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해도 소용 없다!’ 새 로터리 시스템, 탱킹 방지의 특효약 될까?

민준석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1 01: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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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석 인터넷기자] NBA가 21일(한국시간) 새로운 시즌의 막을 올린다.80주년을 맞이하는 NBA에는 수많은 관전 포인트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변화가 하나 있다. 바로 드래프트 로터리 시스템의 개편이다.

이제는 무조건 많이 진다고 해서 좋은 신인을 뽑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최하위에 머물러도 1순위 지명권을 얻을 확률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꼴찌를 피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NBA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아 온 '탱킹(Tanking)'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로터리 시스템은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이 혜택을 받는 구조였다. 몇 차례 규칙이 수정되면서 확률에는 변화가 생겼지만, 어쨌든 성적이 나쁠수록 1순위 지명권을 얻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최대한 많이 지는 것이 최상위 지명권을 가져가기 위한 지름길이 아니게 된다. 새로운 제도에 따르면 최하위 3팀의 1순위 지명권 당첨 확률은 5.4%로, 기존의 14.0%에 비해 대폭 하락한다.

오히려 최하위 3팀을 제외하고 플레이인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한 나머지 7개 팀의 1순위 지명권 당첨 확률이 8.1%로 더 높아진다. 그 외에 플레이인 토너먼트 9·10위 결정전에 진출한 4개 팀은 5.4%, 플레이인 토너먼트 7·8위 결정전에서 패배한 팀은 2.7%의 확률을 갖게 된다.

또한 특정 팀이 2시즌 연속으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거나, 3시즌 연속으로 상위 5순위 이내의 지명권을 행사하는 것도 금지된다.

NBA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방식으로 로터리 시스템을 뜯어고친 이유는 명확하다. 고의로 패배를 쌓는 이른바 '탱킹'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올해 2월 유타 재즈와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건강한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각 50만 달러(한화 약 6억 7,000만 원)와 10만 달러(한화 약 1억 3,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올스타 주간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아담 실버 NBA 커미셔너는 "올해 탱킹 문제가 최근 기억하는 어느 때보다 심각해졌다"고 지적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4개월 뒤인 올해 6월, 드래프트를 앞두고 진행한 ESPN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우리는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성적이 나빠지기를 바라는 상황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리그가 탱킹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의미다.

사실 NBA의 무분별한 패배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과거부터 있었다. 2000년대부터 이어져 왔던 최하위 팀에 25%의 1순위 지명권 당첨 확률을 제공하는 방식을 2019년부터는 최하위 3팀에 각각 14%씩 배분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도입한 것도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늘림으로써 시즌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승리를 위해 싸우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하지만 당장 높은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팀들은 애매한 현상 유지보다는 고통스러운 현재를 감수하더라도 밝은 미래를 꿈꾸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임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사무국 차원에서 진행한 그간의 노력은 탱킹을 억제하는 데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제도 개편은 바로 그 지점을 겨냥한다. 최하위로 내려갈수록 유리했던 기존의 구조를 바꿔, 하위권 팀들이 시즌 막판까지 한 경기라도 더 이기기 위해 경쟁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제도가 탱킹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포츠 매체 애슬론 스포츠가 소개한 새 로터리 시스템에 대한 팬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지난 시즌의 탱킹은 너무 노골적이었고, 당황스러울 정도로 심각했다", "NBA가 진심으로 팀들에게 경기를 좀 이기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탱킹 억제 효과를 기대했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이제 팀들이 리그에서 네 번째로 성적이 나쁜 팀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컨퍼런스 13번 시드가 되기를 바라야 할 것"이라며 또 다른 형태의 탱킹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6-2027시즌 NBA가 마침내 개막한다. 우승을 노리는 강팀들의 경쟁과 슈퍼스타들의 활약만큼이나, 이번 시즌에는 하위권 팀들의 행보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진 팀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할 만하다. 과거에는 한 경기라도 더 지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패배가 반드시 더 높은 드래프트 지명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새로운 로터리 시스템은 탱킹 방지의 특효약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아니면 탱킹은 제도를 바꿔도 사라지지 않는 NBA의 오랜 관습이라는 사실만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까.

새로운 시즌, 코트 위 승부뿐 아니라 코트 밖의 제도 변화가 가져올 결과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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