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코트 안에 사람 있어요!’ 농구팬 마음 훔치는 마스코트 그 안은?

최서진 / 기사승인 : 2023-02-25 10: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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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서진 기자] 농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순간을 떠올려 보자. 경기 시작 전 기대감을 높이는 암전, 땀 흘리는 선수들 모습, 작전 지시하는 감독의 상기된 얼굴, 선수 득점과 함께 울려 퍼지는 응원가, 전광판에 나오는 관중의 환호 장면. 떠올리면 익숙한 것들이지만 ‘응원가는 누가 틀까? 전광판에 어쩌다 내가 잡혔지?’라는 궁금증을 가진 순간,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궁금증에 대한 답이자 한 경기를 위해 코트 밖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본 기사는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팬이 농구를 보며 열광하는 순간, 불에 기름을 붓는 것처럼 응원 열기를 타오르게 하는 이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말은 못해도 귀여운 이미지로 팬의 마음을 홀리는 구단의 마스코트들. 응원 유도와 애교로 떨어진 분위기를 살리고, 이미 뜨거운 분위기를 더 뜨겁게 만든다. 때로는 선수의 실수에 머리를 부여잡는 장난으로 공감과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탈 속이 덥고, 시야가 잘 보이지 않아도 마스코트에게는 팬과의 응원이 우선순위다. 코트 밖에서 애교와 장난으로 농구장의 재미를 더해주는 마스코트 양찬규(31) 씨를 만나봤다.

마스코트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우선 마스코트 공연이 예정된 날에는 리허설을 진행하고요. 경기 전 마스코트가 필요한 행사가 있으면 참여하고, 경기 3~40분 전 팬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가져요. 경기 직전에는 응원단장과 함께 팬들이 더 신나게 응원할 수 있도록 몸을 푸는 시간을 갖고, 경기 중에는 응원합니다.

마스코트로서 가진 특별한 응원법도 있나요?
SK 나이츠 덩키 같은 경우에는 헬맷을 벗으면 머리가 살짝 벗겨져 있어요. 그 포인트를 팬들이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헬맷을 벗고 자유투를 방해해요. 또 경기 중간 공연에서 비보이 동작인 ‘에어트랙’을 해요. 마스코트 탈을 쓰고 도는 동작을 많이 보셨을텐데 이건 비보이 출신인 우리 팀만 할 수 있는 공연이에요. 


마스코트가 팬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다양하더라고요.
응원단장과 치어리더의 응원이 안 닿는 곳까지 돌아다니고 있어요. 팬의 신발 끈을 푸는 장난을 치기도 하는데, 그 장난을 기분 나빠하실 수도 있어 마무리를 확실하게 해요. 신발 끈을 다시 묶어주기도, 사탕을 주기도, 하이파이브로 사과를 대신하기도 합니다. 홈팀 응원석 쪽에 종종 원정팀 팬이 앉아있을 때도 있는데 슬쩍 가서 홈 클래퍼를 전해주거나 약 올리듯이 춤을 추기도 해요.

마스코트 업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귀엽고 재밌는 캐릭터의 이미지가 주는 힘이 강렬해요. 평소라면 치기 힘든 장난이더라도 탈을 쓰면 가능하고 애교도 부릴 수 있죠. 신기한 점은 탈을 쓰고 벗을 때 친한 사람이 달라진다는 거예요. 탈을 쓰고 있을 때 자주 경기장에 오는 팬을 만나면 더 반갑게 인사해요. 그 팬도 반갑게 반겨주죠. 근데 퇴근하는 길에 마주치면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 돼요(웃음). 저는 그분을 알지만 그분은 탈을 벗은 제 모습을 모르거든요.

마스코트 탈을 쓰면 매우 더울 것 같은데요?
겨울에는 좀 낫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농구는 선수들이 나시와 반바지를 입어도 운동할 수 있는 온도를 유지하다 보니 야외보다 더 더울 때도 있어요. 한 구단은 난방을 일찍 틀어 출근 전부터 따듯해요. 똑같이 움직여도 땀이 많이 나는 편인데, 털이 있는 마스코트라 인간 난로가 되는 느낌이에요(웃음).

시야가 좁아서 불편하진 않나요?
탈마다 조금씩 달라요. 처음 탈을 썼을 때는 바닥도 잘 안 보여서 계단에 정강이를 많이 부딪쳤고, 죄송하게도 돌아다닐 때 팬의 음료수를 차기도 했어요. 키가 작은 어린 친구들은 종종 시야에서 사라질 때도 있죠. 그래서 더 조심하고 주의하려고 해요.


일을 하다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나요?
함께 일하던 친구의 경험인데, SK에서 마스코트 공연을 할 때였어요. 공연하다 턱끈이 빠져서 탈이 벗겨졌어요. 급하게 탈을 쓰긴 했는데 벗겨진 순간에 함성이 쏟아지더라고요. 실수였지만, 오히려 반응이 뜨거워서 신기하고 아찔했어요. 이 계기로 SK 마스코트 턱끈이 더 좋은 걸로 바뀌었어요. 하하.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마스코트 아르바이트로 시작하게 됐는데 사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농구 규칙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근데 하다 보니 점점 흥미를 느껴서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홈팀이 진출했을 때 다같이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는 한마디 말도 못하는 마스코트지만 ‘박수 쳐라’, ‘소리 질러라’라는 액션을 취하면 팬들이 따라 해주더라고요. 그때의 전율을 잊지 못해요.

이 일을 하기 위해서 조건이 있나요?
이왕이면 끼 많은 사람이 좋으나, 평소 내향적인 사람도 탈을 쓰니 재밌게 날뛰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성격보다는 더운 걸 잘 참는 사람이면 될 것 같아요. 더운 것 하나만 단점이고 장점은 무수히 많다는 걸 말해주고 싶네요.


# 사진_점프볼 DB,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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