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용인/김민수 인터넷기자]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 언제부터 농구를 봤는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여자 농구를 사랑하는 마음이면 충분했다.
청주 KB스타즈는 11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용인 삼성생명과 맞대결에서 89-73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선수들의 투지뿐 아니라 용인체육관을 가득 채운 관중의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바로 WKBL 최초의 클래식 더비, 청용대전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청용대전은 각각 KB스타즈와 삼성생명의 연고지인 청주와 용인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지난 12월 15일 청주체육관에서 첫 청용대전이 펼쳐졌고, 11일 용인체육관에서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두 경기 모두 KB스타즈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클래식 더비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특색 있는 이벤트들로 수많은 농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평소 선수들이 몸을 푸는 시간에는 체육관에 최신 아이돌 노래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부터, 엄정화의 ‘포이즌’, HOT의 ‘전사의 후예’ 등 1990년대 명곡들이 흘러나왔다.
이채은(2000년)과 허예은(2002년), 이해란(2003년) 등 코트에서 몸을 풀고 있던 몇몇 선수들보다 더 먼저 세상에 나온 곡들이었다. 이 선곡은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중년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아이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김진철(47)씨는 "부산을 빼면 대부분의 경기장을 가봤는데, '난 알아요'는 처음 들었다(웃음). 요즘 사람들은 서태지가 누군지도 모를텐데...(웃음). 여자 농구를 보기 시작한 것이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이런 노래들을 들으니 괜히 옛날 생각이 난다"며 신기해했다.

실제로 홈 팬, 원정 팬 할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경기를 즐겼다. 원정팀 선수들도 함께 박수를 받으며 입장했고, 원정 팬들 또한 코트에서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경기를 즐겼다.
경기는 박수미 장내 아나운서의 “여자 농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시작했다. 청용대전의 기획 의도를 엿볼 수 있었던 한 문장이었다.
경기 중에는 원정 팬들까지 카메라로 잡아주며 이벤트 상품을 나눠줬고, 양 팀의 응원단이 함께 코트로 나와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평소 홈 팬들을 위주로 경기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습과 달랐다. 경기장을 찾은 모든 팬들이 함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날 시투는 농구대잔치 시절 삼성생명의 슈퍼스타였던 최경희가 던졌다. 그리고 지금은 이현중의 어머니로 더 유명하지만, 삼성생명의 레전드였던 성정아도 함께 했다. 이외에도 수많은 삼성생명의 레전드 선수들이 경기장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
최근 농구를 보기 시작한 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분들이지만, 양 팀 감독들에게는 대선배와 같았다. 두 감독 모두, 마치 연예인을 본 듯한 설레는 감정을 표했다.
하상윤 감독은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선배님의 고등학교와 연습 경기를 했었다. 선배님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 않겠지만, 나는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김완수 감독도 “최경희 선배님도 그렇고, 다들 내가 열심히 응원했던 선배님들이시다. 당장 달려가서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 너무 아쉬웠다(웃음). 존경하고 동경하던 선생님들을 멀리서 봐서 아쉬웠다. 이런 경기를 만들어준 구단 프런트들에게 감사하다. 자주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팬과 감독, 선수들에게 새로운 추억을 선사한 청용대전은 그렇게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과연 청용대전이 WKBL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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