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원호 인터넷기자] 2016-2017 KCC 프로농구가 22일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비시즌간 각 구단들은 외국선수와 신인들, 트레이드와 FA 계약 등을 통해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 중에서도 새 시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부분은 역시 외국선수들이다. 비시즌 연습 경기를 토대로 지켜봐야 할 외국선수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 가드형 외국선수, 팀의 중요한 퍼즐
오데리언 바셋
고양 오리온, 30, 185cm
새롭게 오리온에 합류한 바셋은 돌파와 속공전개가 가장 큰 장점이다. 비시즌 연습경기들에서는 헤지테이션에 이은 드리블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1대1로는 막기가 어려워보였다. 또한 속공전개가 매우 빠르고, 보통의 외국선수들과는 다르게 이타적인 마인드도 갖췄다. 오리온에는 전정규, 허일영, 문태종, 김동욱 등 외곽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바셋의 이러한 플레이스타일이 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같은 팀 동료인 최진수도 “1대1 능력이 워낙 좋고, 무엇보다 속공 전개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슈터들의 오픈 찬스를 많이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 오리온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끈 조 잭슨과 비교해서는 운동 능력이 떨어지지만 탄탄한 힘을 앞세운 돌파득점과 속공 마무리도 안정적이며 3점슛도 준수하다.
사실, 해결사 역할을 맡기에는 실책이 잦은 편이다. 돌파 이후에 패스가 차단되거나 인사이드에서 지키고 있던 빅 맨들에게 막히는 모습들이 잦았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도 KBL 미디어데이에서 “첫 해다 보니 의욕이 앞서서 연습경기들에서 턴오버가 좀 많았다”고 바셋의 플레이를 돌아봤다.
그러나 바셋은 오리온에게 꼭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다. 일단 오리온은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선수층의 변화가 거의 없다. 기존의 우승 멤버들이 대부분 잔류했고, 부상 선수들도 많지 않아 지난 시즌과 같은 상승세가 기대된다. 실제로 미디어데이에서 대부분의 팀들이 오리온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뽑았다. 바셋만 잘 녹아든다면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 조 잭슨이 결국에는 팀에 녹아들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바셋이 얼마나 퍼즐로서 녹아드느냐가 오리온의 성적을 좌우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키퍼 사익스
안양 KGC, 23, 178cm
사익스는 신장과 웨이트는 다소 떨어지지만 탄력만큼은 엄청나다. 178cm의 신장으로도 가볍게 덩크를 할 수 있다.
점프력만큼은 조 잭슨보다도 낫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 조 잭슨이 보여줬던 화려한 덩크는 이번 시즌 사익스를 통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번으로서 패싱 능력도 갖추고 있다. 오리온과의 연습경기에서는 데이비드 사이먼, 오세근과 깔끔한 2대2 플레이를 선보이며 어시스트 능력을 뽐냈다. 오리온의 이승현도 미디어 데이에서 “사익스와 같이 뛰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익스는 비시즌 초반 발뒤꿈치 부상으로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최근 경기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김승기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1라운드까지는 적응기간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요즘 경기력이 올라와서 시즌 초반부터 적응을 잘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KGC도 오리온과 마찬가지로 유일한 취약점은 포인트가드 포지션이다. 지난 시즌 KGC 홈 연승의 주역인 김기윤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현재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고, 모비스로부터 영입한 김종근도 확실한 주전이 되기에 아쉬운 면이 있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새로 합류한 박재한도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시즌 초반 사익스가 얼마나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또한 KGC는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압박 수비를 펼치는 팀이다. 연습경기들을 통해 사익스의 공격력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상황. 사익스가 팀의 수비 전술에 녹아든다면 지난 시즌과 같은 KGC 특유의 ‘신바람 농구’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 구단 살림 책임질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들
네이트 밀러
울산 모비스, 29, 187cm
모비스는 외국선수 농사도 잘 지었다는 평가다. 네이트 밀러 덕분이다.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과 최근 연습경기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기대감을 키웠다. 187cm의 작은 키이지만, 포인트가드부터 포워드까지 소화할 정도로 출중한 재능을 과시하고 있다. 운동능력은 평범하지만 기술이 좋아 골 밑에서도 득점을 쉽게 뽑아내고, 패스 워크도 좋아 양동근을 도울 수도 있다.
실제로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에서 득점뿐만 아니라 리바운드, 어시스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밀러의 이러한 다재다능함은 외국선수 의존도가 다른 팀들에 비해 낮은 모비스와 큰 시너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양동근, 함지훈과 같이 농구를 할 줄 아는 선수들과 함께 뛸수록 밀러의 능력은 더 발휘될 수 있다.
양동근은 미디어데이에서 “개인기량은 에밋이 뛰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선수들 4명이 공을 많이 만지는 재밌는 농구를 할 수 있다면 네이트 밀러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밀러의 팀플레이 능력을 높이 샀다. 직접 연습경기를 가졌던 다른 팀 선수들도 호평일색이다. 밀러는 미디어 데이에서 KCC 안드레 에밋과 함께 가장 위협적인 외국선수로 거론이 되었다. 삼성 주희정과 동부 김주성은 미디어데이에서 각각 “한국 농구에 가장 적응을 잘하고 있다”,“테크닉이라든지 골 밑에 치고 들어가서하는 플레이들이 안정적이다”라며 밀러를 높이 평가했다.
마이클 이페브라
창원 LG, 32, 189cm
나이지리아 국가대표 출신인 이페브라는 선수 경력이 화려하다. 미국 D-리그, 중국, 레바논, 뉴질랜드, 체코, 러시아 리그에서 뛰며 기량을 검증 받았다. 무엇보다 득점력이 매우 뛰어나다. 내, 외곽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득점을 할 수 있으며 플레이 자체가 깔끔한 스타일이라 경기에서 큰 기복을 보이지 않는다. 개인 기량에 있어서만큼은 SK 테리코 화이트와 함께 에밋의 대항마로 꼽힐 만큼 출중하다는 후문이다.
LG는 팀에 유망한 가드들이 많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득점력이 떨어진다. 이페브라는 패싱 능력도 가지고 있어 때에 따라서는 리딩 역할도 겸할 것으로 보인다.
kt 조성민은 미디어데이에서 “LG와 연습경기를 해봤는데 이페브라의 기량이 좋다고 생각했다. 능력 있는 선수다”라며 이페브라를 인상적인 선수로 언급했다. LG는 또 다른 외국선수인 레이션 테리가 기량미달로 교체가 유력한 상태고, 주축 선수인 김종규가 부상으로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며 시즌 시작 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인 점은 이페브라가 연습경기에서 연일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경기력을 빠르게 끌어 올렸다는 것이다. LG 김진 감독은 미디어 데이를 통해 이번 시즌 ‘공격적인 농구’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시즌 중반이 되면 드디어 김시래가 돌아온다. 1월부터 완성되는 삼각 편대(김시래-이페브라-김종규)의 공격력은 어느 팀에게든 위협이 될 수 있다.
테리코 화이트
서울 SK, 26, 192cm
에밋과의 대결이 가장 기대되는 선수다. 그만큼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는 평들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자자하다. 터키, 이스라엘, 러시아 리그에서 활략한 화이트는 SK가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재계약 제외)로 지명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확한 중거리 슛, 공중에서의 마무리 능력 등 공격 방법도 다양하다.
주 포지션은 2-3번(슈팅가드와 스몰포워드)이지만 운동능력과 함께 탄탄한 체격을 이용해 4번(파워포워드)역할까지 겸할 것으로 보인다. 문경은 감독도 “화이트가 외곽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지만 안쪽에서 4번 역할도 맡기려 한다”고 말했다. 당장 김민수와 김우겸을 제외하면 믿을 수 있는 빅맨이 적은 SK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 이 부분은 시즌 중반 최부경이 상무에서 복귀하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화이트는 최근 한달 간 부상으로 연습경기에 뛰지 못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그러나 22일 kGC와의 개막전에는 무리 없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9위로 추락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낸 SK는 비시즌 외국선수 드래프트와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이어 2순위 지명권을 획득하며 좋은 징조를 보였다. 화이트가 기대만큼 활약하며 SK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지 관심이다. 시즌 중반 김선형-화이트-최준용-김민수-최부경으로 이어지는 ‘2순위 라인업’ 또한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5명의 선수들은 신인 드래프트와 외국선수드래프트에서 모두 2순위로 SK에 지명됐다.)
▲ 화려한 볼거리
제임스 켈리
전자랜드, 23, 197cm
켈리는 다른 외국선수들과는 달리 프로 경험이 전무한 선수다. 1993년생인 켈리는 미국의 마샬 대학 졸업 이후에 이번 시즌 한국에서 생애 첫 프로리그를 경험하게 되었다. 켈리의 대학 시절 주 포지션은 스몰 포워드였지만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그를 빅맨으로 쓰기 위해 뽑았다. 주 포지션이 아니여서일까, 켈리는 비시즌 초반 연습경기에서 부진하며 기량미달이 아니냐는 의문점을 품게 했었다. 하지만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정통 빅맨인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상대로 힘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등 연습경기를 거듭할수록 인사이드에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비시즌 이대헌, 강상재의 영입과 언더사이즈 빅맨인 빅터의 합류 또한 공, 수에서 켈리의 골밑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켈리의 가장 큰 장점은 운동능력을 뽑을 수 있다. 연습경기에서 신장은 비교적 낮지만 엄청난 탄력을 앞세워 리바운드를 가져갔고, 박찬희, 김지완이 올려주는 볼들을 가볍게 앨리웁-덩크로 성공시키며 화려한 볼거리도 제공했다. 미드-레인지 슛도 정확했다. 지난 시즌 10위로 최하위를 기록한 전자랜드는 다수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강화하며 어느 팀보다도 바쁜 비 시즌을 보냈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즉시 전력감으로 뽑히는 강상재까지 합류했다. 이번 시즌 가장 큰 다크호스로 떠오른 전자랜드에게 켈리의 합류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22일 모비스와의 개막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클 크레익
삼성, 25, 188cm
크레익은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7순위(전체 13순위)로 비교적 후순위에 뽑혔지만 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체격과 뛰어난 운동능력 덕분이었다. 대학시절 미식축구선수로도 활동했던 크레익은 188cm에 117kg의 육박한 거구에도 윈드밀 덩크를 성공시킬 정도로 엄청난 탄력을 자랑한다. 현재는 훈련을 통해 체중을 어느 정도 감량했지만 최근 동부와의 연습경기에서 봤을 때 육중한 체격은 여전했다. 힘도 엄청났다.
동부와의 연습경기에서는 자신보다 15cm이상 큰 로드 벤슨을 상대로도 힘을 이용해 골 밑 득점을 성공시켰다. 체공시간도 긴 편이여서 득점이 안됐을 때도 자유투를 많이 이끌어냈다. 눈에 띄는 활약은 없지만 연습경기들에서 꾸준히 다수의 득점과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모습 또한 고무적이다.
그러나 단점들도 뚜렷하다.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인 동부의 맥키네스와 전자랜드의 빅터와 비교했을 때 활동량과 외곽 능력에서 떨어지는 모습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라틀리프, 문태영과 뛸 때도 문제를 겪고 있는 김준일의 활용도 또한 크레익이 합류하면 더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크레익은 여러가지로 기대가 되는 선수다. 포지션 대비 준수한 패싱 능력을 가지고 있고, 특유의 운동능력은 김태술과의 속공 상황을 기대하게 만든다. 크레익은 연습경기에서 KBL 역대 최초로 통산 1000개 블록을 달성한 김주성을 상대로 인유어 페이스 덩크를 시도할 만큼 흥미로운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 사진=점프볼 자료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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