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규빈 기자] 레이커스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LA 레이커스는 설명이 필요 없는 NBA 최고의 명문 구단이다. LA라는 미국 최고 대도시를 연고지로 뒀고, 수많은 슈퍼스타를 배출하며, NBA 파이널 우승도 무려 17번이나 차지했다.
2000년대 레이커스를 이끈 슈퍼스타는 코비 브라이언트였다. 브라이언트는 레이커스에서 드래프트 된 이후 레이커스 유니폼만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레이커스의 역사 그 자체였다. 문제는 브라이언트의 은퇴 이후였다. 브라이언트의 커리어 막판에도 레이커스는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약팀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브라이언트까지 떠나자, 본격적인 리빌딩에 나서게 됐다.
좋지 않은 성적으로 드래프트에서 최상위 순번을 획득한 레이커스는 유망주를 수집했다. 2014 NBA 드래프트 전체 7순위 줄리어스 랜들, 2015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 디안젤로 러셀, 2016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 브랜든 잉그램, 2017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 론조 볼 등 꾸준히 유망주를 얻었다.
문제는 드래프트로 지명한 유망주 중에 누구도 올스타급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레이커스는 현재도, 미래도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런 답답한 상황을 깨는 구원자가 등장했다.
바로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FA로 합류한 것이다. 제임스는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을 보낼 팀으로 전통의 명문 레이커스를 선택했고, 가장 큰 이유는 사업적인 측면이었다. 대도시인 LA에서 자신의 사업을 진행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임스가 우승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강력히 전력 보강을 원했다.
결국 레이커스는 제임스의 합류로 윈나우 노선을 밟았고, 공들여 키운 유망주를 트레이드했다. 대상은 NBA를 대표하는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였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즈 소속이던 데이비스는 팀 전력의 한계를 실감하며, 강팀으로 이적하기를 원했고, 그 행선지는 바로 레이커스였다.
결과적으로 데이비스와 제임스의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레이커스는 2020 NBA 파이널에서 우승을 추가하며, 길었던 암흑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이후에도 제임스와 데이비스를 보유한 레이커스는 꾸준히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하며 서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군림했다. 하지만 이제 레이커스의 전력은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도 들리기 시작했다.

2024-2025시즌 리뷰
성적: 50승 32패 서부 컨퍼런스 3위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는 오프시즌이었다. 그나마 FA로 풀린 제임스와 2년 재계약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렸고, 미완의 대기였던 맥스 크리스티와도 4년 재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드래프트에서 제임스의 아들인 브로니 제임스를 지명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어도, 기존 전력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의심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개막 후 3연승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그 이후 곧바로 연패를 당했다. 딱 이게 레이커스의 전반기를 요약할 수 있는 문장이었다. 상승세를 타는 기간도 있었으나, 곧바로 연패하며 5할 승률을 유지했다. 그래도 뜻밖의 발견인 신인 달튼 크넥트의 맹활약과 오스틴 리브스의 성장은 레이커스 팬들의 기쁨이었다.
여기에 시즌 초반부터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바로 수준급 3&D인 도리안 피니-스미스를 영입한 것이다. 피니-스미스는 레이커스가 필요했던 포지션에 완벽한 영입이었다. 피니-스미스는 곧바로 레이커스에 적응했고, 레이커스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다.
그리고 2월, 역사에 남을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루카 돈치치의 레이커스행 이적이었다. 심지어 대가는 데이비스. 그야말로 NBA 역사에 남을 충격적인 트레이드였다. 두 선수 모두 전혀 언질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다. 레이커스는 갑작스럽게 팀의 주전 센터를 잃었고, 댈러스 매버릭스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에이스를 잃었다.
돈치치 트레이드 당시 레이커스의 이득은 분명하지만, 과연 돈치치가 리브스, 제임스와 공존이 될 것이냐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이 걱정은 기우였다. 제임스가 공격에서 역할을 돈치치에게 양보했고, 돈치치가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교통정리가 됐다. 리브스는 평소대로 역할을 수행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18승 12패로 6할 승률을 기록하며 서부 컨퍼런스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막판 경기력이 워낙 좋았고, 갈수록 호흡이 맞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무대에 대한 기대가 컸다.
1라운드 상대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였다. 대다수 전문가는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운 레이커스의 승리를 예측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혹한 결과가 나왔다.
미네소타는 앤서니 에드워즈, 줄리어스 랜들을 앞세워 빈약한 레이커스의 골밑을 손쉽게 공략했다. 여기에 수비에서 레이커스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루디 고베어를 중심으로 제이든 맥다니엘스, 니켈 알렉산더-워커, 나즈 리드 등 포워드진의 강력한 수비에 레이커스는 박살이 났다.
시리즈 전적은 1승 4패로 끝났다.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 내용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빅맨 없는 농구의 한계를 제대로 실감한 레이커스였다.

IN: 디안드레 에이튼(FA), 제이크 라라비아(FA), 마커스 스마트(FA), 잭슨 헤이즈(재계약)
OUT: 도리안 피니-스미스(FA) 조던 굿윈(방출)
'잘되는 집은 뭘 해도 된다'라는 느낌의 오프시즌이었다. 레이커스는 오프시즌 시작과 동시에 위기를 맞이했다. 트레이드로 시즌 중반에 합류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피니-스미스가 휴스턴 로켓츠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라라비아를 영입하며 공백을 메웠으나, 냉정히 라라비아와 피니-스미스는 기량의 차이가 크다.
더 큰 문제는 직전 시즌에 심각한 약점을 드러냈던 골밑이었다. 레이커스는 트레이드도 실패하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때 구원자가 등장했다. 바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가 에이튼과 상호 해지 후 FA로 풀어준 것이다. 레이커스는 곧바로 에이튼을 영입했고, 단숨에 빅맨 고민이 해결됐다.
또 다른 선물이 있었다. 이번에는 베테랑 가드 스마트였다. 스마트의 소속팀인 워싱턴도 상호 해지 이후 FA로 풀었고, 레이커스가 또 영입에 성공했다. 스마트와 에이튼은 직전 시즌에 레이커스가 부족했던 유형의 선수들이다. 레이커스는 공짜로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여기에 가장 중요했던 돈치치와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 돈치치는 레이커스와 3년 연장 계약을 맺었고, 이 계약으로 사실상 레이커스 종신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는 레이커스가 오프시즌에 무리하지 않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기록: 평균 14.4점 10.2리바운드
'도미네이튼'이 깨어날 수 있을까.
에이튼은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명성을 떨친 유망주다. 일단 너무나 훌륭한 신체 조건이 매력을 발산했다. 216cm의 신장에 스피드와 힘 등 운동 능력도 좋다. 여기에 3점슛은 쏘지 못해도 수준급 미드레인지를 갖추고 있다. 당연히 이런 에이튼은 유망주 시절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에이튼은 신흥 강호인 애리조나 대학교로 진학했다. 그리고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대학 무대를 평정하는 수준의 활약을 펼친다. 평균 20.1점 11.6리바운드 1.9블록슛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이런 에이튼은 당연히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후보로 예상됐고, 2018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피닉스 선즈가 에이튼을 지명했다.
에이튼과 피닉스의 궁합은 좋을 것으로 보였다. 일단 애리조나 대학교가 피닉스에 있기 때문에 에이튼은 프랜차이즈 스타나 다름이 없었고, 여기에 피닉스의 에이스였던 데빈 부커에게 드디어 수준급 빅맨이 생긴다는 기대감이 폭발했다.
에이튼은 신인 시즌부터 곧바로 주전으로 활약한다. 평균 16.3점 10.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평균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1순위의 기대치를 해냈다. 2년차 시즌에는 평균 18.2점 11.5리바운드로 완전히 기량이 만개하나 싶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에이튼의 성장은 딱 거기까지였다. 오히려 성장이 아닌, 퇴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단 압도적인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골밑에서 몸싸움을 꺼리는 모습이 많았다. 심지어 빅맨이지만, 골밑 득점보다 미드레인지 슛을 선호하는 경향도 보였다. 그렇다고 3점슛을 쏘는 스트레치형 빅맨도 아니었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수비였다. 압도적인 신체 조건에도 허약한 골밑 수비력을 보였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소극적인 태도였다. 피닉스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평가를 받았던 에이튼은 갈수록 피닉스의 골칫덩이가 됐다.
결국 피닉스가 결단을 내렸다. 데미안 릴라드 삼각 트레이드에 엮여 포틀랜드로 이적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포틀랜드에서는 피닉스 시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에이튼은 역시 에이튼이었다. 포틀랜드에서도 소극적인 태도로 임했고, 여전히 실망스러운 활약이었다.
그 결과는 바이아웃 방출이었다. 포틀랜드는 에이튼과 1년 계약이 남았으나, 도노반 클링언과 양한센 등 유망주를 기용하기 위해 아무런 대가도 없이 에이튼을 방출했다.
이제는 정말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만약 레이커스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이제 에이튼을 주전급으로 생각하는 팀도 없을 것이다. 마지막 기회라고 봐야 한다. 과연 에이튼이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돈치치-리브스-제임스-하치무라-에이튼
공격력 한정으로 NBA 최고의 라인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모든 포지션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수 있고, 심지어 제임스와 리브스, 돈치치는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자원이다. 여기에 에이튼과 하치무라도 평균 15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
주전 포인트가드이자, 에이스는 당연히 돈치치다. 돈치치는 이제 확고한 레이커스의 에이스가 됐다. 차기 시즌이 레이커스의 미래로 활약하는 첫 시즌이 될 것이다.
리브스도 확고한 주전 자리를 보장받았다. 직전 시즌에 커리어 처음으로 평균 20점 고지를 돌파하며, 이제 생애 첫 올스타까지 넘보고 있다. 리브스에게 차기 시즌은 그 누구보다 중요하다. 바로 시즌이 끝나고 FA가 되기 때문이다.
제임스도 마찬가지다. 제임스는 현재 돈치치의 합류로 완전히 중심에서 밀린 상태다. 여기에 제임스도 리브스와 마찬가지로 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이런 제임스의 거취는 벌써 말이 나오고 있다. NBA의 킹이 차기 시즌에도 건재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하치무라는 직전 시즌에 가장 성장한 선수 중 하나다. 공격력은 꾸준하고,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수비력이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하치무라도 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직전 시즌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FA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 것이다.
가장 중요한 선수는 에이튼이다. 에이튼의 활약에 따라 레이커스의 성적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에이튼이 피닉스 시절의 모습만 보여줘도 레이커스는 우승 후보로 봐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포틀랜드 시절의 모습이 나온다면, 레이커스 성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선수 구성만 본다면, 우승 후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문제는 호흡과 조합이다. 초짜 감독 티를 막 벗은 JJ 레딕 감독의 지도력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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