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물포고는 11일 해남 해슬체육관에서 열린 2026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남고부 8강에서 광주고를 74-72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마지막까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승부였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소게임이 이어진 가운데 제물포고가 마지막에 웃었고 그 중심에는 유동건(186cm, G)이 있었다. 유동건은 이날 20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제물포고의 4강행에 앞장섰다.
특히 승부처에서 더욱 강했다. 유동건은 앞선 삼일고와의 16강에서도 두 자릿수까지 벌어진 격차를 뒤집는 과정에서 4쿼터에만 11점을 몰아넣었다. 광주고와의 8강에서도 팽팽했던 4쿼터에 17점을 책임졌다. 두 경기 연속 가장 중요한 순간에 공격의 중심에 섰다.
제물포고 김영래 코치가 바라본 유동건의 강점은 탄탄한 기본기와 꾸준함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한 유동건은 성실하게 코트를 지켜왔다. 드리블 돌파와 스피드, 탄력이 강점으로 꼽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외곽 슈팅까지 다듬으며 자신의 공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김영래 코치는 “(유)동건이에게 ‘너는 다 잘하는데 메이드 능력이 떨어진다. 그것만 좋아지면 너의 가치는 어마어마하게 올라갈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원드리블 점퍼 같은 부분도 꾸준히 노력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점퍼와 3점슛을 더 보완해야된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만난 유동건은 “모두 단합이 잘돼서 이길 수 있었다. 광주고와는 종별대회(68-60) 때 한 번 이겨봤기 때문에 오늘(11일)도 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뛰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한 번의 역전승이 자신감의 밑거름이 됐다. 제물포고는 앞선 16강에서 삼일고에 두 자릿수 격차로 뒤졌지만 이를 뒤집고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유동건은 “지면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뛰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더 힘이 나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절박함은 승부처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삼일고전 4쿼터 11점에 이어 광주고전에서는 마지막 쿼터에만 17점을 쏟아냈다. 연이은 접전 속에서도 유동건의 손끝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코치님과 감독님께서 나를 믿어주셨다. 계속 하라고 북돋아주시고 다독여주셔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끝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제물포고는 4강으로 향한다. 상대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용산고다. 용산고 역시 이날 전주고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경기 종료 15초를 남기고 터진 3점슛을 앞세워 60-57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에 올랐다. 제물포고는 오는 13일 용산고와 4강전을 치른다.
유동건은 객관적인 전력보다 이날 전주고가 보여준 모습에 주목했다. 유동건은 “오늘(11일) 용산고와 전주고가 경기하는 걸 봤다. 우리도 전주고처럼 다 같이 토킹을 많이 하고 열정적으로 뛰면 된다. 질 생각 없이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제물포고의 이번 4강 진출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도 있다. 팀의 중심이었던 백종원이 U18 남자농구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종별대회부터 그의 공백을 안고 대회를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물포고는 종별대회에 이어 왕중왕전에서도 4강에 오르며 두 대회 연속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유동건은 “(백)종원이가 평균 20~30점씩 책임지던 선수다. 그만큼 점수의 공백이 생기니까 팀원끼리 그걸 함께 채우자고 이야기했다. 한 발 더 뛰자고 했다. 공격에서도 예전에는 종원이와 1대1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다 같이 1대1을 해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는 동료를 향해 유동건은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백)종원이 없이도 4강까지 왔으니 우리도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종원이도 대표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면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다치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우승까지 하고 왔으면 좋겠다.”
#사진_점프볼DB, 정다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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