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까지 농구해야죠” ‘평균 나이 68세’ 슈퍼 할아버지들의 세계 무대를 향한 도전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7 10: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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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이들에게서 더욱 실감되고 있다. ‘평균 나이 68세’의 슈퍼 할아버지들의 세계 무대를 향한 도전이 다시 시작됐다.

한국아버지농구회(KBAF, 대표 정재권)가 지난 4일부터 싱가포르에서 막을 올린 제10회 라이온 시티컵 아버지농구 초청대회에서 예선전 2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싱가포르 독립 60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 대회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한 한국아버지농구회는 정재권 대표와 정명수 단장, 김상규 감독을 비롯해 총 11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이 대회에는 개최국 싱가포르와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4팀이 참가한 가운데 4팀이 풀리그를 통해 예선전을 치른 뒤, 상위 2팀이 결승에 올라 우승을 가르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지난 해 이탈리아와 말레이시아 등지로 나가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던 한국 대표팀은 예선 첫 경기에서 홈 팀 싱가포르의 라이온 시티(Lion City)에게 7점 차로 패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결승 진출의 분수령이 된 싱가포르와 첫 경기를 패하면서 모든 플랜이 꼬이게 된 것.

하지만 대표팀은 경기를 치를수록 더 강해졌다. 두 번째 상대인 인도네시아를 22점 차로 완파하며 첫승을 거뒀고, 이어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후보 중국에 14점 차로 꺾고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중국은 예선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한국에 6점 차로만 패하더라도 골득실 우위에 의해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반대로 대표팀 입장에서는 골득실에서 열세를 안고 있었기에 결승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7점 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했다.

여기에 주축 센터 강병곤과 김용오의 몸 상태도 완전치 않아 더더욱 대표팀은 불리한 처지에 몰렸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위기 속에 더욱 강하다고 했던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슈퍼 할아버지들의 전투 본능이 꿈틀댔다.

2미터 센터 포함 190센티대 장신자들이 포진한 중국을 상대로 높이에서 열세가 예상됐지만, 대표팀은 전반을 27-10으로 17점을 리드하며 예상을 뒤집는 선전을 이어갔다. 한발 더 뛰는 농구, 빠른 수비 로테이션이 잘 어우러진 결과였다.


대표팀은 수비에서부터 변칙 전략을 통해 상대 주축 센터를 최소한의 득점으로 묶는 데 성공했다. 강병곤과 김용오의 부상 투혼이 빛났다. 강병곤이 재치 있는 수비로 상대 센터를 꽁꽁 묶어내는가 하면, 발목 부상으로 진통제 투혼을 발휘했던 김용오는 16점을 기록해 상대 빅맨들을 쉽게 요리했다.

대표팀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4쿼터엔 30-14를 만들며 완벽한 승기를 잡았다. 4쿼터 초반엔 슈터 조동일의 3점포 4방이 컸다. 김성호와 손진용 역시 각각 게임 조립, 궂은일에 힘쓰면서 공헌했다. 경기 종료 9분 여가 남았지만 중국은 한국의 기세에 밀려 넋이 나간 듯 일찌감치 수건을 던졌다. 결과는 대표팀의 42-28, 14점 차 승리. 대표팀은 결승 진출 조건을 충족시키며 결승으로 향하게 됐다.

그런가 하면 경기가 끝난 뒤에는 우스꽝스러운 일도 벌어졌다. 중국 측에서 한국 선수들의 나이를 믿을 수 없다며 여권을 일일이 확인해 생년월일을 조사한 것. 이에 한국 선수들은 웃으며 흔쾌히 중국 선수들에게 여권을 내줬다고 한다.

한편,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한 대표팀의 결승전 상대는 예선 첫 경기에서 패배를 안겼던 싱가포르다. 한국 입장에서는 리벤지 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결승전은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열린다.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정재권 대표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는데 정말 여기까지 온 것이 대단하다. 몸이 성하지 않은 선수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모두가 한 두군데 씩 아픈 상황이다. 그렇지만 여기까지 온 것처럼 계속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남은 한 경기에 대한민국 아버지농구회와 팀 코리아의 명예를 걸고 모든 것을 쏟아부어 이번 대회에서 꼭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귀국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결연한 의지를 전했다.

*한국아버지농구회 싱가포르 대회 참가 선수단*


대표_정재권(71세 연세대, 비선출 180cm)
단장_정명수(72세 연세대, 비선출 170cm)
감독_김상규 (72세 인하대, 비선출 180cm)


선수
김세종(71세 고려대, 비선출 173cm)
박태근(71세 경기대, 비선출 175cm)
조동일(69세 명지대, 선출 176cm)
김성호(69세 단국대, 선출 180cm)
김용오(64세 고려대, 선출 185cm)
강병곤(63세 홍익대, 선출 188cm)
손진용(63세 서강대, 비선출 180cm)
강배원(63세 한국은행, 선출 180cm)

#사진_아버지농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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