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강자는 없었다’ 중앙대의 반란, 고려대·연세대의 추락…뒤집힌 대학농구 판도

김동환, 정다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5 09: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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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동환, 정다윤 기자] 익숙했던 대학농구의 판도가 뒤집혔다.

매년 우승 경쟁의 중심에 섰던 전통 강호들의 아성이 흔들렸고 새로운 강자들이 그 자리를 꿰찼다. 2026 KUSF 대학농구 U-리그 정규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순위 경쟁 끝에 막을 내렸다.

16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중앙대를 필두로 각 팀의 희비도 엇갈렸다. 달라진 순위표만큼이나 저마다의 이야기를 남긴 한 해였다. 정규리그 상위 6개 팀이 걸어온 발자취를 되짚어봤다.

1위 중앙대
- 2026시즌 : 18승 2패 (1위)
- 2025시즌: 11승 5패 (4위)
- 16년 만의 우승, Again 2010?


1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이다. 중앙대는 지난 경희대와의 2차 연장 혈투 끝에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선두 자리가 흔들릴 위기도 있었지만, 다시 연승의 고삐를 당겼다. 결국 동국대전에서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중앙대의 가장 큰 무기는 강한 수비에서 시작되는 빠른 농구다. 그 출발점은 리바운드였다. 평균 44.3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낸 중앙대는 수비 성공 이후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지난해 평균 78.0점(4위)이었던 득점은 올해 84.4점(2위)으로 상승했다. 평균 실점도 64.6점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견고한 방패가 날카로운 창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확실한 에이스를 중심으로 고루 역할을 수행하며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고찬유(평균 18.3점 3점슛 성공률 42.1%)가 공격의 중심을 잡았고, 원건(평균 10.3점)은 기동력을 앞세워 윤호영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농구에 힘을 보탰다.

서지우(12.7점 7.2리바운드)는 골밑에서 버텼고, 주장 이경민(9.3점 5.1어시스트)은 경기 운영과 스틸 2.4개로 리그 전체 1위에 오르며 제 몫을 했다. 여기에 코트를 밟은 선수들이 수비와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팀의 경쟁력을 높였다. 이러한 움직임이 모여 1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2010년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제패하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중앙대. 16년 만에 다시 정규리그 정상에 선 중앙대가 그해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2위 성균관대
- 2026시즌 : 17승 3패 (2위)
- 2025시즌: 12승 4패 (3위)
- 가장 날카로운 창, 성균관대의 최고 성적


단일 대회 방식으로 열린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성균관대가 대학리그 출범 이후 정규리그 2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는 맛이 있는 팀이다. 성균관대는 리그에서 가장 날카로운 창(평균 85.6점, 1위)을 장착했다.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외곽에 포진한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열어준다.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외곽포다. 특정 선수에게 집중된 화력이 아닌 누구나 3점슛을 터뜨릴 수 있는 공격력을 갖췄다. 그 결과 성균관대는 평균 10.8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리그에서 유일하게 평균 10개를 넘어섰다. 성공률 역시 35%로 리그 최고다.

화려한 공격의 이면에는 정교한 조직력이 자리한다. 성균관대는 평균 턴오버 11.0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은 실책을 범하면서도, 평균 22.6개의 어시스트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실책 최소화와 공격 기회 창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공격의 양 날개는 구민교와 이제원이다. 구민교는 평균 18.8점 6.6리바운드, 이제원은 15.6점 6.3리바운드로 든든한 원투펀치를 구축했다. 여기에 선수들의 성장까지 더해지며 공격의 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지난 시즌 평균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렀던 이관우(14.9점 4.5어시스트)와 구인교(11.3점 6.5리바운드)가 나란히 득점력을 끌어올리며 화력에 힘을 보탰다.

불 뿜는 공격으로 정규리그를 수놓았던 이들이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3위 경희대
- 2026년 시즌 성적: 16승 4패(3위)
- 2025년 시즌: 6승 10패(9위)
- 4년 만에 이뤄낸 반등, 14년 만에 왕좌 탈환까지 노린다


경희대는 2022년 3위(10승 4패)를 기록한 이후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9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경희대는 이번 시즌 놀라운 반등에 성공했다. 전반기 12승 2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고, 후반기에도 4승 2패로 선방하며 2022년 이후 최고의 시즌을 완성했다.

비결은 선수들의 확실한 역할 분배였다. 우선, 지난 시즌 팀내 득점 1위(13.6점)였던 배현식(평균 17.9점)이 이번 시즌 득점력을 더욱 끌어올리며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배현식은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을 쌓는 것은 물론, 리바운드(6.6개)와 어시스트(3.3개)도 팀내 2위에 오르며 다방면에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임성채는 평균 2.6개의 3점슛으로 두 자릿수 득점(11.8점)을 기록했고, 김서원(평균 7.6어시스트)은 리그 최고의 어시스트 능력을 뽐냈다. 여기에 2학년 손현창(평균 12.6점)까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배현식의 조력자로 나섰고, 3학년 김수오(평균 12.1점 8.2리바운드)는 골밑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다만 후반기가 내심 아쉬웠다. 1위 중앙대에 22점 차 열세를 뒤집는 역전승을 거두며 선두 자리까지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 첫 경기 성균관대전 패배, 가장 중요했던 고려대전 1점 차 석패로 선두 도전에 실패했다. 전반기 14경기 2패였던 경희대는 후반기 6경기 만에 2패를 안았고, 성균관대에 2위 자리를 내주며 3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경희대의 플레이오프 첫 상대는 동국대다. 동국대를 꺾으면 성균관대와 단국대전 승자와 4강에서 만난다. 김현국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8팀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했지만 중앙대, 고려대, 연세대 등 까다로운 팀들을 결승 전까지 모두 피하는 비교적 수월한 대진표를 받았다. 2022년 이후 처음 TOP 3에 안착한 경희대가 2012년 이후 멈춘 플레이오프 우승 버튼까지 누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위 고려대
- 2026시즌 : 15승 5패 (4위)
- 2025시즌: 16승 패 (1위)
- 2011년 이후 최저 성적, 반격의 무대는 플레이오프


고려대에 낯선 순위표다. 올 시즌 고려대는 2011년 14승 8패로 5위에 머문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을 거뒀다.

정규리그 막판 동국대와의 접전에서 패한 데 이어 2위 경쟁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던 성균관대전에서도 3점 차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2연패로 정규리그를 마쳤고, 두 팀(동국대, 성균관대)을 상대로 모두 각 2전 전패를 기록했다.

고려대는 리그 최고의 방패로 꼽히지만 상대적으로 무딘 창이 발목을 잡았다. 평균 득점은 75.0점으로 리그 5위에 머물렀다. 골밑에서는 이동근(16.9점 9.0리바운드)이 중심을 잡았고, 앞선에서는 석준휘(17.9점 6.4어시스트)가 공격을 조율했다. 양종윤(13.8점 5.4어시스트 6.0리바운드)도 공수에서 고르게 힘을 보탰다.

문제는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이었다.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책임지던 유민수가 팀을 떠난 데다 후반기에는 잔부상과 컨디션 난조까지 겹쳤다. 특히 양종윤을 제외한 선수들의 경기력에 기복이 나타났다. 탄탄한 수비에도 불구하고 상위권 경쟁에서 밀려난 이유다.

이제 고려대는 플레이오프에서 반격을 노린다. 첫 관문부터 숙명의 라이벌 연세대와 마주한다. 대학리그 플레이오프 8강에서 두 팀이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정기전에서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이어진 성균관대전 패배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익숙하지 않은 4위,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고려대가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명가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위 연세대
- 2026년 시즌 성적: 12승 8패(5위)
- 2025년 시즌: 13승 3패(2위)
- 강팀 앞에 무기력했던 신촌 독수리, 플레이오프에선 다를까?


5위, 그리고 8패. 연세대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8패는 지난 2012년 기록했던 팀 사상 최다 패(14승 8패)와 동률이다. 하지만 2012년보다 2경기 적어 최저 승률(60.0%)을 기록했고, 5위 역시 팀 사상 최저 순위(2012년 4위)다.

연세대의 전력이 눈에 띄게 약해진 시즌이었다. 프로에 진출한 강지훈과 이규태, 이유진 등 장신 포워드들의 공백을 위진석(평균 13.3점 6.9리바운드), 홍상민(평균 4.8점 3.1리바운드)이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앞선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이채형은 시즌 직전 장기 부상을 당해 후반기에 돌아왔고, 원투펀치 이주영(평균 20.5점)과 김승우(평균 16.7점)는 3x3 국가대표 차출로 팀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다.

기록에서도 드러났다. 평균 득점은 지난 시즌 83.6점에서 79.3점으로 감소한 반면, 실점은 65.4점에서 72.5점으로 크게 늘었다. 리바운드(42.7개→38.5개)와 어시스트(22.1개→19.0개) 역시 동반 하락했다. 특히 공격이 이주영과 김승우에게 집중되면서 득점 분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연세대는 MBC배 대회 불참을 통해 반등의 의지를 내비쳤다. 후반기 4승 1패로 효과가 있는 듯 보였지만 4승 모두 중하위권 팀들에게 거둔 승리였다. 유일하게 상위권이었던 중앙대에게는 21점 차로 무기력하게 무너졌고, 고려대와의 정기전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이번 시즌 하위 6팀 상대 전승, 상위 4팀 상대 전패를 후반기에도 이어가며 강약약강에서 끝내 탈출하지 못했다.

연세대는 결국 플레이오프를 원정에서 치르게 됐다. 더군다나 상대는 시즌 맞대결과 정기전에서 모두 패배하며 압도적 열세인 고려대다. 열악한 상황이지만 마냥 부정적이는 않다. 후반기에 복귀한 이채형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고, 이주영과 김승우도 정기전보다 좋은 호흡을 기대할 수 있다. 완전체 전력을 갖추며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의지가 남다를 연세대가 플레이오프에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동국대
- 2026년 시즌 성적: 9승 11패(6위)
- 2025년 시즌: 9승 7패(5위)
-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성공, 하지만 점점 낮아지는 순위


동국대는 2024년 4위, 2025년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중위권에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이번 시즌도 6위로 마친 동국대는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 지난 2년 간 구축해온 팀의 안정적인 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 시즌 29점 18리바운드를 합작했던 김명진과 임정현, 지용현의 이탈로 골밑 전력의 약화가 우려됐다. 실제로 리바운드는 42.5개에서 34개로 크게 떨어지며 낮아진 높이를 실감했지만 득점력을 끌어올리며 극복했다.

4학년 우성희(평균 15.8점 7.7리바운드)와 유정원(평균 15점 5.6리바운드)이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으로 원투펀치를 형성했고, 또 다른 4학년 한재혁(평균 10.8점 4.5어시스트)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공격력에 힘을 보탰다. 41.6점을 합작한 세 선수의 활약 속 동국대는 67.8점에서 74점으로 팀 득점이 크게 상승했다.

다만 시즌 막판 2연패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반기를 5승 9패로 마친 동국대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4연승을 달리며 9승 9패로 승률 5할을 맞췄다.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의미 있는 기록도 세울 수 있었다. 2024년 9승 5패, 2025년 9승 7패에 이어 팀 최초로 3년 연속 5할 이상의 승률을 달성할 기회였다. 그러나 마지막 2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최종 성적 9승 11패로 시즌을 마쳤고, 새로운 기록을 향한 도전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핵심 선수들이 모두 4학년인 점도 과제다. 동국대는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지만 순위와 승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동국대가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3학년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이번 시즌 4학년들이 그랬듯 윤준식, 박귀환, 박대현 등 3학년들이 졸업생들의 빈자리를 메워내야 한다.

동국대의 플레이오프 상대는 경희대다. 이번 시즌 경희대를 상대로 2번 모두 패배했고, 2경기 평균 실점이 91.5점으로 수비가 무너졌다. 동국대는 수비력 회복과 함께 고려대에 2승을 거뒀던 자신감을 떠올려야 한다. 강팀 앞에서 작아지지 않고 동국대만의 에너지 넘치는 농구를 보여줘야 한다.

#사진_점프볼DB(박상혁,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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