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청주/홍성한 기자] “새로운 곳에서 뛰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데 열려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에이전트와 상의해 결정할 것이다.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
해외 팀까지 참가하는 국제대회인 2026 KB국민은행 박신자컵이 청주에서 열리고 있다.
그중 울란바타르 아마존스는 몽골 팀이다. 팀은 조별리그 4패로 마무리했지만, 미국 출신의 귀화선수 아마리 로빈슨(184cm, F, 2001년생)만큼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4경기에서 평균 21.0점 9.7리바운드 2.7어시스트.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모두 1위다.
경기를 지켜본 한 프로 관계자도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라며 치켜세웠다.
9일 아산 우리은행과 마지막 경기에선 30분 뛰고 27점 6리바운드. 시도한 15개의 2점슛 가운데 무려 12개를 넣었으며, 김단비를 앞에 두고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그만큼 다재다능한 선수다.
커리어부터 남다르다. 미국 NCAA 최상위 디비전인 디비전1 소속 클렘슨 대학교 출신으로, 대학 시절 152경기 중 151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핵심 멤버였다는 의미다. 통산 1900점과 949리바운드를 기록, 클렘슨대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이탈리아와 호주(NBL1)를 거쳐 지난해 올란바타르에 합류해 팀의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최근 한국과 인연도 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몽골로 귀화, 대표팀에 합류해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다. 4경기에서 평균 23.0점 7.8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 몽골 대표팀 핵심으로 떠올랐다. 한국과의 맞대결에서도 22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사실 로빈슨은 5대5가 아닌 3x3 농구를 위해 몽골농구협회가 귀화를 추진했던 선수다. 목표는 올림픽 출전이었다. 몽골은 3x3 농구에 꾸준히 투자하며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온 나라다.
올란바타르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가르시아 알바레스 감독 역시 "3x3 대회를 치르며 많이 발전해 온 선수다.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키우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9일 경기 후 만난 로빈슨은 몽골 국가대표가 된 배경에 대해 “처음에는 몽골농구협회에서 3x3 대표팀의 올림픽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나를 선택했다. 오랫동안 결정을 기다렸는데, 결국 3x3이 아닌 5대5 대표팀에서 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방식으로든 몽골을 대표할 수 있어 기쁘다. 몽골 여자농구가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박신자컵에서도 한국 선수들과 맞붙었다. 로빈슨이 느낀 한국 농구는 어땠을까.
그는 “확실히 몸싸움이 강하다. 아시아 농구는 전반적으로 몸싸움이 많고 경기 속도도 빠르다. 몽골에서 뛰고 3x3 대회로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이런 스타일에 익숙해졌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몸싸움이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것도 농구의 일부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언젠가 WKBL에서 뛰는 로빈슨의 모습도 볼 수 있을까. 몽골은 WKBL 아시아쿼터 대상 국가에 포함돼 있다. 다만 미국 출신 귀화선수인 로빈슨이 아시아쿼터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프로 관계자는 “귀화선수는 아시아쿼터로 뛸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WKBL은 현재 아시아쿼터 선수의 본인뿐 아니라 부모의 국적도 확인하고 있지만, 귀화선수에 대한 세부 규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추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로빈슨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새로운 곳에서 뛰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데 열려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에이전트와 상의해 결정할 것이다.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박신자컵을 마친 소감도 전했다. 로빈슨은 “새롭게 구성된 팀이라 함께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선수들이 3x3 대표팀 등 각자 다른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것보다 좋지 않은 성적에 모두 아쉬워하고 있다.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몽골 리그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무엇보다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 다른 선수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고, 여러 나라에서 뛰며 얻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수비와 패스, 득점까지 모두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답했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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