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정규결산] ② 올 시즌에도 펼쳐진 기록의 향연, 역사가 된 그 순간들

김용호 / 기사승인 : 2021-04-07 05: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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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코트 위에서 흘리는 땀방울이 쌓이고 쌓여 기록을 만들고, 이는 훗날 돌아보게 될 리그의 역사가 된다. 지난 6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무수한 기록들이 쏟아졌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능력이 발전돼서인지 올 시즌에는 더욱 눈에 띄는 이색 기록들도 즐비했다. 또한, 많은 주목을 받을 만큼 좋은 기록이 남았다면, 잊고만 싶은 기록도 남았을 터. 올 시즌을 돌아봤을 때 대표적으로 기억할 만한 기록들은 어떤게 있었을까. 그 수많은 기록들 중 시즌을 대표할만한 기록은 언제 나왔었는지 돌아봤다.

▲ 개막 연승이 처음이었던 KT, 그 끝은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서동철 감독과 세 번째 시즌을 보내게 된 KT는 올 시즌 출발이 좋았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개막 2연승을 거뒀기 때문. KT는 정규리그 첫 경기였던 고양 오리온과의 3차 연장 승부를 이겨낸 뒤 백투백으로 열린 창원 LG 전까지 승리하며 개막 연승을 챙겼다. 하지만, 그 좋은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개막 2연승 이후 KT는 곧장 2연패, 이후 한 차례 승리했지만 다시 7연패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 7연승을 거두는 롤러코스터를 탄 탓에 KT는 올 시즌을 26승 28패, 6위로 마쳤다. 세 시즌 동안 한 차례도 5할을 초과하는 승률을 만들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어색하기만한 긴 연패, DB의 쓰라림
DB도 앞서 말한 KT 만큼이나 시즌 출발이 좋았던 팀이다. 타 팀에게 공개적으로 우승 후보로서의 견제를 받지는 못했으나 김종규, 두경민, 허웅 등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이뤄진 라인업은 분명 경쟁력이 있었다. 덕분에 개막 3연승을 달려 분위기도 올랐던 그 때. DB는 김종규와 윤호영이 동시에 부상 이탈하는 악재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10월 31일 인천 전자랜드 전에서 6연패의 늪에 빠졌다. DB의 6연패는 무려 2,430일만의 일이었다. 2017-2018시즌 이상범 감독이 DB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 겪은 6연패라는 뜻이다. 이후 DB는 11연패까지 빠지며 최종 9위에 머물렀다. 시즌 후반기에는 경기력을 되찾기도 했지만, 이 긴 연패는 꽤나 쓰라리게 남았다.

▲ 베테랑들의 꾸준함을 대변한 기록 달성
오랜 시간 꾸준하게 리그를 누비다보면 기록 달성은 당연해지는 걸까. 결코 아니다. 코트 위에 섰을 때 본인의 능력을 증명해야 기록은 쌓인다. 올 시즌에는 그렇게 베테랑의 자격을 증명하며 정규기록을 경신해나간 선수들이 있었다. 먼저,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중심이 된 함지훈은 11월 1일 전자랜드 전에서 정규리그 통산 3,000리바운드를 돌파했다. KBL 역사상 12번째로 누구나 쉽게 세우지 못한 기록이었다. DB의 김태술은 역대 10번째로 700번째 스틸을 솎아내 대도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이틀 뒤에는 통산 500번째 출장까지 해냈다. 500경기 출장은 정규리그 막판 SK 양우섭도 달성한 기록이다. 더불어 올 시즌 최고령 선수였던 KT 오용준은 역대 4위에 해당하는 700경기 출장을 달성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 강을준 감독의 컴백, 그리고 100승
올 시즌 오리온은 새로운 사령탑을 맞이했다. 지난 2010-2011시즌을 끝으로 KBL 무대를 떠나있던 강을준 감독이 컴백한 것. 2008-2009시즌부터 LG를 세 시즌 연속 지휘했던 강을준 감독은 비시즌에 FA 최대어 중 하나였던 이대성을 영입하는 등 부지런한 준비로 오랜만의 컴백을 알렸다. 그리고 12월 3일 홈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전에서 승리, 이는 강을준 감독의 정규리그 통산 100번째 승리로 남게됐다. 올 시즌 들어 16번째 경기에서 9승을 수확하며 달성한 100승이었다. KBL 18호 기록이었던 가운데, 당시 오리온이 흑자 승률을 유지하며 거둔 이 승리는 강을준 감독에게 의미있는 승리로 남았다.

▲ 라건아, 그는 뛸 때마다 역사가 됐다
최근 KBL 대표 장수 외국선수인 애런 헤인즈가 KCC에 합류하며 13시즌 연속 리그 출전이라는 진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그리고 이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대표적인 후보는 단연 라건아다. 올 시즌 코로나19의 특수성 속에 걸출한 외국선수들이 러시했음에도 라건아는 흔들리지 않았다. 시즌 초반에는 발목 부상도 있었고, 지금은 팀을 떠난 타일러 데이비스에게 출전 시간이 더 많이 부여됐지만, 라건아는 그와 상관없이 듬직하게 골밑을 지켰다. 덕분에 12월 13일 안양 KGC인삼공사 전에서는 통산 8,000득점을 돌파했다. 정규리그가 끝난 지금은 8,554점까지 그 기록이 늘었다. KBL 7위 기록이며, 6위의 주희정 고려대 감독과는 단 10점 차이다. 앞으로 라건아가 KBL에서 자신의 역사를 얼마나 더 이어나갈 지도 주목되는 이유다.

▲ 1위의 원동력, KCC의 12연승 폭풍질주
2015-2016시즌 이후 정말 오랜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KCC.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우승 후보로 한 표도 받지못한 팀이었지만, 전창진 감독이 추구했던 컬러를 완성시키며 순위표 맨 꼭대기에 당당히 섰다. 그리고 KCC가 1위를 할 수 있었던 건 팀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긴 연승 덕분이었다. KCC는 12월 15일 삼성 전을 시작으로 1월 21일 삼성 전까지 12연승을 질주했다. 약 한 달동안 이기기만 한 것. 공교롭게도 이는 종전 1위를 차지했던 2015-2016시즌에 세웠던 구단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었다. 아쉽게도 신기록인 13연승까지 나아가진 못했지만, KCC의 12연승 질주는 타 팀에게 너무나도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 KCC를 막아낸 SK는 구단 통산 600승
선두 KCC의 창단 첫 13연승을 막아낸 건 SK였다. 1월 24일에 열렸던 맞대결에서 SK가 82-80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던 것. 당시 KCC는 송교창이 부상으로 한 차례 휴식을 취했음에도 위협적인 경기력으로 SK에 맞섰다. 그러나 SK도 닉 미네라스가 30점을 폭격하는 저력을 보였고, 끝내 승리를 챙겨갔다. 이날 SK가 거둔 승리가 구단 통산 600번째 정규리그 승리였다. 더불어 SK가 올 시즌 전 구단 승리를 완성하는 승리이기도 했다. 단일 구단 통산 600승은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에 이어 SK가 3번째로 달성한 소중한 역사다. SK는 비록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 시즌 이런 모습으로 여전한 저력을 보였다.

▲ 이번에도 봄이 따뜻하지 못했던 삼성
올 시즌 삼성이 또 한 번 정규리그 7위에 머물렀다. 지난 3월 31일 전주 KCC와의 원정경기를 시점으로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6강 경쟁 상대였던 KT나 전자랜드 중 잔여경기 전패 팀이 나오면 기적같은 역전이 가능해지는 시나리오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삼성은 KCC에게 패하면서 오히려 전자랜드와 KT의 6강행을 확정시켜주고 말았다. 2016-2017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올라 챔피언결정전까지 향했던 삼성은 이후 정규리그 7위-10위-7위-7위를 기록하며 4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4시즌을 연속으로 봄 농구에 향하지 못한 건 KBL의 최초 기록이었다. 따뜻한 봄 날씨와는 다르게 올 시즌도 다소 춥게 마무리한 삼성. 그들이 다음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의 벽을 다시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점프볼 / 김용호 기자 kk2539@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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