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부천/손대범] "키는 다들 큰데 나이가..."
2026 ticketLINK WKBL 퓨처스리그에 출전한 빅토리아주 선발팀(호주)을 바라본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다. 빅토리아주 선발팀은 평균 185.5cm의 큰 신장을 자랑하는 팀이지만, 출전 선수 12명 중 2명을 제외하면 전원이 2009년 이후 출생자일 정도로 어린 팀이기도 하다. 평균 연령 18.2세에 불과하다.
WNBA 경력자인 1987년생 켈시 그리핀과 2002년생 올리비아 폴라드가 플레잉 코치로 코트에서 함께 하면서 그나마 평균 연령이 올라갔지만 기본적으로는 WKBL 신인들보다도 훨씬 어린 고교생들이 대다수다.
이들은 빅토리아주 엘리트 농구선수 육성 프로그램인 하이 퍼포먼스 프로그램을 거쳐 성장한 기대주들이다. 하이 퍼포먼스 프로그램은 역사가 깊다. 호주 국가대표선수이자 WKBL 경력자인 앨라나 스미스를 비롯해 여러 남녀 국가대표 선수를 발굴했다.
이들을 이끌고 있는 조이 카 감독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의 이번 경험이 미래의 주역들에게 또 다른 배움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Q. 이번 퓨처스리그 참가가 선수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우리 팀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습니다. 선수들이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경험하는 것은 정말 소중한 기회입니다. 여기서 배운 것들을 호주로 돌아가 프로그램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 역시 한국 팀들의 수비나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배운 것들을 돌아가서 꼭 활용하고 싶습니다.
Q. 한국에서의 시간은 어땠나요? 선수들은 SNS를 보니 즐겁게 보내고 있는 것 같던데요.
정말 한국이 좋습니다. 어젯밤 저녁을 먹으면서 우리 모두가 "집에 돌아가기 싫다"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입니다. 아름다운 나라이고, 사람들도 정말 친절합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에게는 농구뿐 아니라 문화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 역시 정말 만족스럽고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또 젊은 세대의 문화까지 직접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Q. 빅토리아의 하이 퍼포먼스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우리는 '바스켓볼 빅토리아(Basketball Victoria)'에서 선수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총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National Performance Program(NPP)'이 있습니다. 가장 높은 단계로, 이미 호주 대표팀에서 뛰었거나 대표팀 수준에 근접한 선수들이 참가합니다.
다음은 'State Performance Program(SPP)'입니다. 주 대표팀 수준의 선수들이 더 성장해서 국가대표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훈련하는 과정입니다.
마지막은 'State Development Program(SDP)'입니다. 가장 기초 단계로, 어린 선수들에게 엘리트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기본기를 가르치고 이후 상위 단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과정입니다.
Q. U12, U14 선수 레벨도 있더군요. 이렇게 어린 선수들은 어떻게 발굴하나요?
빅토리아주 전역에는 11개의 지역 허브가 있습니다. 각 허브마다 전담 코치가 배치되어 있으며, 저와 다른 책임 코치들이 이를 관리합니다. 지역 코치들의 역할은 유망주를 발굴하고 해당 지역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는 것입니다.
선수들이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스킬 데이(Skills Day) 같은 행사를 열어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은 뒤 평가하고 새로운 유망주를 선발하기도 합니다.
Q. 학교 수업과 병행하는 프로그램인가요?
네. 훈련은 학교 수업 전후로 진행됩니다.
Q. 이런 시스템은 호주 전역에서 운영되나요?
그렇습니다. 다른 주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다만 빅토리아주는 호주 전체 농구 인구의 약 50%가 모여 있는 지역입니다. 선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우리는 3단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부분의 다른 주는 2단계 프로그램만 운영합니다.

Q. 1987년생인 켈시 그리핀, 2002년생 올리비아 폴라드도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는데 어떻게 인연이 시작됐나요?
몇 년 전 저는 WNBL 벤디고 스피릿(Bendigo Spirit)에서 어시스턴트 코치를 맡았습니다. 그때 KG를 만났고 좋은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그녀 역시 어린 선수들을 돕는 데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부탁했고,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올리비아 폴라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올리비아는 우리 프로그램 출신으로 대학을 다녀온 뒤 WNBL에서 뛰고 있습니다. 메시지를 한 통 보냈더니 기꺼이 함께해 주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다음 세대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주는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Q. 최근 호주 남자농구(NBL)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성장중입니다. 호주 여자농구는 어떻습니까?
리그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NBL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리그 운영 역시 훨씬 더 프로페셔널해졌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NBL 그룹이 WNBL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체제의 첫해였고, 올해 WNBL에는 새로운 팀도 합류합니다. 그래서 리그는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한국 팀들과 경기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 선수들은 정말 빠릅니다. 풀코트 프레스를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그런 수비를 상대로 안전하게 볼을 운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3점슛을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를 많이 배웠습니다.
한국 선수들은 빠를 뿐 아니라 슛도 정말 잘 넣습니다. 그래서 외곽슛은 막으면서도 돌파를 허용하지 않는 수비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Q. 평소 선수들을 지도할 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먼저 수비입니다. 특히 상대 볼 핸들러 앞을 끝까지 지키는 수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공격에서는 우리가 '크리에이트 어 스플릿(Create a Split)'이라고 부르는 플레이를 강조합니다. 먼저 자신의 수비수를 제치고, 다른 수비수를 끌어낸 뒤, 그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결국 공격에서도 중요한 것은 좋은 결정을 내리는 능력입니다.
Q.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아직 우리가 원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첫 경기와 비교하면 선수들이 정말 크게 성장했습니다. 보완해야 할 부분도 확인했고, 경기를 거듭하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승리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첫 경기부터 지금까지 선수들이 확실히 한 단계 성장했다는 점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그런 성장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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