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더 빠르고 더 강렬하게! KBL에 도래한 가드 전성시대

민준구 / 기사승인 : 2020-12-20 16: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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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는 가히 가드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0개 구단 특급 가드들의 화끈한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점프볼 12월호의 얼굴이 된 안양 KGC인삼공사 변준형 역시 가드 전성시대의 대표주자다. 흔히 농구에서 가드는 팬을 즐겁게 하고 센터는 승리를 가져온다고 했던가. 이제는 옛말이다. 현재 KBL에서는 가드가 승리를 가져오게 하는 주인공이 됐다(기록은 12월 19일 기준).

※ 본 기사는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KBL 득점 랭킹을 지배하고 있는 가드
국내선수 득점 랭킹은 그동안 포워드, 그리고 센터의 전유물과도 같았다. 정통 포인트가드가 오래 존속했던 KBL에서 가드는 그저 경기운영과 패스, 그리고 수비에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했던 포지션이었다. 실제로 KBL 역사상 가드가 국내선수 득점 1위에 오른 건 단 3번뿐이다. 1997시즌부터 2012-2013시즌까지는 포워드와 센터가 지배했으며 2013-2014시즌 KT 소속 조성민이 평균 15.0득점으로 1위에 오른 것이 처음이었다. 이후 2016-2017시즌, 2018-2019시즌 이정현이 다시 득점 1위에 올랐지만 지난 2019-2020시즌에는 송교창이 정상을 차지하며 가드의 득점 랭킹 1위 시대는 저물었다.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듀얼 가드라는 개념이 최근 들어 생긴 KBL에서 양동근을 제외하면 공격형 가드의 생존률은 극히 낮았다. 외국선수의 영향력이 지배하는 코트에서 골밑에 더 다가갈 수 있는 포워드와 센터의 득점 성공률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정통 포인트가드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을 정도로 KBL은 여전히 현대농구에 부적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20-2021시즌은 느낌이 다르다. 1라운드로 한정했을 때 득점 랭킹 10위 내에 가드만 무려 6명이 포진해 있다. 오리온의 이대성이 평균 16.4득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1위로 나섰다. 2위와 3위도 모두 가드다. DB의 두경민이 16.1득점으로 2위, SK의 김선형이 16.0득점으로 3위에 올랐다. 4위는 포워드 이대헌이지만 바로 밑에 있는 5위 역시 가드 김낙현으로 평균 14.2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송교창과 함께 득점 1, 2위를 다퉜던 허훈은 다소 위력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평균 13.7득점을 기록하며 6위에 위치했다. 이후 송교창과 양홍석, 오세근이 자리를 차지했고 변준형이 12.8득점으로 10위에 오르며 당당히 존재감을 빛냈다.

물론 1라운드로만 봤을 때는 다른 시즌들도 분명 가드들의 위력이 대단하게 느껴진 시기가 있었다. 체력이 뒷받침되고 외국선수들이 아직 적응 시기인 것을 감안했을 때 가드들의 적극적인 공격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 바로 1라운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시즌에서 라운드를 거쳐 가면서 가드들의 득점력이 떨어지곤 했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했다.

하나, 2라운드를 거쳐 3라운드도 여전히 가드들의 손끝이 뜨겁다. 여전히 득점 랭킹 10위권에는 6명의 가드가 위치해 있으며 그들 모두 팀의 메인 옵션으로서 활약 중이다. 그렇다면 가드들의 득점 가담이 이토록 높아진 시기는 언제부터일까?

경기 페이스 올라간 KBL, 가드의 공격 가담도 자연스럽게 UP!

KBL은 2015-2016시즌부터 단신 외국선수 제도를 도입, 외국선수 한 명에 한해 193cm 이하의 신장을 지닌 선수를 영입하게끔 유도했다. 핵심은 현저히 느려진 경기 페이스(팀당 볼 소유권 횟수)를 높이려는 데 있었다. KBL의 의도대로 2014-2015시즌까지 60대를 유지했던 경기 페이스는 2015-2016시즌부터 70대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이후 70대가 계속 유지된 상황에서 단신 외국선수 신장을 186cm로 제한한 2018-2019시즌에는 74.7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외국선수 신장 제한은 10년을 가지 못했다. 2019-2020시즌부터 신장 제한이 폐지됐고 이에 따라 각 구단은 200cm가 훌쩍 넘는 장신 외국선수를 선택했다(물론 그렇지 않은구단들도 있었다). KBL은 우려했다. 경기 페이스를 급격히 끌어올린 상황에서 장신 외국선수들로 인해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질 수도 있었던 것. 실제로 2019-2020시즌에는 경기 페이스가 71.6으로 기록되며 2016-2017시즌 이래 최저를 찍었다.

그렇다면 3라운드가 한창 진행 중인 2020-2021시즌의 경기 페이스는 어떠할까. 불행 중 다행히 72.3으로 2019-2020시즌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기록됐다. 외국선수들의 신장은 지난 시즌보다 더욱 높아졌다. 평균 199cm였던 2019-2020시즌에 비해 6cm 높아진 평균 205cm의 외국선수들이 KBL로 향했다. 신장이 높아지면 스피드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기본 원리. 물론 예외도 있지만 실제로 현재 KBL에서 스피드가 빠른 장신 외국선수는 많지 않다. 그런데도 경기 페이스가 더욱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외국선수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가드들의 역할이 더욱 늘었다는 것에 근거를 둘 수 있다.

2차 스탯 기록이 그리 상세하지 않은 KBL의 특성상 가드들의 역할이 전보다 더 많아졌다는 것을 쉽게 설명할 수 없다는건 아쉽다. 하지만 공격 점유율로 설명되는 USG%(팀 공격대비 선수 공격 점유율)%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KBL은 여전히 외국선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런 만큼 USG를 살폈을 때 국내선수와 같은 기준을 두고 살펴보면 10위권 내에는 국내선수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대신 국내선수들로만 놓고 봤을 때는 전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현재 2020-2021시즌 국내선수들 중 가장 높은 USG%를 기록 중인 선수는 두경민이다(출전 가능한 경기수의 절반을 기준). 28.4%로 국내선수들 중에서는 독보적인 1위다. 이후 김낙현(25.0)과 이정현(24.3), 그리고 이대헌(24.3), 이대성(23.9), 허훈(23.7), 김준일(23.5)이 자리하고 있다. 10위권 내에는 가드만 무려 6명이다. 만약 두경민이 28.0% 이상의 USG%를 2020-2021시즌 끝까지 가져갈수 있다면 2001-2002시즌 허재 이후 19년 만에 나타나는 기록이기도 하다. 당시 허재는 27.6%의 USG%를 기록하며 문경은, 서장훈, 현주엽 등 매번 1위를 바꿔 차지한 이들의 틈에서 가드로서 선두에 섰다. 하지만 이후 서장훈의 독식, 방성윤, 문태영 등이 등장하며 가드가 USG%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2017-2018시즌부터 이정현이 3년 연속 USG%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모두 24~26%대에 머무르고 말았다. 물론 이런 부분만 보고 가드들의 시대가 찾아왔다는 것을 100% 설명하기는 힘들다. 원초적인 부분만 살펴보면 더 적나라한 이유도 존재한다.

수준급 빅맨의 희소성, 공격형 가드의 등장

과거 KBL은 빅맨의 시대였다. 꼭 센터가 아니더라도 외국선수들과 경쟁에서도 생존하는 특급 센터 및 포워드가 국내 시장을 잡아먹는 그림이었다. 가드는 그저 그들에게 양질의 패스를 전해주는 하나의 과정에 불과했다. 물론 그들 중에서도 특별히 자신들의 공격을 우선하는 가드들이 존재했지만 수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 빅맨들의 가치는 떨어지고 가드들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특히 슈팅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춘 가드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현대농구의 흐름에 맞춰가는 현상이 생겼다.

먼저 드래프트를 살펴보자. 아마추어 농구의 현실상 과거 서장훈, 김주성, 그리고 오세근과 같은 특급 빅맨들이 나타나기에는 환경 자체가 열악하다. 그중에서도 김종규, 이승현과 같은 인물들이 등장했지만 그들이 한 팀의 메인 옵션으로서 득점을 책임지는 상황은 연출되지 않고 있다.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상 공격보다 수비에 더 많은 장점을 지닌 것도 사실이다. 과거에 비해 외국선수들의 높이 및 수준이 높아진 것도 현실이다.

큰 기대를 받았던 이종현은 현재 부활하고 있지만 예상과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여기에 빅맨 풍년이라고 했던 2019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박정현, 그리고 김경원과 이윤수, 박찬호 등이 예상과는 달리 롤 플레이어 역할조차 배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2018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였던 박준영은 포지션 변화를 가져가려 했지만 실패 후 다시 단신 빅맨으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 현재 KBL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냉혹한 장면이기도 하다.

최근 아마추어 농구를 살펴보면 빅맨보다 가드들의 주도적인 공격이 지배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이 프로 무대로 올라오면서 점점 자신들이 중심을 잡고 있는 흐름이 현재와 같다. 2010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의 전체 1, 2순위는 박찬희와 이정현이었다. 현재 박찬희와 이정현의 희비는 엇갈렸지만 그들은 한 팀의 대표 가드로서 활약하며 2010년대 KGC인삼공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1년 김선형과 2012년 김시래 역시 현재 SK와 LG의 메인 가드로서 펄펄 날고 있다. 2013년 이대성과 두경민, 2017년 허훈과 유현준, 그리고 2020-2021시즌 1라운드 MVP에 빛나는 김낙현, 2018년 변준형 등이 신인 시절부터 많은 기회를 받으며 성장해 지금 한 팀의 얼굴이 된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아마추어 시절 각 학교의 에이스들이었다는 점. 그리고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이 공격형 가드로서 재능을 뽐내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농구에서 빅맨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하지만 NBA는 물론 유럽, 그리고 기타 국가들의 흐름을 보면 정통 센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가드들이 중심이 되어 경기를 조립하고 빅맨은 하나의 퍼즐이 되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 어쩌면 KBL이 현대농구의 흐름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드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팀 전술

농구에서 시대의 변화를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전술의 변화다. KBL 역시 가드의 시대가 찾아오면서 전과 다른 공격과 수비 전술이 채택되고 있고 이에 따른 대응책도 마련되고 있다.

현재 KBL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수비 전술은 존 디펜스다. 과거에도 많이 활용됐던 수비 전술이지만 눈에 띄게 바뀐 건 바로 2-3가 아닌 3-2가 중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3-2 존 디펜스의 가장 큰 강점은 상대 앞선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줄 수 있다는 데 있다. 가드의 손에서 공격이 시작되는 현재 KBL에서 많은 팀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수비 전술이다. 대표적으로 KGC인삼공사는 3-2 존 디펜스 상황에서 문성곤과 함준후와 같은 장신 포워드를 앞선에 세워 가드들을 압박하곤 한다.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쉬운 3점슛 기회나 골밑 침투를 허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성공시 아웃 넘버 상황에서 속공 기회를 얻는다는 장점이 있다.

헷지 앤 리커버리(KBL에선 헷지 백이라는 말로 자주 사용한다)라는 농구용어 역시 현장에서 자주 들리곤 한다. 헷지 앤 리커버리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상대 스크리너에 대한 수비수가 볼 핸들러 앞에서 압박한 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헷지 앤 리커버리를 자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상대 가드에게 압박감을 주기 위함이다. 최근 1~2년 사이에 즐겨 사용되고 있는 이 용어는 가드 전성 시대의 도래와 큰 연관성이 있다. 또 헷지 앤 리커버리가 자주 불리게 되는 이유는 바로 KBL 전체적으로 2대2 플레이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확실한 메인 볼 핸들러가 많아진 상황에서 2대2 플레이는 가장 위협적인 공격 수단이 될 수 있다.

대부분 슈팅 능력을 갖춘 가드들인 만큼 공격의 선택지도 다양하다. 스크린 후 골밑으로 들어가는 외국선수에게 볼을 투입할 수도 있고 본인이 직접 해결할 수도 있다. 이는 감독들이 적극적으로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유도훈 감독의 경우 김낙현에게 본인의 공격과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의 밸런스를 맞추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본인의 공격만 보게 되면 순간적인 협력 수비에 당할 수가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패스만 하게 되도 문제다. (김)낙현이에게 바라는 건 두 가지 선택지를 잘 활용해서 더 좋은 가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대성을 보유하고 있는 강을준 감독 역시 “혼자 30득점하는 것보다 10득점 10어시스트가 더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대성이는 2대2 플레이를 통해 내가 원하는 부분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아직은 해주지 않고 있지만”이라며 기대감을 낮추지 않았다.

KBL을 돌아보면 외국선수에게 볼을 투입한 후 외곽으로 빠져나오는 패스를 받아 3점슛을 던지는 게 일상처럼 느껴지는 시절이 있었다.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그만큼 외국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이미 비시즌 외국선수 선택부터 성적이 결정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KBL에서 외국선수는 하나의 퍼즐에 불과하다. 여전히 USG%나 전체 득점 랭킹을 살펴보면 외국선수들의 순위가 높지만 천천히 그 간격을 좁혀가고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KBL은 그렇게 한 단계, 한 단계씩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가드 활약 여부에 팀 성적도 움직인다

2020-2021시즌의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보면 가드의 활약 여부에 팀 성적도 움직이고 있다. KCC의 경우 이정현과 정창영이 중심을 잡고 있다. 타일러 데이비스라는 걸출한 외국선수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를 살려주는 건 모두 가드들의 역할이다. KBL 정상급 가드인 MVP 출신 이정현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다. 데이비스와 2대2 플레이를 주로 활용하며 본인은 물론 데이비스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팔색조 정창영은 KCC의 공격과 수비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인물이다. 전창진 감독 역시 1, 2라운드에 “우리의 에이스는 정창영”이라고 못 박을 정도로 장신 가드임에도 빠른 스피드 정확한 점프슛, 여기에 터프한 수비력까지 갖추며 KCC의 상위권 유지에 힘쓰고 있다. 여기에 유병훈, 김지완이 돌아오면서 깊이를 더했다.

지금은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1라운드 강세를 보인 전자랜드와 SK 역시 각각 김낙현과 김선형이라는 특급 가드를 보유하고 있다. 1라운드 MVP에 선정된 김낙현은 단신 외국선수라고 불러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홀로 많은 짐을 지고 있는 선수다. 적절한 공간 활용을 통해 모든 선수들의 공격 가담을 주문하는 전자랜드에서 KBL 최고의 슈팅 능력을 자랑하는 김낙현의 존재는 대체 불가능하다. 그로 인해 슈팅 능력이 떨어져 공간 활용이 어려운 박찬희의 경우 점점 출전 시간을 잃고 있다. 그럼에도 전자랜드가 잘 나가는 이유는 바로 김낙현이 중심을 지키고 있기 때문. 헨리 심스, 에릭 탐슨 등 두 명의 외국선수가 생산해내는 득점력이 떨어지는 만큼 김낙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한때 KBL 국내선수 득점 1위를 달렸던 김선형은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주전 포워드들의 잦은 부상에도 SK가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이유는 김선형이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실제로 SK가 휘청거렸던 1라운드, 김선형은 마지막 공격 기회를 자밀 워니에게 미루지 않고 본인이 직접 해결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2라운드 후반부터 김선형이 부진하자 SK 역시 추락했다. 최준용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김선형의 부진이 SK의 긴 연패로 이어졌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하위권에서 중상위권으로 올라선 현대모비스의 상승세에는 서명진의 성장이 하나의 근거가 된다. 그동안 미완의 대기였던 그는 이번 2020-2021시즌 평균 7.9득점 2.5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양동근의 빈자리를 메워가고 있다.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한 경기도 두 차례나 된다. 물론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아직 떨어지는 면이 보이긴 하다. 서명진이 큰 문제 없이 앞선을 지켜주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에 이현민과 김민구 역시 초반 부진을 극복하며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 상위권 경쟁 중인 오리온과 KGC인삼공사도 이대성과 이재도라는 걸출한 가드들이 버티고 있다. 두 팀의 공통점은 외국선수들이 모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 그럼에도 그들이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건 이대성과 이재도가 외국선수의 몫을 채우며 자기 역할까지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의 경우 확실한 가드가 없어 시즌 초반 고전했다(부상자 속출로 최하위권 추락을 막지 못한 DB는 논외로 두자). 삼성은 비시즌 내내 상무에 입대한 천기범의 공백을 걱정했다. 김진영을 필두로 이호현, 김광철, 이동엽 등 여러 선수들을 실험했지만 그들 중 이상민 감독의 마음을 든든하게 할 적임자는 없었다. 그럼에도 포워드들의 활약에 힘입어 승수를 쌓고 있지만 가드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수준급 가드들의 등장 및 활약은 보는 이를 즐겁게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중 입장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도 KBL은 조금씩 관심도를 늘리고 있다. 가드는 팬을 즐겁게 한다고 했던가. 이제는 승리를 이끌기도 하는 존재가 됐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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