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민욱 농구칼럼니스트] 고교농구 경기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신입생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이다.
새로운 무대에 적응하기도 바쁜 신입생들이 코트에서 마음껏 끼를 부리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럼에도 고교농구에서 형님들을 위협하는 새내기들은 매해 존재했다. 올해도 역시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이들이 있었다.
삼일상고 이현중(198cm, 가드/포워드), 군산고 서문세찬(183cm, 가드), 전주고 신입생 트리오 최성현(190cm, 가드), 김형준(191cm, 포워드/센터), 신동혁(191cm, 포워드)이 그 주인공들이다.
전국대회 2관왕 삼일상고의 핵심, 이현중
‘이현중이 없었다면 삼일상고가 올해 협회장기, 왕중왕전 2관왕이 가능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1학년 이현중이 차지하는 팀 비중은 정말 크다.
이현중은 삼일상고 이윤환 감독과 과거 여자농구의 전설이었던 성정아씨의 아들로 삼일중 시절부터 ‘될 성 부른 떡잎’으로 인정받았던 유망주였다.
이현중이 팀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던 2015년 중학농구에서 삼일중은 우승 문턱마다 안타깝게 미끄러지던 ‘무관의 제왕’이었다. 하지만 팀 성적과 관계없이 이현중이 코트에서 보여주는 재능은 늘 확실했고 분명했다.
그는 국제대회에서도 빛났다. 작년 아시아 U16 대회에서는 주요 식스맨으로 나서서 대한민국 우승에 기여했다.
올해 고교농구에 데뷔한 이현중은 1학년답지 않은 침착함과 농구 센스를 앞세워 빠른 적응력을 보였고 삼일상고의 협회장기 우승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세계 U17 선수권 대회에서 대박을 쳤다.
U17 대회 당시 이현중의 주요 공격 루트는 3점 슛이었다. 이현중의 3점 슛은 U17 대표팀 공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당시 U17 대표팀은 이정현(186cm, 가드), 신민석(200cm, 포워드), 양재민(202cm, 포워드)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면이 강했다.
그래서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시간이 갈수록 이 세 명에게 수비가 집중시켰는데, 이 때 이현중이 적절하게 아웃사이드에서 3점슛을 성공시키며 상대 팀 수비를 분산시킨 것이다.
이현중은 U17 대회를 거치며 더 좋은 선수가 되어 돌아왔다. 삼일상고의 우승으로 끝난 2016 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은 이현중의 일취월장한 농구 실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
그는 좋은 신장과 투쟁심, 정확한 위치선정을 이용하여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해 상대에게 부담을 안겼고, 기존 자신의 주요 공격 옵션이었던 3점슛 외에 중거리 슛과 플로터까지 자유자재로 성공시키며 다양한 공격 루트로 상대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이 외에 적절한 시기에 시도하는 매끄러운 돌파와 상대 선수의 반칙을 교묘하게 이끌어내면서 자유투를 시도하는 영리함까지 내보였다.
수비력도 U17 대회 이후 많이 좋아졌다. 특히 상대의 슛 시도 시 정확한 타이밍에 슛을 방해하거나 블록슛을 성공시키는 장면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하지만 보완해야 될 점들도 있다. 공격에서 드리블을 칠 때 자세가 높은 점. 그리고 상대 수비가 강하게 압박할 때 볼을 불안하게 간수하는 점은 고쳐져야 한다. 수비에서는 힘이 좋은 상대가 밀고 들어올 경우, 이에 대한 대처가 미숙한 편이다.
군산고의 ‘스피드 레이서’ 서문세찬
왼손잡이인 서문세찬은 재작년 중학교 2학년생임에도 주전으로 경기를 뛰었고 이정현, 신민석과 함께 소속팀 군산중을 전국대회 4관왕으로 올려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이정현과 신민석이 졸업한 작년 서문세찬은 중학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로 인해 군산중을 상대하는 팀들에게 서문세찬은 집중 견제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서문세찬은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에서 자기가 해야 될 몫은 확실하게 챙겼다.
올해 군산고에 입학하여 이정현 신민석과 다시 만난 서문세찬은 활약상만 놓고 보면 현재까지 고교농구에서 괜찮은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올해 서문세찬을 이야기할 때 U17 대회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단신인 서문세찬이 장신 선수들을 상대로도 경쟁력이 있었던 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과 함께 두둑한 배짱이 있었기 때문이다.
‘달려야 살 것’ 같은 서문세찬은 빠른 발을 이용하여 속공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으며 상대 장신 수비수들을 앞에 놓고도 자신 있게 올라가며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서문세찬이 U17 대회에서 가장 돋보였던 면은 바로 두둑한 배짱이다. 그는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과감하고 거침없이 공격을 시도한 한국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U17 경기를 지켜보는 국내 농구팬들의 속이 무척 시원해질 정도로 말이다.
이현중과 마찬가지로 U17 대회 이후 서문세찬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는 전국대회에 나선 군산고의 주득점원으로 좋은 활약을 계속 이어갔다.
특히 왕중왕전 4강 경기였던 삼일상고전의 활약이 대단했다. 이 경기에서 군산고의 스포트라이트는 아무래도 33점을 올리며 22점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단시간 내에 1점차까지 좁혔던 이정현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날 경기를 돌이켜보면 이정현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서문세찬도 있었다.
그는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속공과 정확한 3점 슛으로 15점을 기록하며 삼일상고를 마지막까지 긴장시키는 데 크게 한 몫 했으며 특히 4쿼터 득점력이 돋보였다.
다만 세트 오펜스 시 패스의 강약 조절이 필요해 보이며 무모한 공격 시도는 줄일 필요가 있다. 경기 후반 집중력 저하로 수비가 헐거워지는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
‘농구 명가’ 전주고 부활의 중심, 1학년 트리오 최성현, 신동혁, 김형준
한동안 고교농구에서 잠잠했던 ‘농구 명가’ 전주고는 올해 협회장기, 종별 대회에서 4강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룩하며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주고가 올해 승리를 거둔 고교 팀 목록에는 강호 삼일상고와 춘계 4강 진출 팀인 송도고(협회장기)같이 이번 시즌 고교농구에서 좋은 성적을 낸 팀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렇게 전주고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새내기 선수들이 성공적으로 고교농구에 적응하며 팀 전력에 보탬이 된 게 컸다.
주인공들은 최성현(190cm, 가드), 신동혁(191cm, 포워드), 김형준(191cm, 포워드/센터)이다. 이들은 지난해 김학섭 코치가 이끌던 중학농구 최강팀 전주남중을 전국대회 4관왕으로 이끈 주역들이었다.
올해 고교농구에서 잘 나가는 이현중도 작년 중학농구의 ‘끝판왕‘ 전주남중에게 전국 대회에서 세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장신가드인 최성현은 비하인드 백 드리블에 이은 플로터를 실전에서 성공시킬 정도로 재간이 넘치는 농구에 능하며 달리는 농구에 강점을 보인다.
드리블과 빠른 발을 이용하여 공간을 만들어내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다듬어야 될 점도 보인다. 3점슛 보완과 오른쪽 공격 의존도를 낮춰야 하며 좀 더 본인의 몸을 활용하는 법에 눈을 떠야 한다.
왼손잡이 신동혁은 조금의 틈도 파고드는 드리블 돌파와 3점슛에 강점을 보인다. 궂은일도 무리 없이 잘해내는 편. 기민한 사이드 스텝과 함께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예측하여 공간을 막아서는 수비력도 괜찮다.
다만 수비가 밀집된 상황에서 패스 타이밍 조절은 개선이 필요하며 조금 더 여유롭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급하게 다음 플레이를 전개하려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전주고 골밑을 책임지는 김형준은 긴 슛 거리를 가지고 있다. 한 번 감을 잡으면 연속으로 슛을 성공시키는 폭팔력을 갖고 있다. 이 외에 훅슛의 완성도가 무척 높은 편이며 림 근처에서 시작하는 공격도 매끄럽다. 패서로서의 재능도 뛰어나다.
수비에서는 힘으로 버티는 수비와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시도하는 가로채기 능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외곽 수비 할 때의 민첩성은 더 키워야 하며 상대 수비가 강하게 압박할 때 볼을 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지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진_유용우 기자, 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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