 당연히 (김)주성이의 계보를 잇는 선수의 잔류를 절실히 원했다. 이견 차는 연봉 협상에서 흔히 있는 수준이었을 뿐, 적정한 선에서 서로 협상 마무리를 잘했다”라며 윤호영이 동부에 남은 것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그렇다면 FA 협상 당시 윤호영의 속내는 어땠을까. 이에 대해 묻자 그는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모험도 생각하긴 했다. 지금이 아니면 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프로선수로서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윤호영은 이내 동부 잔류를 결심했다. “성격상 모험을 즐기지 않는 편이라…(웃음)”라고 운을 뗐지만, 윤호영의 속내는 따로 있었다.
윤호영은 “우리 팀만의 끈끈함,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다. 지금까지 함께 해왔던 선수들과 계속해서 농구를 하고 싶었다”라고 잔류를 택한 첫 번째 이유를 전했다.
윤호영은 이어 김주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주성이 형이 나를 잘 이끌어줬다. 주성이 형도 이제 체력적으로 힘들어할 때가 된 만큼, 이제는 내가 주성이 형을 도울 차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리그 정상급 포워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준 동부, 그리고 김주성을 잊어선 안 된다는 의미였다.
이로써 동부는 2002년 데뷔 후 줄곧 기둥 역할을 해온 김주성이 은퇴한 이후 대체자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게 됐다. 윤호영의 잔류는 곧 ‘김주성→윤호영’이라는 세대교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호영은 “주성이 형이 은퇴할 때까진 내가 기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주성이 형이 은퇴한 후에는 또 어떤 선수가 치고 올라올지 모르는 일”이라며 웃었다.
윤호영은 자신이 김주성의 바통을 이어받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했지만, 한 가지만큼은 분명하단다. “나는 주성이 형과 추구하는 농구가 비슷하다. 호흡도 정말 잘 맞는다.” 윤호영의 말이다.
윤호영은 분명 김주성의 뒤를 이을 동부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하지만 김주성이 팀을 세 차례나 챔프전 우승으로 이끈 반면, 윤호영은 세 차례 챔프전에 올라 번번이 헛물만 들이켰다. 실제 ‘우승 없이 챔프전을 가장 많이 뛴 선수’라는 랭킹을 따지면, 윤호영은 15경기로 이 부문 4위에 올라있다. ※ 1~3위도 동부에서 대부분의 선수생활을 보낸 박지현(21경기), 황진원(17경기), 안재욱(16경기)이다. 이는 곧 동부가 챔프전에서 많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최근 들어선 준우승에 그치는 경우가 꽤 많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 시즌 연속 준우승은 찾아보기 힘든 기록 아닌가“라고 운을 뗀 윤호영은 ”개인상은 정말 안 바란다. 내가 들러리가 되더라도 좋다. 벤치멤버가 된다 해도 (우승)반지 하나 얻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윤호영은 2014-2015시즌 울산 모비스와의 챔프전에서 3차전 도중 팔꿈치 부상을 입어 4차전에 결장했다. 팀이 스윕을 당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쓰릴 텐데, 이를 벤치에서 지켜봐야 하는 그 심정은 오죽했을까.
“벤치에서 마지막 경기를 보는데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못 뛰는 것만으로도 답답한데…. 감독님께도 죄송했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미안했다”라며 지난 아쉬움을 곱씹은 윤호영. 팔꿈치부상에서 서서히 회복 중인 윤호영이 동부가 그토록 갈구하고 있는 통산 네 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끌 수 있을까.
지난 시즌 챔프전에 진출, 외국선수 드래프트 지명순위가 9·12순위로 밀려 더욱 험난한 시즌이 예고되지만, 윤호영은 자신하고 있는 게 있다. “외국선수는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도 검증된 선수로서 교체만 안 된다면 국내선수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우승을 얘기하는 건 시기상조지만, 외국선수 교체만 없다면 올 시즌 역시 우리 팀이 상위권에 오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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