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_18AG결산] 투자도 하지 않는 나라에서 금메달은 사치

김지용 / 기사승인 : 2018-08-27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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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자카르타/김지용 기자] 투자도 하지 않는 나라에서 금메달은 사치이다.


대한민국 3x3 남자농구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외 테니스 코트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8-19로 패했다.


정말 잘 싸운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다. 열악한 환경과 지원 속에서도 대표팀 선수들은 끝까지 금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은메달도 값진 수확이다. 3x3에선 제대로 된 투자도 하지 않는 아시아 변방 중인 변방, 한국 아니던가. 정한신 감독과 선수들은 고개 숙일 필요가 없다.



#대표팀은 잘 싸웠다!


결승전에서 패한 후 양홍석, 안영준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들은 눈물을 흘릴 필요가 없다. 당당해야 한다. 전무한 지원 속에서도 정한신 감독을 주축으로 4명이 똘똘 뭉친 대표팀은 ‘없는 살림에 강한 전우애’가 생겨 아시안게임 3x3 최초의 은메달이란 값진 선물을 안겼다.


대표팀은 지난 5월 열린 KBA 3x3 코리아투어를 통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됐다. 당시 KBL 신인 선수들의 등장으로 국내 팬들의 이목이 3x3로 집중된 바 있다. 때문에 협회에서 야심차게 재출범 시킨 'KBA 3x3 코리아투어'도 큰 비용들이지 않고 많은 홍보가 됐다.


그렇게 선발된 안영준, 양홍석, 박인태, 김낙현은 7월 중순 소집돼 아시안게임 대비 훈련에 돌입했다. 그런데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헛웃음이 난다.


실전훈련이 가장 중요한 3x3에서 연습 파트너가 없어 정한신 감독이 인맥을 통해 직접 연습 파트너들을 구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협회에선 이렇다 할 움직임도 없었다. 보다 못한 정한신 감독의 지인 중 한 명이 오산 미군기지에 NCAA1 출신 미군들이 있다고 해서 오산 미군기지로 들어가 연습경기를 추진하기도 했다.


거의 성사가 되는 듯 했던 미군들과의 연습경기는 미군기지 내 사정으로 인해 연습경기를 이틀 앞두고 성사되지 못했다. 이마저도 밤 11시가 넘어서까지 정한신 감독이 직접 전화통화를 해가며 추진한 일이었다.


국내에 휴가철이 시작돼 기존의 3x3 팀들도 대표팀에 도움을 못 주는 상황에서 협회마저 손을 놓아버리니 국가대표 감독이 직접 연습경기와 체육관, 트레이너 역할까지 챙겨야 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심지어 아시안게임을 위해 자카르타로 출국하기 이틀 전에는 선수단 유니폼 하의가 맞지 않아 교체해야 하는데 협회 사무처가 휴가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일도 있었다.


협회도 아예 손을 놨던 건 아니다. 몽골에서 열리는 U23 대회에 대표팀을 출전시키려 했다. 하지만 몽골 대회는 참가팀이 한국 포함 2개 팀 밖에 안 돼 출전하지 못했다.


부족한 지원은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서도 허점을 보였다. 대표팀에는 트레이너가 없었다. 자카르타 현지에서 5대5 대표팀 트레이너가 빈 시간에 지원을 오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선수단은 선수촌 내 의무실을 이용해야 했다. 그런데 선수촌 내 의무실은 다른 나라 선수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힘들었다. 당연히 선수들이 자잘한 치료들은 직접해야 했다.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던 지난 5월 아시아컵에서도 발목 부상을 당한 박민수를 위해 동행했던 협력업체 직원이 현지 약국을 찾아 ‘호랑이 연고’를 사와 치료해주는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국에선 농구협회 3x3 위원회 장국호 위원의 도움으로 월드컵 트레이너로 유명한 최주영 교수의 무상 치료를 3일간 받고 출국할 수 있었다.


물론, 자카르타 현지에선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일본과 중국이 라이벌?


우리가 라이벌이라고 자처하는 일본과 중국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상황은 더 초라해진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3x3 프로리그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이번 아시안게임에 선수단보다 많은 6명의 스태프를 파견했다. 하세가와 감독을 필두로 서포터 코치, 비디오 분석관, 트레이너 등을 파견해 여자 대표팀의 준우승을 지원했다.


일본 5대5 프로리그인 B리그의 경우 오오카와 마사와키 총재가 직접 ‘비시즌에는 3x3.EXE(일본 3x3 프로리그)에 출전하라’고 권유할 정도다. 내년부턴 B리그 팀들이 3x3 팀을 만들어 비시즌 운영할 수 있다는 소식도 있다.


자카르타 현지에서 만난 다케다 요오코 일본 기자는“일본 내에서 3x3의 인기는 엄청나다. 3x3.EXE가 전국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그러다 보니 인기가 정말 많다. 일본 5대5 프로농구리그인 B리그 선수들도 비시즌에는 3x3 리그에 참여한다. 그런데 3x3가 정말 신기한 종목인 게 B리그 선수들이 제대로 연습하지 않고 3x3 경기에 나서면 3x3 선수들에게 대부분 진다”고 말했다.


7월 일본 우츠노미야 월드투어에서 만났던 일본 관계자 역시 "일본 아시안게임 3x3 대표팀 선수들은 세르비아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았다. 3x3 강대국인 유럽 원정을 통해 세계 톱클래스 수준을 체험하며 실력을 쌓는 중이다. 프로리그를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 내에는 여전히 3x3 전문가가 없다는 판단 아래 세계 톱 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지 파악하기 위해 유럽 원정길에 올랐다"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에 트레이너도 파견하지 못하는 한국으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이고, 부러울 따름이었다.


막대한 지원을 앞세워 기어코 아시안게임 3x3 남, 녀 동반 우승을 차지한 중국은 감히 한국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중국은 FIBA로부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3x3 아시아컵 개최를 보장받았고, 지난해와 올해는 베이징에서 FIBA 3x3 최고의 이벤트인 '월드투어 파이널'을 유치했다. 지난해 중국 청두에서 3x3 U18까지 개최했던 중국은 매년이 아니라 거의 매달 자국에서 FIBA 3x3 국제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에 우리 대표팀을 꺾고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한 남자 대표팀의 경우 4명 모두 현재는 프로선수가 아니다. 광저우스포츠대학 교수, 광저우 지방정부 공무원, 평범한 학생 2명이 모여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다. 다만 이들은 지난 5월 열린 아시아컵 이전부터 꾸준하게 손, 발을 맞췄고, 국제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하며 기량을 향상시켰다. 중국농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이 없었다면 아시안게임 최초의 3x3 금메달은 중국의 몫이 아니었을 것이다.


중국은 야오밍 중국농구협회장은 남, 녀 3x3 대표팀의 예선 첫 경기부터 계속해서 경기장을 찾아 대표팀을 응원했다.


중국 CCTV 샹 다루 기자는 “야오밍 회장은 5대5에선 중국이 세계 1위가 되기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3x3는 세계 정상 도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에선 3x3 남, 녀 대표팀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샹 다루 기자의 말처럼 야오밍 회장은 5대5 경기과 3x3 경기장을 매일 오가며 중국 대표팀의 경기를 관전했고, 중국 경기가 없더라도 다른 나라들의 경기를 관전하며 정보를 수집하는 모습이었다.


중국은 2018년에만 난징, 우시, 회안, 청두, 항저우, 상해에서 FIBA 3x3 챌린저를 개최하고, 청두와 베이징(파이널)에서 FIBA 3x3 월드투어를 개최한다.



#3x3 열기를 이어가는 건 어딘가의 몫
안영준, 양홍석, 박인태, 김낙현 등 KBL 선수들의 참여로 3x3를 잘 모르던 팬들도 ‘3x3’와 ‘코리아투어’란 콘텐츠에 대해 알게 됐다. 협회로선 농구대잔치 이후 모처럼 제대로 된 브랜드를 발굴한 셈이다.


3x3를 잘 모르던 팬들 역시 이번 아시안게임 때문에 3x3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그렇게 염원하던 농구가 팬들의 관심 속에 조금씩 들어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무관심을 한국 3x3가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잘 몰랐다고 말하기에는 다른 나라들의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흐르고 있고, 한국은 기본적인 부분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일본과 중국을 비교하며 비판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농구 인기 부활’을 부르짖는 협회가 제 발로 굴러들어온 지금의 福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영상 촬영/편집_김남승 기자


#사진_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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