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왕중왕전] 경복고 ‘중심’에 선 송영훈, 함께 답을 찾다…“체육관에서 가장 늦게 나간다”

해남/정다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1 00: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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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해남/정다윤 기자] 경복고 3학년 송영훈(195,cm, F)은 가장 중요한 순간 직접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복고는 10일 해남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2026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양정고와의 맞대결에서 접전 끝에 76-74로 승리했다.

승부의 저울은 4쿼터 막판까지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았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접전이 이어졌고 종료 11초를 남긴 시점에도 스코어는 74-74로 팽팽했다. 마지막 한 번의 공격이 곧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순간, 송영훈이 해결사로 나섰다. 가장 득점이 절실했던 순간 직접 마침표를 찍으며 길었던 접전의 매듭을 풀었다.

이날 송영훈은 29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코트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상대가 트랩 수비로 길목을 좁힐 때마다 넓은 시야로 빈 동료를 찾아 찬스를 열었고, 꾸준히 움직이며 골밑과 중거리에서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송영훈은 득점과 연결을 오가며 경복고의 중심축을 맡았다.

경기 후 송영훈은 “애들이 빠지고 지난 종별대회에서 16강(82-85)에서 졌다. 정말 힘들게 훈련했는데 그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경복고는 지난 종별대회부터 사실상 주전 라인업을 새로 짜야 했다. 윤지훈, 윤지원, 엄성민, 신유범까지 베스트5 가운데 무려 4명이 U18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전력의 뼈대가 한꺼번에 빠졌기 때문이다. 주축 송영훈은 기본적인 부분을 먼저 강조하며 팀의 기준을 잡으려 했다.

송영훈은 “일단 우리 애들이 경기를 많이 안 뛰던 친구들이다. 수비랑 기본적인 리바운드와 박스아웃부터 계속 하자고 했다. 그런 기본부터 지키자고 계속 말했다”고 말했다.

지난 종별대회에서는 16강에서 안양고와 접전 끝에 한 끗 차이로 패하며 일찍 짐을 쌌다. 우승 경쟁과 결승 무대가 익숙했던 경복고였기에 16강이라는 성적표는 낯설 수밖에 없었다.

송영훈은 “분위기가 많이 다운되긴 했지만 우리끼리 다 같이 다음 대회 때 더 해보자고 계속 했다. 빠진 애들 없이도 끝까지 가보자는 얘기를 했다. 우리끼리 더 원팀이 되려고 했다. 코치님께서도 각자가 아닌 다 같이 농구를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같이 뭉쳐 다니고 사소한 얘기도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송영훈은 유급으로 인해 연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U18 대표팀 선발 대상에 포함될 수 없었지만, 기량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대표팀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는다. 팀 전력 누수로 인해 자연스럽게 그 빈자리의 무게는 송영훈에게 더 쏠렸다.

송영훈은 “종별에서 애들이 빠진 첫 대회였다. 그래서 내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혼자 다 해보려고 했는데 더 안 되더라. 그래서 안양고한테 진 것 같다. 코치님이 혼자 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하셔서 계속 말씀을 새겨들으려고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구력이 짧아도 현재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쌓은 선수다. 그동안 쌍둥이 선수들이 중심을 잡을 때는 보조 역할에 무게를 뒀지만 이제는 직접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섰다. 임성인 코치도 역할이 커진 만큼 풀어가는 과정은 아직 다듬어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하다 보니 때로는 공격에 힘이 들어가는 모습도 나타난다는 평가다.

임성인 코치도 이 부분에서 한 단계 더 성숙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팀 내 존재감이 분명하고 훈련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선수인 만큼, 자신의 공격과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에 송영훈도 “나한테 몰리면 빼줄 줄 알아야 되고 시야를 더 넓게 봐야 한다. (윤)지훈이, (윤)지원이를 보고 많이 배우기도 했다”며 깨달음을 전했다.


이제 3학년이자 형으로서 송영훈은 자신의 경기뿐 아니라 팀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섰다. 지난 종별대회에서 예상보다 일찍 코트를 떠나야 했던 아쉬움은 오히려 선수단을 한데 묶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기술이나 공격력이 주축 애들보다는 떨어지기 때문에 수비와 속공으로 쉬운 득점을 하자고 했다. 수비 더 열심히 하고 박스아웃이나 리바운드 같은 기본부터 강조하게 된 것 같다.”

임성인 코치는 송영훈이 앞으로 더 높은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외곽에서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바라봤다.

이에 송영훈은 “나도 외곽에서 해야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슈팅 부분에서 많이 가져가려고 하고 있고 연습도 많이 하면서 성공률을 끌어올려야 된다. 매일 야간이나 새벽에 나와서 쏘고 체육관에서 맨 마지막으로 나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임성인 코치가 송영훈을 설명하며 가장 먼저 꺼낸 단어는 ‘성실함’이었다. 투지와 근성을 갖춘 데다 요즘 선수들에게 쉽게 찾아보기 힘든 끈질긴 성향까지 지녔다는 평가다. 특히 1학년 때부터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훈련에 쏟으며 지금의 경쟁력을 스스로 쌓아 올린 선수라고 바라봤다.

이에 송영훈은 “중학교 3학년 때 시작해서 다른 선수들 따라가려고 정말 열심히 했다. 아무것도 모를 정도라서 더 열심히 했다. 3학년이지만 더 집중하고 연습해서 대학 가서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왕중왕전은 입시 평가에 반영되는 마지막 대회이기도 하다. 고교 무대의 끝자락에 선 송영훈에게는 당장의 성적만큼이나 대학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도 크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분명히 알고 있다.

송영훈은 “코치님도 매번 말씀하시지만, 지금보다 더 빨라져야 되고 외곽에서 하려면 힘이 아닌 스텝이나 스피드로 제칠 수 있는 농구를 해야 된다고 하셨다. 수비도 골밑에서만 버티는 게 아니라 외곽 수비도 더 많이 연습해야 된다”고 말했다.

#사진_정다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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