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정다윤 인터넷기자] 전희철 감독의 주문대로였다. SK 선수들이 감독 주문을 완벽하게 이행하며 연승을 이어갔다.
서울 SK는 9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5라운드 맞대결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89-69로 승리했다. 1위 SK는 36승 8패로 5연승을 달리며, ‘매직넘버 2’ 정규리그 우승까지 두 걸음 남겨놨다.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는 SK에게도 옥에 티가 존재했다. 바로 전반의 저조한 득점력이었다. 최근 경기에서 SK는 큰 리드를 내주며 후반을 맞는 상황이 잦았다.
후반에 압박에 이은 스틸과 속공으로 역전승을 챙기며 저력을 과시했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둔 시점에서 전반의 난조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였다.
9일 경기를 앞두고는 과제가 하나 더 있었다.
맞대결 상대였던 한국가스공사 전에서는 3승 1패로 상대 전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공격 지표에서는 몇 가지 의문점이 묻어있다.
시즌 평균 79.8점을 기록 중인 SK는 가스공사 전에서는 평균 72점에 그쳤다. 어시스트도 18.8개에서 14.8개로 무려 4개나 적었다. 유기적인 흐름이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한국가스공사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경기당 평균 3점슛 성공 개수가 10.1개에 달하는, ‘양궁농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경기당 3점 슛 시도 개수는 30.7개지만, SK와의 맞대결에서는 시도 개수 34.8개, 성공 개수 10.6개로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9일 경기 전, 전희철 감독도 “최근 전반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특히 가스공사는 큰 격차로 리드 당한 채 후반전을 시작하면, 쉽게 따라잡지 못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맞대결에서 우리 팀이 어시스트, 속공, 스틸 등 대부분의 지표가 평균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오늘(9일) 어시스트 개수를 평균(18.8개)에 맞춰준다면 승산 있을 것이라 본다. 상대에게 3점슛을 안 줄 순 없겠지만, 슛을 어렵게 쏘도록 해야 한다"며 공격에서는 어시스트를, 수비에서는 상대의 외곽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희철 감독의 세심한 준비를 선수들이 알아준 걸까. 그의 전략은 이날(9일) 팀 성공의 주춧돌이 되었다.
우선 SK는 가스공사의 주무기 3점슛 봉쇄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가스공사의 쉬운 외곽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많은 활동량을 가져갔다. 그 결과, 한국가스공사는 전반 3점 슛 15개 시도 중 3개만 성공하는 데 그쳤다. 특히 2쿼터에는 시도한 3점 슛 9개 중 단 1개만이 림을 가르며 효율적이지 못한 외곽 공격을 펼쳤고, 핵심 스코어러인 SJ 벨란겔이 2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빠르게 클리어한 과제, SK는 또 다른 과제 어시스트를 해결하러 나섰다. 속공 선두 주자(8개)로 군림하고 있는 SK가 장점을 활용했다. 수비 성공에 이은 리바운드는 즉각적인 속공과 얼리오펜스로 연결됐고,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은 5,202명의 관중은 도파민을 내뿜으며 경기를 즐겼다.
SK는 상대의 외곽 공격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뒤 속공으로 흐름을 이어가며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김선형이 3점슛 3개를 터뜨리며 팀을 이끌었고, SK는 전반에만 8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이전 경기들과는 다른 공격력을 과시했다.
특히 전희철 감독이 강조한 어시스트가 전반에만 16개나 나오며, 이미 팀 평균(18.8개)에 근접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 결과 SK는 전반전 이미 60점 고지를 돌파, 28점의 큰 격차(60-32)를 만들며 가스공사의 사기를 꺾었다.
가스공사의 팀 컬러 봉쇄로 달라진 경기력을 가져와야 한다는 전희철 감독의 바람이 그대로 흘러간 경기였다.
데이터를 중요시하는 전희철 감독의 지휘 아래 SK의 기사들은 하나의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며 경기를 펼쳤고, 결과는 경이로운 승리였다.
경기 후 전희철 감독은 “이전과는 달리 선수들의 전반전 집중력이 뛰어났다. 예상한 대로 상대의 패턴을 잘 끊어줬고, 속공을 몰아치면서 2쿼터에 점수 차이를 벌린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가스공사의 3점슛을 최대한 억제해야 함을 강조했는데, 잘 실현해 줬다. 우리 선수들은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 선수들의 순간 대처 능력도 좋아서 고맙다. 선수들 덕에 편하게 경기를 운영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SK는 가스공사와의 네 번째 맞대결에서 나온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적 운영을 펼쳤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다시 한 번 ‘데이터 농구’의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에도 통한 전희철 감독의 데이터 전략, 과연 이는 SK의 최단 기간 내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기록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한편 SK는 오는 14일 원주 DB와의 맞대결을 준비한다.
#사진=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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