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사 후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조민준 부산 KCC 통역 역시 ‘언성 히어로’ 가운데 1명이었다. 롱, 드완 에르난데스, 윌리엄 나바로의 팀 적응을 돕는 것은 물론 때론 친구가 되어주며 KCC의 V7에 기여했다.
조민준 통역은 2024-2025시즌이 한창이던 지난해 2월 농구단에 입사했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었던 데다 시즌 중반 갑작스럽게 빈자리를 메워야 해서 순탄치 않은 적응기를 거쳐야 했다.
“인수인계를 받지 못해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나이가 어리다 보니 구단에 있는 모든 분이 도와주셨다. 특히 동갑인 이주영 선수가 통역 업무에 참고할 수 있는 유튜브 영상이나 글을 많이 보내줬다. 적응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고, 개인적으로도 오프시즌에 NBA나 작전타임 영상을 찾아보며 농구 용어를 공부했다.”
인천 출신 농구 팬이었던 조민준 통역은 농구단에 입사하며 ‘덕업일치’를 이뤘다. 2019-2020시즌 KBL 올스타게임을 직관하며 허웅-허훈 형제, 최준용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훗날 이들의 동료가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조민준 통역은 “사진을 보여주니 선수들도 놀라더라. ‘팬이었으면 말도 못 걸었을 텐데 많이 컸네’라는 농담도 곁들였다”라며 웃었다.

‘까다롭고 화도 많이 내는 외국선수’라는 소문을 들었던 조민준 통역 역시 긴장감 속에 시즌을 맞았지만, 직접 소통한 롱은 소문과 달랐다. 누구보다 농구에 대한 열정,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한 선수였다. 그리고 누구보다 착했다고.
“자신도 워낙 열정이 강하다 보니 경기장에서는 다른 사람이 된다고 인정했다. 공이 안 들어오거나 슛을 못 넣을 때마다 욱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고 했다. 져서 분위기 저하됐을 때 선수들에게 장난치면서 분위기 띄우려고 한 선수가 롱이었다. 식당 아주머니들에게 선물도 사드릴 정도였다. 처음으로 사회인이 된 나에게도 조언을 많이 해줬다. 유학 생활하면서 한국인, 외국인을 많이 만나봤지만 인간적인 면에서 롱이 최고였다. ‘금쪽이’라는 얘기가 어디서 나왔나 싶을 정도였다.”

조민준 통역은 시즌을 치르는 내내 외국선수 생각뿐이었다. 가장 보람됐던 순간도, 힘들었던 순간도 외국선수와 관련된 일화로 가득했다.
“외국선수들과 관련된 안 좋은 댓글을 보면 나 때문에 욕먹는 것 같았다. 내가 의사소통을 못한 것 같아서 힘들었다. 통역은 외국선수들이 코트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다. 외국선수가 부진하면 통역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롱이 수훈선수로 선정되거나 좋은 기록을 세워서 인터뷰할 때 보람을 느꼈다. ‘내가 제일 믿는 사람은 너야’라고 했을 때 내가 피해를 끼치는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에 뿌듯했다.”
롱은 우승 이튿날인 14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조민준 통역이 공항으로 향하는 길도 함께한 것은 물론이다. 조민준 통역은 롱에게 감사 인사 그리고 바람을 전했다.
“더 좋은 제안을 받아서 간다면 응원하겠지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롱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구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쉬는 동안 잘 생각한 후 결정하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조민준 통역의 진심이었다.
‘금쪽이’ 오명을 씻고 우승의 주역으로 거듭난 롱을 논할 때 조민준 통역의 헌신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차고 넘쳤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박상혁 기자), 조민준 통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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