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산대 박인아 "대학선수로서 꼭 성공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강현지 / 기사승인 : 2019-11-13 11:11: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강현지 기자] “친구들과 다른 길을 온 만큼 반드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라고 외쳤던 박인아. 박인아는 정말로 그 약속을 조금씩 지켜가고 있었다. 부산대 신입생으로써 2019 KUSF 대학농구 U-리그 통합우승을 주도했고, 신인상도 차지했다. 이제 그는 이렇게 외친다. “대학 선수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고 싶다”고. 플레이만큼이나 포부도 남다른 부산대 박인아(G, 165cm) 만나봤다.


스무살의 대학생활
“왜 프로 진출을 하지 않고, 대학교에 진학을 결정했나?” 동주여고를 졸업한 박인아가 부산대 진학 이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고교시절부터 박인아는 힘과 패스 등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 넓은 코트 비전을 가지며 포인트가드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연령별 대표팀도 꾸준히 올라 여럿 프로팀이 ‘찜’해 둔 선수였지만, 결국 그는 대학 진학을 결정했다.


이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박인아는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죠”라고 웃어 보이며 개인적인 생각을 먼저 전했다. “개인적으로 (박)지현(우리은행)이는 어렸을 때부터 스타성, 잠재력을 인정받았어요. (이)소희(BNK)는 언론에 많이 노출되진 않았지만, 농구하는 사람들은 다 알만한 실력을 가졌고요.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지현이랑 소희는 스타일이 확실했지만, 저는 제가 하는 농구에 확신이 없었어요. 팀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다 1대1로 부딪히면 모자란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럼 대학 진학 후 이야기를 들어보자. 최근 전국체전과 대학리그까지 마친 박인아는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갔다. 팀 일정은 휴가이지만, 수업 일정이 빽빽해 다른 것은 꿈도 못 꾼다고. 여행계획도 아직이란다.


그는 대학생활에 대해 “걱정했던 것보다 평범한 것 같아요. 일단 처음에는 농구랑 공부랑 같이 해야하다보니 걱정을 했는데, 운동 시간이 한정적이잖아요. 짧은 시간 동안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훈련에 몰두하다 보니 잘 됐어요. 사실 1학기는 적응 기간이라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2학기는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훈련의 중요성을 알다보니 더 집중하게 됐죠. 팀 우승으로 입증했으니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보낸 한 해였던 것 같아요”라고 지나온 1학년 생활을 되돌아봤다.


1학기 성적은 4.5점 만점에 3.7점을 받았단다. 학과에서는 6등. “1학년 1학기는 원래 신입생이라 공부 잘 안 하잖아요~”라고 겸손해했던 그는 다음 학기에는 4.0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1학기 동안 대학리그 대회 출전, 이상백배 여대부선발팀에, U19 청소년대표팀까지 오가면서 바쁘게 지내온 길을 읊으며 “2학년이 되면 MT도 가고, 친구들이랑 점심도 먹고 싶어요. 그동안 과제를 해도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과제도 함께 하고, 인터뷰도 해보고, 체험하는 게 있거든요. 영상 편집도 하는 게 있고요. 그간은 무임승차 식이었는데, 이제 운전을 해야 할 때가 온거죠”라고 적극적인 학교생활도 다짐했다.



여대부에 대한 인식, 바꾸고파
박인아의 2019년은 빠르게 흘러갔다. 올 시즌 부산대는 처음으로 대학리그에 출전, 장기 레이스를 소화했다. 그 사이 개인적으로는 신분(?)이 참 많이도 바뀌었다. 1학기에는 이상백배 선발팀에 발탁되어 일본을 다녀왔다. 여름에는 U19 여자청소년대표팀에도 선발돼 태국 방콕에서 대회를 치렀다. U19에서는 박지현, 이소희와 함께 맏언니였다. 올해는 아킬레스건이 좋지 못했던 탓에 U18에서 보여준 ‘작은 거인’의 화력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벤치 멤버로서 체력을 안배해주고,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했다.


대학선발팀에서는 반대로 박인아가 유일한 막내였다. 언니들의 조언 속에 수업을 듣고, 정규리그를 소화했던 박인아는 큰 무대를 거치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고 했다. 가장 많이 느낀 점은 바로 여자대학선수에 대한 인식이었다.


“(이상백배 선발팀)상비군을 뽑았는데 주말 밖에 훈련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아쉬웠어요. 일단 이동이 가장 큰 문제였죠. 춘천, 부산, 수원 등을 오갔거든요. 거기다가 수업을 듣고, 팀 대회도 뛰어야 쉼 없는 일정이 너무나 타이트했고요. U19 대표팀 훈련도 경험했다보니, 지원이 아쉽다는 생각도 했었죠. 학사일정 중에 간신히 시간을 내서 연습을 해야 하는 날이 많아서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어요. 이동거리까지 있어 체력 훈련을 조금 줄이고, 공을 가지고 하는 훈련들을 많이 하면서 그나마 맞춰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박인아는 MBC배를 되짚었다. 우승을 거두긴 했지만, 그 모습을 지켜본 건 현장을 찾은 이들뿐이었다. “프로에 못 가는 선수들이 대학을 간다는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이야기를 이어간 그는 “남대부랑 차이가 크거든요. 체육관도 그렇고, 중계는 남대부는 하는데, 여대부는 없었어요. 생중계까지 아니더라도 녹화라도 해주셔서 기록으로 남겼으면 좋았을 텐데. 남자의 경우는 대학을 갔다가 프로에 가는 게 당연하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잖아요. 전성기인 나이가 다를 수 있지만 인식은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어요”라고 그간 느낀 생각들을 털어놨다.



목표는 사회 경험치를 쌓은 프로선수
박인아의 목표는 뚜렷하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사회가 어떤 지도 맛본 뒤 실력을 업그레이드 해 프로 무대를 가는 것. 박인아는 야무지고, 예의도 바른 선수다. 최근 대학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은 박인아를 인터뷰하고 온 기자 후배들이 “박인아 정말 인터뷰 잘하던데요”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정작 박인아는 자신을 ‘헛똑똑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어렸을 때는 남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고, 소극적인데도 아닌 척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슬럼프가 한 번 왔었는데, 부모님께 한 번 터뜨리면서 달라진 것 같아요. 이후로는 조언을 구할 땐 구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이야기를 했죠. 언니의 영향이 컸어요. 두 살 위에 언니가 있는데, 친구처럼 지내거든요. 언니 입장에서는 미리 겪었던 걸 이야기해주고, 그러다 보면 저도 사회생활을 미리 맛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남보다는 제 생각을 말하게 됐고,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박인아의 동기는 박지현과 이소희, 게다가 동주여고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윤미(KB스타즈)까지 프로 무대에 가있다. 이들을 지켜본 박인아는 “일단 친구들은 프로선수가 직업인 거잖아요. 실력이 느는 걸 보면 성취감도 있을 거 같은데, 전 대신 학생선수다 보니 사회도 접하면서 경험을 쌓고 있는 것 같아요. 친구들을 보면 운동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일 때도 있지만, 매를 먼저 맞는 느낌이랄까요. 장단점은 있을 것이라고 봐요. 일단 저도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죠”라고 앞을 내다봤다.


대학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2.5득점 9.6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신인상을 차지한 박인아는 잠시 쉼표를 찍은 뒤 동계훈련으로 2020년을 준비할 예정이다. 박인아는 “그동안 대학리그에서 있으면서 프로팀과 연습 경기를 했는데, 부딪히면서 몸이 잘 만들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베테랑 선수들 말고, 1,2년차 선수들도 말이죠(웃음). 저 역시도 제 위치에서 준비를 하다보면 프로 무대에 못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준비해서 고교 졸업 후 곧바로 갔을 때보다 더 잘해내고 싶어요. 다른 선수들보다 4년의 시간을 귀중하게 쓴다면 프로 적응도 빨리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남들이 걷지 않은 길을 가는 이들은 늘 외롭고 힘들었다. 물론 박인아처럼 대학을 거쳐 프로에 간 선수는 여럿 있었다. 그러나 당장 드래프트에 나와도 지명을 받을 수 있었던 기대주로서 보장된 자리를 포기한 채 또 다른 경험을 택했다. 그리고 그 경험이 헛된 것이 아님을 1학년 활약을 통해 증명해냈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3년. 과연 3년 뒤에 만날 ‘졸업준비반’ 박인아는 얼마나 더 성장해있을지, 얼마나 더 성숙해져있을지 궁금하다.


프로필
2000년 5월 16일생, 165cm, 65kg, 동주여중-동주여고-부산대(체육교육과 1학년)


#사진_ 박상혁, 한필상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현지 강현지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