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태극마크, 한국 남자 최초 NCAA’ 개척자 최진수의 마지막 메시지…“후배들은 더 많이 도전했으면”

홍성한 기자 / 기사승인 : 2026-07-20 16: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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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미국에서의 경험이요? 내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고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후배들도 더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농구 유망주. 최진수(37, 203cm)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어울리는 말은 없었다. 만 17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고,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NCAA 디비전1 무대를 밟은 개척자였다.

그런 최진수는 지난달 8일 KBL이 발표한 2026 자유계약선수(FA) 원소속 구단 재협상 결과에서 은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15년간의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새 행선지로 일본까지도 알아봤지만, 지도자로 제2의 농구 인생을 시작하기로 했다.

최진수는 20일 점프볼과의 전화 통화에서 “처음에는 조금 아쉽긴 했다. 그런데 지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니까 크게 생각나지는 않는다(웃음). 농구 시즌도 아니고 경기도 안 보다 보니 우울하거나 그런 감정들은 없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은퇴는 충동적인 결정이 아니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더 이상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미련 없이 내려놓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최진수는 “예전부터 아니라고 딱 느껴지면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이제는 그만할 때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모님과 아내에게도 바로 말하고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진수는 한국 농구의 개척자였다. 삼일중을 졸업한 뒤 몬트클레어고로 진학, 현지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명문 사우스겐트고로 향해 수많은 NCAA 명문 대학의 러브콜 끝에 메릴랜드대를 선택했고,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NCAA 디비전1 무대를 밟았다. 그가 먼저 걸었던 길은 이후 이현중, 여준석 등 후배들의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진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고 좋았던 시간이었다. 지금도 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영어도 그렇고 무엇보다 스스로 길을 찾는 법을 배운 것 같다. 농구적으로는 외국선수들과 계속 부딪히며 뛰었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와 외국선수들을 만나도 위축되거나 겁을 먹은 적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었다. 최진수는 “대표팀 차출 때문에 이동 거리가 긴 것도 힘들었다. 또 인종차별을 많이 겪었다. 같은 팀인데도 20분 넘게 공을 한 번도 못 받아본 적도 있었다. 밤을 새우며 공부도 해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선택은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했다.

최진수는 “선수 시절 돌아가고 싶은 시점이 두 번 있다. 먼저 대학교를 선택하던 시점이다. 메릴랜드보다 조금 낮은 레벨이더라도 더 많이 뛸 수 있는 학교를 선택했을 것 같다. 또 하나는 한국으로 돌아왔던 시점이다. 지금 다시 선택한다면 돌아오지 않고 해외에서 계속 도전했을 것이다. 요즘 선수들은 훨씬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라 부럽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선수들도 더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일본 선수들은 더 많이 해외로 나간다. 협회에서도 지원을 잘해준다. 한국 농구도 선진 농구를 배우자고 이야기하는데 직접 나가 뛰어보고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진수는 또 “현중이와 준석이가 NBA를 못 간다고 해도 나는 그 자체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지도자가 된다면 해외에서 배운 농구를 후배들에게 가르칠 수도 있다. 그 경험 자체가 큰 자산이다. 누군가는 NBA를 못 갔다고 실패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난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억에 남는 순간 역시 미국에서의 시간이었다. 최진수는 “대학 데뷔경기가 먼저 떠오른다. 또 디비전2에서 디비전1으로 승격했던 결승전과 케빈 듀란트가 대학 시절 뛰는 모습을 직접 본 기억도 있다. 그때 정말 벽이 엄청나다는 걸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최진수는 메릴랜드대에서 도전을 마친 뒤 2011 KBL 드래프트에 참가해 고양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거치며 통산 520경기에서 평균 22분 29초를 뛰며 8.4점 3.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9시즌을 몸담았던 오리온스는 최진수에게 특별한 팀이다. 통산 520경기 중 351경기를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고, 2015-2016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함께하며 선수 생활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보냈다.

그는 “재밌었던 일이 많았다. 꼴찌도 해보고 우승도 해봤다. KBL에서 처음 입단한 팀이기도 하고 프로 첫 우승도 오리온스에서 했다. 여러 일이 많았던 팀이라 나에겐 특별한 팀이었다”고 회상했다.

선수 생활을 마친 그는 이제 지도자의 길을 준비한다. 일본 B.리그 원(2부리그) 소속 카가와 파이브 애로우즈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는다.

최진수는 “프로뿐 아니라 연령별 코스를 모두 경험하기로 했다. 유소년에도 관심이 많다. 기대가 정말 크다. 지금까지 많은 지도자분들을 경험했다. 선수마다 장점이 다르다. 포지션이라는 틀에 가두기보다 각자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농구를 가르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동시에 후배들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최진수는 “그동안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다만 선수들은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비판은 당연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족을 향한 공격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많이 겪어봤고 후배들이 그런 일을 겪는 걸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선수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팀과 KBL도 선수들을 조금 더 보호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선수들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며 선수 보호 시스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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