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지용 기자] “아직 한 번도 국제대회에 나서 나를 증명해보인 적이 없다. 이번에 제대로 한 번 보여주겠다. 잘 준비해서 한준혁의 단점 ‘키’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
1997년생. 이제 겨우 23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농구인생에 굴곡이 많은 선수가 없다. 20대 초반에 두 번이나 농구를 포기할 뻔 했던 한준혁이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었다.
용산고, 동국대 출신인 한준혁은 동국대 시절 농구부를 그만두고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운명 같은 농구는 한준혁을 놔주지 않았다. 영남대 체육학과로 적을 옮긴 한준혁은 평범한 학생으로 지내고 있었지만 2018년 1월 열린 코리아투어 대구대회가 하필이면 영남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재미삼아 동료들과 이 대회에 출전한 한준혁은 우승까지 차지했고, 이 날 우승 멤버에는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동우도 포함돼 있었고, 그렇게 3x3 선수로 거듭난 한준혁은 2년여 만에 U23 3x3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한준혁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뽑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더 열심히 해서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는 게 보답이라고 생각하고 진짜 열심히 하겠다”며 국가대표에 선발된 각오를 밝혔다.
지난 해 KBL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프로무대 진입에 실패했던 한준혁은 실망감에 입대를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농구는 쉽사리 한준혁을 놓아주지 않았고, 올해 3x3 선수로 맹활약하며 ‘3x3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지난해 KBL 입성에 실패한 후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주변에 다 농구하는 친구들이고, 인맥도 전부 농구인들이다 보니 농구를 떠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즐기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었는데 국가대표까지 돼서 너무 행복하다.”
23세 이하 선수 중 한준혁을 능가하는 테크니션은 흔치 않다. 동국대 재학 시절부터 인정받았던 돌파력은 3x3 무대에서도 여전했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외곽슛 능력까지 보완한 한준혁은 3x3 무대에서 우승까지 차지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2m 장신들이 우글대는 월드컵 무대를 앞두고 한준혁의 국가대표 발탁은 순탄치 않았다. 이번에도 한준혁의 ‘키’가 문제였다. 기술력은 두말 할 나위 없지만 170cm의 신장은 세계무대에서 너무 쉽게 실점을 줄 우려가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농구를 하면서 평생을 따라다닌 본인의 작은 키가 이번에도 화두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접한 한준혁은 “누구보다 내 키가 약점이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 번도 국제대회에 나서 나를 증명해보인 적이 없다. 이번에 제대로 한 번 보여주겠다. 잘 준비해서 한준혁의 단점 ‘키’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며 자신의 능력을 월드컵 무대에서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런 한준혁의 롤모델은 하늘내린인제 박민수다. 자신 같이 신장은 작지만 운동능력과 탁월한 센스로 올해 열린 FIBA 3x3 월드컵 무대에서 터키를 상대로 1승을 만들어 낸 박민수는 한준혁이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선수라고 한다.
“3x3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을 안 좋게 보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박)민수 형은 실력으로 그런 시선들과 선입견을 깼다. 지난해와 올해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박)민수 형을 보면서 나도 국가대표에 욕심이 생겼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박)민수 형을 반드시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요즘 (박)민수 형이 골밑에서 장신 선수들을 수비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나도 그렇게 수비하는 선수가 되고자 노력하겠다.”
한준혁은 본인의 굴곡진 농구인생 중 모처럼 찾아온 기쁜 소식에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신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으셨던 부모님에 대한 감사도 빼놓지 않았다.
한준혁은 “항상 못난 아들인데도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주시고, 늘 이해해주시는 부모님이다. 언제나 아들을 믿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이 자리를 통해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최근 어깨 부상을 당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기자,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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