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3년의 기다림, 절실함으로 가득찬 명지대 이도헌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06-14 2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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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수원/민준구 기자] “절실함만 따진다면 나보다 더 큰 사람이 있을까요.”

14일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수성관에서 열린 2019 KUSF 대학농구 U-리그 성균관대와 명지대의 전반기 마지막 맞대결. 최근 명지대의 저력이 대단한 만큼, 일방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승부는 102-84, 성균관대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고, 명지대 선수들은 모두 코트에 쓰러져 흘러가는 시간을 그대로 맞이했다.

패배의 아픔 속, 다시 학교로 떠나야 하는 그들 중 유난히 쓰라린 표정을 짓고 있던 한 남자가 있었다. 16득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이라는 좋은 기록을 내고도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이도헌(187cm, G)의 마음을 무겁게 했던 것이다.

명지대 3학년 이도헌은 지난해까지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 3학년임에도 대학리그 출전이 처음인 셈. 그러나 이도헌은 빠른 발, 그리고 넘치는 투지를 앞세워 팀내 최다 득점원임은 물론 에너자이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런 이도헌을 두고 조성원 감독은 “가장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라며 극찬을 하기도 했다.

아쉬운 패배 후, 이도헌은 잠시 말을 잃었다. 이내 “첫 대학리그 출전이지만, 팀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크다. 가장 많은 득점을 해줘야 할 내가 지난 단국대 전이나 오늘 성균관대 전에서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해 미안하다. 너무 아쉽다. 항상 언더 독이라고 불리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패할 때마다 내 잘못인 것 같아 슬프다”며 아쉬운 한마디를 남겼다.

전반기를 마친 명지대는 단 2승만을 거두고 있다. 물론 아쉬운 순간은 많았다. 대학 최강 고려대를 상대로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였으며, 어떤 팀을 상대하더라도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그러나 매번 결과는 패배였다.

이도헌은 “(정)의엽이나 (이)동희, (송)기찬이와 함께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계속 지다 보니 분위기가 가라 앉은 건 사실이다. 한 번만 더 승리하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은데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어린 동생들에게 힘이 되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우리가 잘해야 하는데…. 너무 미안하다”라며 미안함을 전했다.

그러나 결과가 모든 걸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코트 위에서 가장 뜨거운 심장을 가졌던 건 이도헌이었기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이미 패배의 순간이 다가왔음에도 그는 루즈볼을 가져오기 위해 몸을 던졌다. 1분, 1초 모두 힘을 쏟을 수 있었던 건 절실함이었다.

“1, 2학년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출전 기회가 없었다. 1년은 감독님과 상의 하에 휴학을 하기도 했다. 절실함을 이야기 할 때 나보다 더 큰 선수가 있을까 싶다. 내게 있어 지금 이 순간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소중함이다. 당장 많이 이기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지만, 언젠가 빛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또 준비할 것이다.” 이도헌의 말이다.

동기생들이 떠날 올해, 이도헌의 목표는 “1승 더!”였다. 그는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1승만 더 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1승만이 목표는 아니다. 1승을 발판으로 더 많은 승리를 챙기고 싶다. 패배에 익숙해져선 안 된다. 이겨낼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 사진_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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