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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강성욱, 동생 강민수(성균관대) |
어린 시절의 농구는 그의 일상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선수 출신이었던 아버지(강동희) 덕분에 집 마당에는 늘 농구 골대가 서 있었고 그는 동생(성균관대 강민수)과 함께 공을 던지며 웃음을 나눴다. 놀이처럼 이어진 순간들은 곧 농구 인생의 초석이 됐다. 클럽 활동을 하던 중 벌말초 코치의 눈에 띄어 테스트 기회를 얻으면서 단순한 취미였던 농구는 어느새 운명처럼 본격적인 길로 이어졌다.
호계중에 진학한 강성욱은 2학년 무렵 연습 도중 뚜렷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공이 손끝을 떠나는 감각이 이전과는 달라졌고, 그 순간부터 슈팅은 그의 가장 확실한 무기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슈팅 감각을 잘 못 잡았어요. 그런데 2학년을 넘어가는 시기, 연습을 하던 중 어느 순간 슛감이 잡히더라고요. 그게 제 인생에서 하나의 터닝 포인트였죠. 어떻게 쐈는지 그 밸런스를 기억하다 보니 좋아졌어요.”
실제 기록은 그의 변화를 증명했다. 연맹회장기에서 평균 21.6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8스틸을 기록하며 팀을 '세 번째 우승'으로 이끌었다. 춘계연맹전에서는 무려 10개의 3점슛으로 32점을 몰아넣으며 정상 등극을 주도했다. 이어 KBL 유스 엘리트 캠프에서 ‘MVP’와 ‘미기상’까지 휩쓸며 주목을 받았다.

여러 차례 정상의 경험은 그에게 ‘우승 DNA’를 심어줬다. 팀의 주축으로서 언제나 제 몫을 다하며 강팀의 일원으로 빛났다. 하지만 3학년에 올라 혼자 팀을 책임져야 했을 때는 처음으로 무기력함을 맛봤다. 형들의 빈자리를 절실히 느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더 큰 책임감이 필요했던 걸까. 그러나 그 고민조차 결국은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형들이랑 같이 뛸 때는 우승이라는 게 당연했어요. 3학년 때 MVP도 받았지만, 혼자 경기에 나가니까 무기력하더라고요. 형들의 빈자리 때문인지 내가 부족한 건지 많이 고민했죠. 그런데 결국 제가 더 잘했으면 됐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하려는 플레이가 많았던 것도 아쉬웠고요.”
강성욱의 농구 여정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승리의 달콤함에 취해 있던 시절도 있었지만 홀로 맞이한 무력감 또한 그를 한층 단단하게 빚어냈다.

그런 강성욱은 대표팀과의 인연이 있다. 처음으로는 U16 발탁에서 시작됐지만 코로나 여파로 기회가 제한되었다. 이후 U18 대표팀에 승선하며 본격적인 첫 국제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무엇보다 이세범 코치(용산고) 아래에서 보낸 시간은 각별했다. 강성욱은 타인의 장점을 빠르게 흡수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드문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고려대 문유현과는 드리블과 수비를 함께 익히며 서로를 성장시킨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이세범 감독님께 정말 많이 배웠어요. 그때 제가 다른 친구들의 장점을 습득해서 제 걸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느꼈죠. 누군가 수비를 어떤 방식으로 하면, 그걸 따라 하고 응용하면서 제 걸로 만들려고 했어요. 특히 (문)유현이랑은 드리블도 같이 배우면서 많이 얘기도 나눴거든요. 그때 더 돈독해졌던 것 같아요.”
그렇게 2022 FIBA U18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22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은 중심축으로 활약했다. 특히 4강에서 26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폭발시키며 2004년 이후 18년 만에 중국전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현대모비스 총감독을 맡고 있었던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이 “이주영, 강성욱, 이채형은 당장 프로에 와도 될 선수”라며 극찬을 보낸 것도 그 이유였다. 같은 시기 협회장기에서 팀을 3위로 이끌며 '미기상'을 수상한 것도 그의 존재감을 더욱 뚜렷하게 했다.

#002_Life in University. (대학: 지명을 위한 1차 관문)
그렇게 강성욱은 성균관대에 진학했고 적응도 빨랐다. 1학년 때부터 평균 32분 10초의 출전 시간을 확보하며 평균 17.4점으로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U18 대표팀 활동 직후였던 만큼 농구 감각이 날카롭게 살아 있었고 감독의 자유로운 지도 아래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김상준 감독님이 정말 너무 잘 가르쳐 주셨어요. 저를 중학교 때부터 보셨는데 볼 때마다 항상 잘 챙겨주셨거든요. 고등학교 때도 연습 경기에 오시면 늘 웃으면서 맞아주셨죠. ‘어떻게든 키워주겠다’는 말씀도 해주셨는데 그게 너무 와닿았거든요. 그때부터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커져서 대학교 진학도 그렇게 결정했어요.
그리고 대학교 1학년 때는 U18을 다녀온 직후라 농구의 감이 확실히 잡혀 있었어요. 방향성도 뚜렷했고 특히 속공 같은 부분이 정말 재밌게 느껴졌죠. 감독님이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주셔서 더 편하기도 했고요. 원래도 제가 자유로운 농구를 좋아하는 편이라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2학년이 되자 그는 부상과 심리적 부담으로 흔들렸다. 다소 무리한 플레이를 하던 시기가 있었고 상대 팀의 집중 견제는 그를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형들과 지도자의 조언을 통해 ‘팀을 믿고 활용하는 법’을 배우며 그는 점차 성숙해졌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달라지기 위해 노력한 시간은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2학년 때는 진짜 뚝 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생각이 정말 많았던 시기예요. ‘성대는 강성욱만 막으면 된다’는 말이 들리니까 ‘아 내가 좀 달라져야겠구나’ 싶었어요. 근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스스로 바꾸려 해도 몸이 따라주질 않았고 경기에 들어가면 머리가 그냥 하얘지는 순간이 많았어요.
그 과정에서 동료들을 믿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형들이 ‘재능은 충분하니까 동료들을 활용해’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그게 정말 와닿았죠. 그 뒤로 달라지려고 노력했고 지금은 농구 감도 다시 잡고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신의 반성은 곧 기록으로 드러났다. 2023년에는 평균 17.4점 4.3어시스트를 올렸고, 이듬해에는 16.7점 5.4어시스트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갔다. 2025년 들어서는 평균 16.1점으로 팀 내 득점 2위를 차지하는 동시에 7.2어시스트로 ‘리그 전체 3위’에 오르며 전방위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수치로 확인되는 어시스트의 가파른 상승은 플레이스타일이 개인에서 팀으로 확장됐음을 증명하는 대목이었다.

여기에 2학년 후반부터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 관리에 집중하면서 또 한 번 전환점을 맞았다. 치킨을 먹더라도 튀김 대신 구운 것을 고를 만큼 식단을 철저히 관리했고, 트레이너와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 훈련을 병행하며 몸을 새롭게 빚어냈다. 그 결과 체력이 더욱 향상돼 경기 내내 숨이 차는 순간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완성된 몸 상태로 코트를 누빌 수 있었다.
“2학년쯤에 어느 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형들 몸을 보고 ‘나도 이번엔 제대로 만들어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동계 훈련 때 뛰는 것도 정말 열심히 하고 닭가슴살만 먹고, 치킨도 구운 것만 먹으려고 했죠. 그때부터 몸 만들기에 집중했는데 트레이너 선생님이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을 같이 봐주셔서 시너지 효과가 확실히 나타났어요. 1학년 때는 코트에서 조금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경기하면서 숨이 찰 일이 거의 없어요.”
또한 그는 이 시기 감독이 건넨 ‘습관의 중요성’이라는 책을 읽으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습관이 쌓이고 겹치면 결국 엄청난 성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가 마음 깊이 와닿았고 이를 계기로 웨이트 트레이닝과 훈련을 생활 속 습관처럼 이어갔다.
그렇게 대학 시절에도 꾸준히 성장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예전부터 U18, U19 대표팀과 한국대학 선발 대표팀, 유니버시아드 무대를 밟으며 국제 경험을 쌓았고, 대회 이후에는 지도자의 피드백을 받아 무빙슛 등 보완점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매일 이어진 반복 훈련 속에서 그는 한층 더 단단한 자신을 만들어 갔다.

#003_Application. (드래프트 참여를 원하십니까?)
강성욱은 올해 얼리 엔트리 1호로 이름을 올렸다. 사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조기 도전을 꿈꿨지만 준비가 덜 됐다고 판단해 마음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고 플레이 감각까지 되찾으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확신이 선 순간 더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작년에도 나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준비가 확실히 됐다고 느꼈어요.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이런 식이면 얼리 엔트리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몸 상태가 좋아졌어요. 다른 부분에서 감도 잡히다 보니까 자신감이 많이 생겨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프로에 진출하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열심히 하는 게 첫 번째 목표예요. 가드로서는 형들을 잘 살려주면서 득점할 때는 득점해 주는 선수가 되고 싶거든요.”
치열한 경쟁 속 자기 PR의 중요성 역시 더욱 커진다. 취업준비생인 드래프트 도전자들이 입사 희망 기업인 KBL 10개 구단에게 왜 다른 도전자들보다 자신을 선발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렇기에 ‘25슬램게임’은 각 도전자들에게 ‘1분 자기소개’의 시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습득력이 정말 빠른 선수입니다.”
“프로에 가면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의 장점을 보면서 배울 자신이 있습니다. 그들의 강점을 제 것으로 만드는 것도 제 무기예요. 개인기와 드리블은 물론, 요즘은 패스에도 자신감이 붙어서 플레이 전반적으로 강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2대2 플레이나 속공 전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감독님들의 요구 사항을 이행하고 피드백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어요. 배우는 속도가 빠른 만큼 언제든 코트에서 제 플레이를 펼칠 자신이 있습니다!”

#004_My Future (‘프로’농구 선수 강성욱의 삶은?)
누구나 행복한 상상이라는 것을 해본 적 있지 않나. KBL 일원이 되고 싶은 꿈을 가진 드래프트 참가자들은 저마다 한 번씩 “내가 프로 선수라면?”이라는 행복한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그래서 물었다. 프로 선수가 된 당신은 어떤 플레이를 펼치고 팬들과 동료들에게 어떤 칭호를 받는 선수가 되어있을 것 같은지에 대해 말이다.
“형들이랑은 금방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상준 감독님과도 친하게 지냈던 것처럼 감독님, 코치님들과도 최대한 편하게 다가가고 말도 많이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형들과도 친해지면 장난도 많고 말도 많아지거든요. 자연스럽게 형, 동생 같은 사이가 될 거예요.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금방 벽을 허물고 빠르게 녹아드는 스타일입니다.”
이어 늘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준 부모님과 지난 3년 동안 자신을 키워준 김상준 감독에게도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저도 힘들었지만 부모님이 훨씬 더 힘드셨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가장 큰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김상준 감독님도 너무 감사해요. 3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도, 짧게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저를 지켜봐 주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말하고 싶어요.. 남은 경기들을 잘 치러서 감독님이 원하신다면 꼭 우승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빠른 습득력과 적응력을 바탕으로 언제든 팀에 녹아들 준비가 되어 있는 선수, 그리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승부하는 강성욱. 그는 이제 새로운 무대에서 또 한 번 자신만의 색깔을 증명하려 한다. 앞으로 그의 도전과 성장 그리고 팀을 빛낼 순간들이 더욱 기대된다.
#사진_강성욱, FIBA 제공, 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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