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꼬일 대로 꼬인 한국 3x3 로드맵, 2020년 한국 3x3는 어떻게 될까

김지용 / 기사승인 : 2020-04-13 13: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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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지용 기자] 모든 것이 멈췄다. 저마다의 계획 속에 시작된 2020년. 하지만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모두의 일상을 무너뜨렸다.


벌써 3개월 넘게 우리의 일상을 침범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국내 스포츠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가 개막을 연기하거나 리그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비시즌에 팬들에게 ‘농구’를 선물했던 3x3도 타격을 입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대회의 모든 일정도 꼬일 대로 꼬여 버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뒤죽박죽된 한국 3x3의 2020년을 미리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4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 직격탄 맞은 올림픽 3x3 대표팀, 올림픽 도전 자체가 물거품 될 위기
국제농구연맹(FIBA)은 2010년 초반부터 전 세계에 3x3를 보급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때 가장 많이 등장했던 것이 ‘2020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이란 문구였다. 실제 FIBA의 노력으로 3x3는 2020 도쿄올림픽에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전 세계에서 3x3가 활성화됐다.



2017년 11월, 대한민국농구협회에서 ‘KBA 3x3 코리아투어’를 재개하며 불붙기 시작한 한국 3x3 역시 2018년 프리미어리그, 2019년 KXO가 연달아 출범하며 한국 3x3를 가파른 성장세로 이끌었다. 덕분에 2019년 11월 1일, 한국은 올림픽 1차 예선 티켓도 따냈다. 국내 3x3 관계자들과 선수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이어 2020년 1월 열린 3x3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김민섭, 박민수, 노승준, 김동우 등 4명의 선수가 올림픽 3x3 대표팀에 선발됐고, 이들은 2월 19일 소집돼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선수촌내 외부인의 출입과 선수들의 외부 연습이 전면 통제된 것. 국내 3x3 선수들과의 연습경기를 계획하고 있던 대표팀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고, 결국 대표팀은 25일이란 소집 기간 단 한 차례도 연습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대표팀은 소집 초기 필리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3x3 대회에 출전할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취소됐다. 이 대회에는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몽골 등 올림픽 본선 혹은 1차 예선에 나서는 팀들의 출전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컸다. 문제는 계속됐다. 당초, 3월 18일부터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0 도쿄올림픽 3x3 농구 1차 예선이 연기된 것.


FIBA는 좀처럼 시들지 않는 코로나19의 추이를 지켜보다 3월 4일, 전격적으로 올림픽 1차 예선 연기를 통보했다.



날벼락이었다. 코로나19가 언제 잠잠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올림픽 1차 예선 개최국인 인도는 3월 13일부터 한 달간 국경을 폐쇄하는 고강도 조치까지 내렸고, 이 사이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상황은 더 악화됐다.


3월 13일, FIBA는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3월 13일부터 개최 예정이었던 모든 국제대회 일정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3월 개최 예정이었던 올림픽 3x3 농구 1차 예선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그러나 다른 대회도 아니고 올림픽 예선인 만큼 FIBA는 어떻게든 올림픽 1차 예선을 개최하려고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기사가 작성 중인 3월 14일까지 전해지는 소식으로는 3월 개최는 어렵더라도 올림픽 2차 예선이 열리는 4월 24일 전에라도 상황이 나아진다면 4월 중에라도 올림픽 1차 예선을 개최해보겠다는 것인 FIBA의 입장이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올림픽 2차 예선 기간을 늘려 1, 2차 예선을 함께 개최해보겠다는 계획도 있다. 하지만 3월 12일을 기점으로 헝가리 역시 한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 등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위에 거론된 모든 계획은 어디까지나 코로나19 사태가 조금이라도 잠잠해진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다. 3월 중순에 들어서며 유럽과 미국에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최악의 경우 올림픽 1, 2차 예선은 모두 취소될 수 있다. 이럴 경우 FIBA는 FIBA 3x3 국가랭킹을 통해 본선 진출국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흐른다면 한국 남자 올림픽 3x3 대표팀은 올림픽 예선에 도전조차 하지 못한 채 3년을 기다린 올림픽 도전의 꿈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3x3를 통해 제2의 농구인생을 이어가고 있는 3x3 선수들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 국내 3x3 일정도 ‘ALL STOP’
한국 3x3가 팬들에게 다가선 지도 3년이 돼가고 있다. 그 사이 아시안게임 은메달, 아시아컵 8강 진출 등 국제대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며 한국 3x3는 국제경쟁력도 갖춰가고 있다.



매년 여름마다 농구에 갈증을 느끼던 팬들에게 5대5와는 다른 매력으로 어필한 3x3는 지난 3년간 꽤 많은 성장을 했다. 팬들 역시 점점 늘어났고, 3x3를 대하는 선수들의 자세 역시 진지해졌다. 3x3를 통해 ‘농구 산업’의 영역이 확장되기도 했다.


3x3가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도쿄올림픽이 있는 2020년을 맞아 대한민국농구협회(코리아투어)와 KXO(KXO리그), 한국3대3농구연맹(프리미어리그) 등 국내 3x3 단체들은 6월 개최를 목표로 한 KXO를 제외하고, 4월에 일정을 시작하는 것으로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상황도 좋았다. 농구협회에서 운영하는 코리아투어는 지난 2년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자체들과 업무 협약을 맺었고, 양산, 양구, 사천 등 그동안 대회 개최가 쉽지 않았던 지방 소도시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준비를 마쳤다. 프리미어리그 역시 아프리카TV의 창단으로 새 활력을 얻었고, 2020년 6개 팀으로 리그를 운영할 준비를 끝냈다. 코리아투어와 프리미어리그는 각각 5번과 8번의 대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2월을 기점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모든 계획이 멈췄다. 핑크빛이었던 2020년의 시작이 회색빛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등 사회 전반적으로 사람이 모이는 행동 자체를 지양하는 분위기가 이어졌고, 3개 단체의 2020시즌 준비는 무기한 연기됐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4월 11일로 예정돼 있던 1차 서울대회를 잠정적으로 연기했고, 프리미어리그 역시 2월 23일로 예정됐던 트라이아웃을 전면 취소하며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KXO 역시 2020년을 맞아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됐지만 코로나19로 총회를 무기한 연기하며 행정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3개 단체 모두 2020년 일정을 준비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김용진 사무차장은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기에 기존의 코리아투어 일정은 변경된다고 봐야 한다. 4월 서울대회를 개최하기 위해선 지금쯤은 참가팀 모집에 나서야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엄두를 낼 수가 없다”고 말하며 “국제대회도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의 대회 개최는 어렵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이 돼야 추후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본다. 현재로선 아무리 빨라도 5월 말은 돼야 코리아투어 개최를 고려해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이마저도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된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어리그 관계자 역시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4월 18일 1라운드 개최를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선 개최 유, 무를 판단할 수 없다. 상황이 여기서 더 길어진다면 리그 개최 연기는 불가피할 것 같다. 다만 조금이라도 상황이 나아지면 원안대로 리그를 개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인제, 제주 챌린저 등 2번의 국제대회를 개최하며 한국 3x3에 활력을 불어넣은 KXO는 “올해 KXO는 6월 개최를 목표로 2020년을 준비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2개 단체보다는 상황이 낫다. 하지만 올해도 두 번의 국제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보니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국제대회를 위해 외국 선수들의 입국이 허용돼야 하는데 현재는 상황이 쉽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내 3x3 일정이 종잡을 수 없게 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년의 부족한 점을 채워 야심차게 2020시즌을 준비하던 선수들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제대로 된 훈련조차 진행하기 힘든 실정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극도로 조심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단체 훈련은 엄두도 내기 힘든 상황.


하늘내린인제 방덕원은 “정말 경기가 하고 싶어 근질근질하다. 1월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제대로 된 연습도 못하고 있다. 수도권의 거의 모든 체육관이 폐쇄되면서 훈련 여건이 더 어렵게 됐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삼삼오오 모여서 간단한 훈련은 하지만 제대로 된 훈련은 힘든 실정이다.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 만만치 않은 타격 입는 FIBA 3x3
코로나19는 아시아 3x3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FIBA에선 올림픽 1차 예선 연기와 함께 3x3 아시아컵과 U17 3x3 아시아컵의 연기를 알려왔다. 오는 5월과 6월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 각각 개최 예정이었던 두 대회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9월과 10월로 연기됐다. 대회 연기는 아쉽지만, 일정을 종잡을 수 없는 올림픽 1차 예선에 비하면 뒤늦게라도 정확한 개최 일정이 잡힌 아시아컵의 상황은 오히려 낫다고 볼 수 있다.



올림픽 1차 예선과 달리 그나마 운영에 여유가 있는 아시아컵이었기에 두 대회는 하반기로의 연기가 가능했다. 하지만 당장 4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FIBA 3x3 월드투어와 챌린저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FIBA 3x3 프로서킷 이벤트 중 가장 많은 포인트를 딸 수 있는 월드투어는 전 세계 도시를 돌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FIBA 3x3 월드투어는 상위 랭킹 팀들이 참여하는 최고 레벨의 마스터스 대회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14번의 투어가 계획돼 있었고, 첫 대회는 4월2일과 3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일찌감치 잠정 중단됐다. 3월 들어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 사태가 급격히 증가하며 현 상황에서 유럽 팀들의 참가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월드투어의 일정을 강행할 수 없는 것. 특히, 5월 30일과 31일에는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청두)에서 월드투어 개최 계획이 잡혀있기 때문에 향후 월드투어 일정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투어의 관문인 챌린저의 경우도 타격이 심각하다. 지난해 인제, 제주, 서울 등 국내에서도 3번이 개최되며 국내 팬들이 눈앞에서 세계적인 3x3 선수들의 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었던 FIBA 3x3 챌린저는 올해 일정에 큰 변동이 있을 예정이다. 지난해 챌린저는 총 28번이 치러졌다. 이 중 중국에서는 8번의 챌린저를 유치했다. 지난해 치러진 28번의 챌린저 중 30%를 중국에서 개최했을 만큼 중국의 영향력은 강했다.



그러나 중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가 되며 얼마 전 발표된 2020년 챌린저 일정에는 중국 도시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3x3 아시아컵도 9월로 연기된 가운데 상반기 중국 개최는 쉽지 않아 보인다. FIBA로서도 현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중국 개최를 밀어붙일 수 없는 만큼 2020년 챌린저의 개최 횟수는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KXO에서는 올해 다시 한번 챌린저 유치를 계획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 사태가 유럽에서 본격화되며 챌린저 유치 신청마저 막혀 연내 대회 유치가 가능할지 의문이 들고 있다.


코로나19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 등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강하던 코로나19는 3월 들어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세를 넓히고 있다. EU를 중심으로 국경을 폐쇄하는 조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던 3x3가 언제 정상화 될지는 그 누구도 쉽사리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사진_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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