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오랜 암흑기를 보냈다. 시작은 2012-2013시즌이었다. 필라델피아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안드레 이궈달라를 트레이드하고, 당시 정상급 빅맨이었던 앤드류 바이넘을 영입했다. 우승을 노린다는 확실한 승부수였다. 하지만 바이넘은 부상으로 1경기도 출전하지 않았고, 필라델피아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다.
이 시즌 이후 필라델피아는 결정을 내린다. 바로 이른바 고의로 패배해 드래프트 상위 순번을 획득하는 '탱킹' 전략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대놓고 '탱킹'은 필라델피아가 처음이었다. 필라델피아의 결정은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필라델피아는 세 시즌 연속으로 20승 이하를 기록했다.
대신 보상도 확실했다. 필라델피아가 원했던 드래프트 상위 순번 지명권을 획득한 것이다. 이를 통해 벤 시몬스, 마켈 펄츠, 조엘 엠비드라는 최상급 유망주를 지명했고, 시몬스와 엠비드가 기대처럼 성장하며 필라델피아는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가 됐다.
2017-2018시즌 이후 필라델피아는 7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했다. 문제는 확실한 성과가 없었다. 우승은 커녕,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도 한 번도 밟지 못했다. 필라델피아의 대릴 모리 사장은 확실한 카드를 원했고, 2023-2024시즌이 끝나고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며 FA 시장을 노렸다. 그리고 마침내 폴 조지라는 최대어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필라델피아는 2024-2025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성적: 24승 58패 동부 컨퍼런스 13위
시즌 시작 전부터 필라델피아 팬들의 기대치는 하늘을 뚫었다. 조지, 엠비드, 타이리스 맥시라는 빅3는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포지션도 가드, 포워드, 센터로 이상적인 조합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심지어 안드레 드러먼드, 케일럽 마틴, 켈리 우브레 주니어, 카일 라우리 등 빅3를 보좌할 롤 플레이어 영입도 마쳤다. 아무도 필라델피아의 선전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시즌 초반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자랑하는 빅3가 돌아가며 부상을 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로스터가 좋아도 부상 앞에 장사가 없었다. 필라델피아는 시즌 초반부터 고전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난세의 영웅이 등장했다. 바로 2024 NBA 드래프트 전체 16순위 자레드 맥케인이었다. 맥케인은 득점력이 뛰어난 가드로 에이스인 맥시와 역할이 겹친다는 이유로 중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부상자가 속출하고, 맥시까지 이탈하자, 기회를 받게 됐다. 맥케인은 곧바로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필라델피아를 이끌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2024년 12월 15일 왼쪽 무릎 반월판 부상으로 그대로 시즌이 끝났다.
그야말로 부상 악몽에 제대로 시달린 시즌이었다. 빅3였던 맥시가 52경기, 엠비드가 19경기, 조지가 41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러니 팀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었다. 그나마 시즌 전에 FA로 영입한 구에르손 야부셀레와 시즌 중반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퀸튼 그라임스의 활약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최종 성적은 24승 58패로 끔찍한 시즌이었다. 최근 10년간 필라델피아의 그 어떤 시즌보다 기대치가 높았으나, 성적은 '탱킹' 시절로 돌아갔다. 필라델피아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악의 시즌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IN: 저스틴 에드워즈(재계약), 에릭 고든(재계약), 카일 라우리(재계약), 트렌던 왓포드(FA), VJ 엣지컴(드래프트), 조니 브룸(드래프트)
OUT: 자레드 버틀러(FA), 리키 카운실 4세(방출), 구에르손 야부셀레(FA)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이적시장이었다. 언드래프트 출신으로 뜻밖의 좋은 활약을 펼쳤던 에드워즈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베테랑 선수인 고든과 라우리와도 재계약을 맺었다.
확실한 전력 보강은 드래프트에서 일어났다. 시즌을 망친 필라델피아는 상위 순번을 획득할 기회를 얻었고, 2025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2025 NBA 드래프트가 TOP2 드래프트라는 평이 많았기 때문에 아쉬움은 있었으나, 엣지컴이라는 필요한 유형의 유망주를 지명했다. 엣지컴은 서머리그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필라델피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탈한 선수 중 뼈아픈 선수는 야부셀레다. 야부셀레는 2024-2025시즌 시작 전, 필라델피아와 1년 계약을 체결했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평균 11점 5.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엠비드의 공백을 메웠다. 야부셀레의 공백은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FA 상태로 이탈도, 잔류도 확정되지 않은 선수가 있다. 바로 그라임스다. 그라임스는 2024-2025시즌 중반에 필라델피아로 합류해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무려 평균 21.9점 5.2리바운드 4.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올스타급 선수로 거듭났다. 현재 그라임스와 필라델피아는 꾸준히 협상하고 있다. 만약 그라임스가 잔류한다면, 차기 시즌에도 필라델피아는 역대급 로스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기록: 평균 16.2점 5.3리바운드 4.3어시스트
조지는 2010년대부터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다. 2010 NBA 드래프트 전체 10순위로 인디애나 페이서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인디애나에서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르브론 제임스와 정면 대결을 펼치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이후 인디애나를 거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로 이적했고, 오클라호마시티에서도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2018-2019시즌에 평균 28점 8.2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무려 MVP 3위에 선정됐다. 이 시즌에 조지는 공수겸장의 완전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났다.
조지는 이번에도 팀을 옮겼다. 오클라호마시티 다음 행선지는 LA 클리퍼스였다. 조지는 항상 고향인 LA로 이적하기를 원했고, 클리퍼스에 합류한 카와이 레너드가 조지를 설득하며, 조지는 오클라호마시티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얘기가 있었으나, 조지는 원하는 바를 이뤘다.
클리퍼스에서도 조지는 꾸준했다. 매 시즌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했고, 클리퍼스에서 활약한 5시즌 동안 3번을 올스타에 선정되며 이름값을 했다. 2020-2021시즌에는 레너드가 부상당하며 에이스 역할을 맡았고, 팀을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시키기도 했다.
조지는 또 팀을 옮겼다. 이번 행선지는 필라델피아. 조지의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에 도달했기 때문에 필라델피아가 조지의 마지막 팀으로 보였다. 엠비드, 맥시와 함께 동부 컨퍼런스를 호령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기대는 산산이 조각났다.
일단 부상이 가장 큰 문제였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즌 내내 시달리며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더 놀라운 것은 경기에 출전했을 때였다. 우리가 알던 조지의 모습은 없었다. 운동 능력이 크게 저하된 모습이었고, 장기인 슛은 사라진 모습이었다. 평균 16.2점 5.3리바운드는 조지에 기대하는 기록이 아니다. 심지어 야투 성공률도 43%에 그쳤다.
조지 개인에게 최악의 시즌이었다. 평균 16.2점은 부상으로 6경기 출전에 그친 2014-2015시즌을 제외하면 무려 2년차 시즌인 2011-2012시즌 이후 최저 기록이었다. 노쇠화와 부상 여파가 그만큼 치명적으로 다가온 모습이었다.
차기 시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차기 시즌에도 부진하다면, 조지에게 변명의 여지는 없다.

맥시-엣지컴-조지-우브레-엠비드
여전히 강력한 라인업이다. 맥시, 조지, 엠비드는 부상만 없다면 모두 올스타에 선정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여기에 필라델피아의 약점이었던 에너지와 허슬 플레이를 담당할 유망주인 엣지컴까지 합류했다. 우브레도 궂은일과 수비에 뛰어난 선수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에 벤치 라인업도 탄탄하다. 부상에서 돌아올 초특급 유망주인 맥케인과 직전 시즌에 쏠쏠했던 에드워즈, 여기에 엠비드의 백업으로는 드러먼드가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라임스의 재계약 여부다. 만약 그라임스가 필라델피아로 돌아온다면, 주전 슈팅가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필라델피아의 라인업은 더욱 강력해진다. 그라임스는 평균 20점 이상의 득점력과 뛰어난 앞선 수비를 제공할 수 있는 선수다.
필라델피아의 관건은 첫째도 부상, 둘째도 부상이다. 부상만 없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않을 수가 없는 라인업이다. 반면 직전 시즌처럼 부상이 겹친다면, 곧바로 추락할 수도 있다.
과연 차기 시즌 필라델피아는 어떤 모습일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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