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13)] '이제 우승 후보 아니다?' 덴버에 찾아온 증명의 시간

이규빈 기자 / 기사승인 : 2026-09-13 07: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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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덴버가 요키치 시대에 우승을 추가할 수 있을까.

1976년에 창단한 덴버 너겟츠는 신생팀치고 빠르게 강팀으로 거듭났다. 1980년대에는 무려 9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꾸준히 성적을 냈다. 하지만 1990년대에 암흑기가 찾아왔고, 이 암흑기를 끝낸 선수가 바로 2003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카멜로 앤서니였다. 앤서니는 시러큐스 대학교에서 미친 활약을 펼친 선수였고, NBA 입성 후 곧바로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앤서니 시대에 덴버는 다시 플레이오프 단골이 됐으나, 앤서니가 빅마켓 구단으로 이적을 원하며 막을 내렸다. 결국 앤서니가 뉴욕 닉스로 이적하며 또 리빌딩의 시간이 찾아오나 싶었다. 그런데 이번 리빌딩은 예상보다 빨리 끝났다. 그것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이었다.

보통 NBA에서 리빌딩의 정석은 탱킹으로 성적을 망친 후 드래프트에서 최상위 순번을 획득하는 것이다. 그런데덴버는 탱킹하지 않았고, 드래프트 최상위 순번이 아닌 애매한 순번의 지명권만 얻었다. 이러면 도저히 리빌딩이 될 수가 없는 상황이었으나, 2라운드에서 초대박을 터트린다. 2014 NBA 드래프트 전체 41순위로 니콜라 요키치라는 세르비아 출신 빅맨을 지명한다. 지명 순위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요키치를 향한 기대는 전무했다. 지명 이후 곧바로 NBA 무대로 넘어오지 않고, 1년 더 유럽에서 활약한 요키치는 2년차 시즌부터 잠재력을 만개했고, 이후에는 MVP가 된다.

여기에 덴버도 모처럼 얻은 7순위라는 상위 지명권으로 자말 머레이라는 공격형 가드를 지명한다. 또 2018 NBA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4순위로 마이클 포터 주니어를 지명한다. 포터 주니어는 고등학교 시절 전미 최고 유망주였던 선수다. 큰 부상으로 가치가 하락했으나, 덴버는 과감히 모험을 걸었고, 이는 빠르게 성공으로 판명 났다.

그야말로 이상적인 리빌딩을 완성한 것이다. 가드, 포워드, 센터 포지션의 코어를 모두 드래프트로 얻었다. FA 영입이 어려운 스몰마켓 구단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행보였다. 관건은 이들을 보좌할 롤 플레이어 추가다. 덴버는 이것마저 해낸다. 트레이드로 애런 고든,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 FA로 브루스 브라운을 영입하며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

결국 2022-2023시즌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NBA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다. 이때만 해도 덴버의 전성기는 오래 지속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우승 이후 2년 연속으로 2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2025-2026시즌 리뷰
성적: 54승 28패 서부 컨퍼런스 3위


오프시즌에 대한 호평이 엄청났다. 골칫덩이 신세가 된 포터 주니어를 내보내고, 캠 존슨이라는 정상급 3&D를 영입했다. 심지어 존슨은 포터 주니어보다 연봉도 저렴하고, 기량도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영입 하나로 덴버를 우승 후보로 언급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또 우승 시즌 핵심 식스맨 브라운도 1년 계약으로 복귀했다. 여기에 팀 하더웨이 주니어, 요나스 발렌슈나스 등 쏠쏠한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시즌을 향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시즌 초반 기세는 대단했다. 첫 15경기에서 12승 3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상승세가 지속되며 26경기에서 20승 6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형 악재가 발생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12월 30일 마이애미 히트와의 경기에서 에이스 요키치가 큰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다행히 시즌 아웃은 아니었으나, 1달 이상 결장이 예상됐다. 머레이가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팀을 지탱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요키치가 빠진 기간, 덴버는 5할 승률 정도를 기록하며 간신히 순위를 유지했다.

요키치 외에도 부상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고든은 허벅지 부상, 크리스찬 브라운은 발목 부상, 존슨은 무릎 부상, 여기에 이 선수들의 부상으로 출전 시간을 얻어 기량이 급상승한 페이튼 왓슨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것이 요키치가 복귀함에도 덴버의 경기력과 성적이 나아지지 않은 이유였다. 시즌 중반부터 덴버의 경기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고, 플레이오프도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래도 덴버는 역시 강팀이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든 머레이, 언제나 MVP급 활약을 펼치는 요키치를 앞세워 약팀 상대로 압도했고, 시즌 막판에는 부상자들도 복귀하며 힘을 보탰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쳤고, 시즌 마지막 12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기염을 토하며 서부 컨퍼런스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1라운드 상대는 미네소타였다. 미네소타는 2024 NBA 플레이오프에서 덴버를 꺾은 경험이 있는 팀이다. 당시 루디 고베어와 앤서니 에드워즈의 활약을 바탕으로 덴버를 제압했다. 그리고 같은 그림이 반복됐다. 이번에는 더 압도적이었다. 고베어는 요키치 천적으로 불릴 정도의 수비력을 뽐냈고, 무엇보다 믿었던 머레이의 부진이 치명타였다. 큰 경기의 사나이라는 칭호가 있는 머레이가 미네소타 수비에 꽁꽁 묶이며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2승 4패, 보이는 전적보다 전력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 시리즈였다.

시즌 내내 괴롭힌 부상도 발목을 잡았다. 고든은 6경기 중 3경기 출전에 그쳤고, 왓슨은 아예 1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존슨과 브라운으로는 미네소타의 막강한 포워드 군단을 상대할 수 없었다.

시즌 시작 전 우승 후보, 탄탄한 전력 보강이라는 평가가 민망할 정도였다. 우승 시즌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더 이상 전력 보강이 어렵다는 것이다.

오프시즌 IN/OUT

IN: 더마 드로잔(FA), 마빈 베글리 3세(FA), 로니 워커 4세(FA), 스펜서 존스(재계약), 트레본 브라질(드래프트), 브라이스 홉킨스(드래프트)

OUT: 팀 하더웨이 주니어(FA), 페이튼 왓슨(FA), 요나스 발렌슈나스(FA)


가장 큰 관심사는 왓슨이었다. 지난 시즌 평균 14.6점 4.9리바운드로 기량이 만개하며 제한적 FA가 됐다. 덴버는 무조건 잡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샐러리캡 상황을 보면 애초에 말이 되지 않은 이야기였다. 결국 사인엔 트레이드 형식으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 이적했고, 덴버는 1라운드 지명권 1장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 시즌 최저 연봉으로 영입돼 최고의 활약을 펼친 하더웨이 주니어의 이탈도 뼈아프다. 따라서 덴버는 주축 선수 2명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를 드로잔이라는 깜짝 영입으로 해냈다. 오프시즌 초기만 하더라도 드로잔과 덴버를 연결하는 루머는 적었으나, 8월이 넘어가고 여전히 드로잔을 찾는 팀이 없자, 덴버에 길이 열렸다. 요키치와 머레이가 직접 설득에 나서며 영입에 성공했다고 전해졌다.

또 발렌슈나스의 공백은 지난 시즌 쏠쏠했던 베글리로 대체했고, NBA 무대를 떠나 유럽에서 활약한 워커 4세도 영입하며 복권을 긁었다. 드래프트에서는 운동 능력이 좋은 빅맨 브라질과 육각형 선수라는 홉킨스를 2라운드에서 지명했다. 두 선수 모두 지명 순위 대비 좋은 재능이라는 평이다.

우려 가득했던 오프시즌이지만, 나름 선방했다.

키 플레이어: 더마 드로잔
지난 시즌 기록: 평균 18.4점 4.1어시스트


대표적인 저니맨다. LA 출신으로 대학도 LA에 있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를 나왔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공격력으로 정평이 났고, 대학 무대에서도 준수한 활약으로 2009 NBA 드래프트 전체 9순위로 토론토 랩터스에 지명받을 수 있었다.

NBA 무대에서도 빠르게 적응한다. 신인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차지했고, 리빌딩에 나선 토론토도 드로잔을 적극적으로 밀어준다. 2년차 시즌 평균 17.2점 3.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에이스가 됐고, 이후 꾸준히 토론토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한다. 토론토도 드로잔을 앞세워 리빌딩을 끝낸다. 드로잔이 올스타가 된 2013-2014시즌부터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했고, 이후 플레이오프 단골이자, 동부 컨퍼런스의 새로운 강호로 군림한다.

문제는 르브론 제임스라는 강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토론토와 드로잔은 컨퍼런스 파이널까지는 진출하지만, 르브론이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매번 무기력하게 패배하며 조연에 그쳤다. 드로잔의 한계도 이유 중 하나였다. 올스타는 맞지만, MVP급 슈퍼스타가 아닌 드로잔은 매번 르브론과의 진검승부에서 밀렸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가능하지만, 우승은 어려운 선수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마사이 유지리 사장이 결단을 내린다. 드로잔을 트레이드 대가로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카와이 레너드를 영입한 것이다. 당시 토론토 팬들의 충격은 컸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암흑기를 끝낸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드로잔 본인의 충격은 더 컸다. 토론토에 대놓고 서운한 감정을 표하며 샌안토니오 스퍼스 생활을 시작했다.

샌안토니오에서도 꾸준히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으나, 팀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적 첫 시즌을 제외하고 이후 두 시즌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FA로 풀렸다.

새로운 행선지는 시카고 불스였다. 잭 라빈, 니콜라 부세비치, 론조 볼에 이어 드로잔을 영입하며 전력을 완성했다. 시카고에서 드로잔은 커리어 최고의 모습을 보인다. 이적 첫 시즌에 평균 27.9점 5.2리바운드로 MVP급 활약을 펼쳤고, 두번째 시즌에도 평균 24.5점 5.1어시스트로 올스타에 선정된다. 하지만 시카고에서도 샌안토니오 시절과 같은 그림이 반복된다. 첫 시즌 이후 두 시즌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드로잔은 또다시 FA가 된다.

이번 행선지는 새크라멘토 킹스였으나, 이 선택은 드로잔과 새크라멘토, 모두에게 최악이었다. 에이스 디애런 팍스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드로잔의 활약도 실망스러웠다.

새크라멘토에서 방출되며 다시 FA가 된 드로잔이지만, 이번에는 시장 분위기가 달랐다. 더 이상 드로잔을 팀의 주득점원으로 생각하는 팀이 없었다. 드로잔은 8월까지 팀을 찾지 못했고, 결국 꾸준히 구애한 덴버에 1년 최저 연봉 계약으로 합류한다.

드로잔은 덴버에서 커리어 처음으로 식스맨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소한 역할이지만, 이를 해내지 못한다면 NBA에서 드로잔의 가치는 없다. 30대 후반의 노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예상 라인업

머레이-브라운-존슨-고든-요키치


지난 시즌과 동일한 라인업이다. 샐러리캡 여유가 없는 덴버는 오프시즌 내내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렸다. 가장 판매에 적극적이었던 매물은 브라운이지만, 다른 팀의 관심이 없었고, 존슨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고든은 꽤 관심받았으나, 덴버가 내보낼 생각이 없었고, 나중에는 머레이 트레이드 루머까지 나왔다. 결국 왓슨을 놓치는 선에서 마무리되며 지난 시즌 시작 전과 비슷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존슨을 제외한 네 선수는 5년 이상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다. 유기적인 팀워크와 호흡이 덴버의 가장 큰 강점으로, 이는 다음 시즌에도 유지된다.

하지만 변수를 창출한 선수가 부족하다. 2년 전, 러셀 웨스트브룩이나, 지난 시즌 하더웨이 주니어처럼 벤치에서 흐름을 바꿀 선수가 필요하다. 덴버는 이 역할을 영입생 드로잔에게 기대하고 있다. 드로잔은 노쇠화가 눈에 띌 정도지만, 그래도 지난 시즌에도 평균 18.4점 4.1어시스트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은 살아있다.

왓슨의 공백은 뼈아프다. 사인엔 트레이드로 떠났으나, 대가로 1라운드 지명권 1장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시즌 큰 기대를 받았으나, 부진했던 존슨의 반등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불과 1년 전이지만, 덴버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달라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에서 이제는 아무도 우승 후보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 과연 요키치와 덴버도 이대로 하락세를 겪을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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